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신
디자인학과 학생이었던 피에르 엠과 피오르트 위델카, 요한 다 실베이라는 18개월 전 메이커봇의 3D 프린터를 전자동 타투머신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그들은 프린터의 압출기를 타투 건으로 교체하고, 햅틱 센서를 추가해 사람의 피부 표면을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D 프린터에 자주 쓰이는 오토데스크의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타투의 원판 그림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시켰다.
이렇게 완성된 프린터는 2013년 10월 CAD 프로그램의 지시를 받아 사람의 팔에 동그라미 문신을 새기는데 성공했다. 디자이너들에게 동그라미는 정확성과 정밀성을 검증할 최적의 모양이다. 현재 세 사람은 어프로우프리어트 오디언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2016년 시판을 목표로 ‘타튀(tatoue)’로 명명한 상용 타투 머신을 개발 중이다.
2 음악 연주
실비우 스트로에가 프린트봇의 3D 프린터 ‘심플’의 개조 아이디어를 구상 중일 때 한 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노즐을 이동시켜주는 스텝모터의 회전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들렸던 것. 회전속도에 따라 소리도 달라졌다.
여기에 착안한 그녀는 3D 프린터로 음악을 연주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각 음마다 특정 속도와 시간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다스 베이더의 테마음악인 ‘임페리얼 마치’의 미디(MIDI) 파일을 소프트웨어 언어(G-코드)로 변환해 성공리에 연주를 마쳤다. 그녀에 따르면 이 프린터는 구현할 수 있는 음조의 범위가 사실상 무제한이어서 어떤 곡이든 연주가 가능하다.
3 베이컨 굽기
지난해 디컨스트럭션이 주최한 48시간 해커톤 대회에서 ‘래빗홀’팀은 아침식사 메뉴인 베이컨과 스크램블 에그로 저녁 끼니를 때우며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팀원 한명이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레이저 프린트로 베이컨을 굽는 기계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레이저 프린터의 퓨저 롤러는 토너의 파우더를 녹이기 위해 최대 230℃까지 가열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아이디어였다. 이에 팀원들은 전동드라이버에 롤러를 연결, 회전력을 제공한 뒤 롤러에 베이컨을 올려놓았다. 그러게 몇 번 롤러를 통과시키자 바삭한 베이컨이 완성됐다.
해커톤 (hackathon)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정해진 시간 동안 특정 제품을 해킹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해킹 경진대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