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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가을이 오면
입력2005-08-25 16:39:53
수정
2005.08.25 16:39:53
영양보충으로 겨울 추위 대비를
몸으로 느끼는 체감기온보다 계절은 더 빨리 지나간다. 말복이 지나기 전에 입추가 지나갔고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를 지났다. 처서가 지나고 나면 초목도 성장을 멈추고 결실기에 들어간다. 들판에 잡초들도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 마지막 벌초를 할 수 있는 시기다.
논의 벼와 가을 과수들도 더 이상은 성장하지 않고 이제 결실을 위해 이삭과 결실을 익히 는 일만 남았다. 나뭇잎들은 수분 없는 마른 빛으로 건조되어 단풍과 낙엽으로 바뀐다. 가을이 맺어놓은 결실들은 또 땅 위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나기 위한 재산이 될 터이다.
다람쥐나 개미들은 이 계절의 섭리를 헤아려 부지런히 주어 모은 결실들을 든든히 먹고 이곳 저곳에 비축해 겨울을 대비하고 날개가 있는 철새들은 보다 따뜻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날아간다. 천고마비라는 말도 있듯 가을의 동물들은 식욕이 왕성해져 여느 때보다 영양이 충만한 상태로 스스로를 살찌우고 두툼한 겨울털로 갈아입는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정확하고도 가장 적절하게 제 모습과 빛깔을 바꾸는 자연의 변화는 말 그대로 자연스럽다. 이 변화에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은 곧 그 생명체의 심신이 건강하고 건전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인간의 생리체계도 계절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따라서 변하게 되어 있다. 가을의 기후변화에 따라 생리체계에 변화가 생기고 이러한 변화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봄 환절기의 변화가 주로 몸이 나른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현상을 가져왔다면 가을의 인체는 영양비축을 위해 식욕이 왕성해지고 소화흡수 능력이 높아지는 현상을 보인다.
다른 자연에 의해 겨울 채비가 끝나는 자연상태의 동식물과 달리 많은 것을 스스로의 인공적 노력으로 해결하고 있는 인간은 계절에 따른 대비에도 스스로의 노력이 좀더 필요하다.
아침 저녁 급격한 기온차에 대비하여 냉난방과 의복 등으로 체온 조절을 잘 해야 감기를 예방할 수 있으며 가을에 얻을 수 있는 양식을 잘 비축하고 든든히 먹어 겨울의 추위에 알맞게 대비해야 한다. 요즘이야 육류를 흔히 먹지만 가난하던 시절에는 늦가을 즈음에 염소를 잡거나 닭을 잡아 한차례씩 보신을 하기도 하였는데, 여름내 지친 몸을 추슬러 건강하게 겨울을 견뎌내고자 하는 의도였다.
보약을 먹는 데도 가을이 가장 적기라고 했다. 여름처럼 오래 두고 먹는 약재가 쉽게 상하지 않는 계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인체의 소화 흡수력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인 때문이기도 하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밝은성연구소장ㆍ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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