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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소비쿠폰의 데자뷔
산업생활 2025.07.30 17:52:01‘담배 판매 4년 만에 증가…지원금 효과’ ‘국민지원금 특수에 편의점서 갤워치·양주·고기 샀다’ 이달 21일부터 지급된 민생 회복 소비쿠폰의 이야기 같지만 아니다. 2020~2021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시기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당시 보도된 기사 제목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원금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바뀐 게 없다. 올해도 소비쿠폰이 풀리자마자 편의점에서 담배만 15갑 샀다는 인증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국민들이 소비쿠폰을 담배와 함께 음료·과자 등을 구입하는 데 썼다면 내수를 진작하는 효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비쿠폰의 상당 부분이 담배 사는 데 쓰인다면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담배는 가격의 73.8%가 세금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소비쿠폰을 자녀 학원비에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녀 학원비 두어 달 치를 소비쿠폰으로 선결제했다는 후기들이 공유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긴급재난지원금이 학원에서 많이 사용된 데다 지역화폐의 가장 큰 사용처가 학원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학원비는 가구당 매달 계획된 지출 항목 중 하나로 추가 소비를 일으키는 효과가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다. 정부는 소비쿠폰의 본격적인 지급을 앞두고 편의점 등 주요 사용처에 담배·술 등의 판매, 마케팅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결제 품목을 일일이 제한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를 고려할 때 업계와 소비자의 협조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반복되는 부작용을 피하고 내수 진작 효과를 키우기 위해 보다 정교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했다. 소비쿠폰이 본격 사용된 첫 주에 편의점·정육점·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일부 소상공인들은 모처럼 소비쿠폰을 쓰려는 손님들로 가게가 활기를 띠었다고 했다. 중요한 건 이 같은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이상기후 등으로 물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소비쿠폰으로 인한 내수 진작은 ‘반짝’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이제는 소비쿠폰의 후속 대책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밑바닥 경제가 살고 내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비쿠폰과 같은 일시적 정책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이고 정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
필리버스터 땐 쟁점법안 하나만 처리 가능…與, 우선순위 고심
정치정치일반 2025.07.30 17:51:16더불어민주당이 2차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핵심 쟁점 법안의 처리를 서두르는 가운데 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통한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범여권이 국회 의석의 절대다수를 차지한 만큼 필리버스터를 사용해도 법안 강행 처리를 막아 세울 수는 없지만 지연 전술을 통해 반대 여론을 환기하고 추가 협상 기회를 노린다는 계산이다. 여당 입장에서도 쟁점 법안의 일괄 처리가 불투명해진 만큼 지연책에 대응하고 우선 처리할 법안을 추리는 등 ‘수싸움’에 들어갔다. 30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당 중진의원들과 다음 달 4일 본회의 대응 전략을 논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소수 야당으로서 협상이 안 될 경우 유일한 (대응) 방법은 필리버스터밖에 없다”며 “쟁점 법안이 상정되면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검토했던 데서 전선을 대폭 넓힌 것이다. 필리버스터는 동일 안건에 대해서는 회기당 한 번만 가능하지만 개별 안건이라면 상정된 법안 하나하나마다 실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야당이 전면적인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7월 임시국회에서는 사실상 1개의 쟁점 법안만 통과가 가능하다. 8월 4일 본회의에서 첫 쟁점 법안 상정 후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실시하면 범여권은 24시간 후 국회의원 180명의 동의로 이를 중단시키고 표결을 할 수 있다. 민주당 의석(167석)에 조국혁신당(12석)·진보당(4석) 등을 더하면 가능한 숫자다. 하지만 그다음 상정되는 안건에서 야당이 다시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면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5일 자정을 넘어서게 되고 회기가 자동 종료된다. 여당은 곧바로 6일부터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계획이지만 미뤄진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2주 뒤에나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임시국회는 바로 소집하지만 국외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많아 본회의는 21일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여당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2차 상법 개정안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이 줄줄이 예고된 상황에서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면 하루에 ‘한 건’씩 처리할 수밖에 없어서다. 일단 민주당은 4일 본회의에서 여야 비쟁점 법안을 우선 일괄 처리한 뒤 방송 3법 중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당 원내지도부는 야당을 설득하는 한편 8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법안을 정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곡관리법·농안법처럼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법안은 필리버스터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협의하되 협의가 어려운 법안은 하루 1건이라도 강행 처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1일 이후 본회의가 매일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이 기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비상대기 지침을 내렸다. 야당은 필리버스터 전략을 활용해 법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하면서 추가 협의를 통해 각 법안의 수정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이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필리버스터를 통해 ‘다수 여당의 독주’ 프레임을 구축해 반대 여론을 이끌어낸다면 법안 수정을 위한 소정의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 비대위원장은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제일 좋은 방안은 여야가 논의해 합의 처리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당과) 계속 소통하면서 의견 차를 좁혀나갈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
상상인, OK금융과 협상 결렬…PE에 저축銀 매각 선회
경제·금융은행 2025.07.30 17:51:14금융 당국으로부터 경영 개선 권고를 받은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상상인 측은 OK금융그룹에 은행을 파는 방안을 철회하고 사모펀드(PE)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넘게 끌어온 협상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재편 기대감도 꺾이게 됐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OK금융과의 매각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상상인 측은 대신 PE 측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함께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상인그룹은 2023년 금융위가 유준원 대표에게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린 이후 매각을 추진해왔다. 협상 결렬은 양측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왔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1100억 원 안팎에서 매매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하고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만 남겨둔 상태로 보고 있었다. 올 3월 경영 개선 권고까지 받은 상상인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새 주인을 찾는 것이 급했고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산 2조 3000억 원 규모의 상상인 인수를 계기로 업계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경기·인천으로 영업권을 넓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OK금융그룹 내부적으로는 상상인을 인수해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안정에 도움이 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실제로 OK금융 측은 이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피력해오기도 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상상인 측이 계속 시간만 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년의 협상 과정에서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협상력을 키우는 한편 PE를 포함한 다른 후보들과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벌여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상상인 측은 금융위의 매각 명령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상상인이 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은 상황에서 다소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상인 측은 OK금융과 매매 협상을 하는 와중에도 다른 사모펀드 측과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상상인 인수가 무산되면서 OK금융이 추진해오던 페퍼저축은행 인수 작업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 측은 당초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을 모두 인수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해 별도 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제동이 걸린 만큼 페퍼도 원점에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IB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OK와 페퍼 측의 인수 작업도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페퍼는 상상인과 달리 건전성에 당장 문제가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 중단으로 저축은행 업권의 구조조정 기대감도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라온저축은행이 KBI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에 팔린 데 이어 상상인저축은행까지 매각을 눈앞에 뒀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상상인 매각이 물거품이 되면서 당분간 업계 인수합병(M&A) 시계도 멈추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 처리 문제로 당국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쉐어칸은 잠자는 호랑이…WM 노하우 결합 시너지 극대화"
증권국내증시 2025.07.30 17:49:23“쉐어칸은 잠자는 호랑이입니다. 쉐어칸의 현지 영업력과 미래에셋의 자산관리(WM) 사업 역량을 결합하면 앞으로 더 큰 시너지가 창출될 것입니다.” 인도 뭄바이에서 이달 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강문경(사진) 미래에셋쉐어칸 대표는 지난해 쉐어칸과의 인수합병(M&A)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인도 내 디지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오프라인 지점망을 모두 갖춘 기업은 미래에셋쉐어칸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과 브라질 등 해외 주재원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강 대표에게도 인도법인은 매우 특별하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자체적으로 성장해온 다른 해외법인들과 달리 인도법인은 그룹 차원에서의 과감한 M&A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과거 성공 모델을 인도에서도 구현하는 게 목표다. 그는 과거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대우증권을 M&A한 사례를 인용했다. 강 대표는 “당시 브로커리지가 강했던 대우증권과 WM 사업에서 우위를 보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했다”며 “현재 인도법인과 쉐어칸 합병도 비슷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그는 쉐어칸의 리테일 영업망에 미래에셋그룹이 지닌 WM 노하우를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사업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기 브로커리지 거래에 익숙한 인도 고객들에게 WM 서비스를 접목하면 고객의 자산 운용이 다양해지고 회사의 수익 구조도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특히 적립식펀드(SIP) 사업 확대 가능성에 눈길을 뒀다. 다른 나라 대비 연금제도가 아직 잘 갖춰지지 않은 인도는 SIP를 통해 노후 준비를 하는 경향이 짙다. 그는 “인도 인구에서 젊은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SIP 사업의 성장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 사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도 자본시장이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계좌 개설부터 SIP 가입까지 대부분 비대면 모바일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앞으로 젊은 인구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WM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쉐어칸을 제외한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MACM)의 리테일 계좌 수는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m.Stock’을 앞세워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급속한 사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300만 계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 대표는 “MACM의 경우 초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사용자 유입에 집중했고 이제는 거래당 수수료 체계와 신용공여 서비스로 수익성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에서 인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앞서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에서만 8년 동안 근무하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기준 외국계 1위 증권사에 올려놓기도 했다. -
대홍기획, 앱토스와 맞손…블록체인 기반 '머니 무브먼트' 구축
블록체인블록체인 2025.07.30 17:49:23롯데그룹 계열 대홍기획이 앱토스와 손잡고 모바일 쿠폰 유통 전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실물 경제 연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대홍기획은 30일 앱토스와 함께 디지털 자산의 실물 활용성을 검증하는 ‘머니 무브먼트(Money Movement)’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지난해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연장선이다. 양사는 대홍기획 자회사 스푼이 운영하는 모바일 쿠폰 서비스 ‘기프티엘’에 앱토스의 레이어1(L1) 블록체인 기술을 연동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쿠폰 발행부터 유통, 사용까지 전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이 핵심이다. 머니 무브먼트는 디지털 쿠폰·포인트·마일리지·스테이블코인 등이 실물 경제에서 생성·사용되는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증명하는 프레임워크다. 거래 이력뿐 아니라 쿠폰 기본 정보, 소유자 통계, 사용 내역 등도 블록체인에 남긴다. 강태호 대홍기획 미래성장본부장은 “기프티엘의 블록체인 연동을 계기로 실물 경제에서 디지털 자산 활용도를 높이는 다양한 혁신을 추진해 웹3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며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될 경우 본 서비스를 연계해 디지털 자산의 실물 경제 내 활용성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테스파예 앱토스 랩스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앱토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블록체인 기술로 롯데와 같은 한국 기업이 검증된 엔터프라이즈급 인프라를 기반으로 혁신하고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MK처럼…위기의 철강, 인재 투자가 해답"
사회피플 2025.07.30 17:47:50중국의 덤핑 공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따른 북미 시장 경쟁력 강화. 한국 철강 업계가 맞닥뜨린 위기 상황이다. 철강 수출이 줄고 공장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첫 민간 일관제철소를 완성한 ‘철강맨’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철강 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동안 부족했던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전 부회장은 30일 경기 성남시에 자리한 개인 사무실 초강재(草江齎)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위기에 몰린 한국 철강 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투자해야 할 때”라며 인재 양성을 철강 업계의 미래 생존 전략으로 제시했다. 우 전 부회장의 호(號)를 딴 초강재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2019년 말 현대로템 부회장을 끝으로 현직에서 은퇴한 우 전 부회장은 최근 현대제철 설립부터 성장까지의 전 과정을 주제로 한 경제경영서 ‘만 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를 펴냈다. 현대우주항공 소속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2004년 6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에 의해 당진제철소 건설 프로젝트 책임자로 전격 발탁돼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현대제철이 기술연구소에 집중 투자한 일을 인재 경영의 대표 사례로 들었다. 초대 기술연구소장을 지낸 우 전 부회장은 “당진제철소 건설 당시에 연구원 수가 10명에 불과했지만 회사의 적극적인 투자로 몇 년 만에 600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확보했다”면서 “당시 회사 중역에 오르기 어려웠던 연구 인력들을 우대하자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후발 주자였던 현대제철이 세계적인 철강 회사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재직 당시 기술연구소를 확장하는 데 기여한 점을 스스로 가장 잘한 일로 꼽았다. 우 전 부회장은 기업의 성과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다며 ‘임파워먼트(Empowerment)’ 개념을 강조했다. 큰 조직일수록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책임감을 부여하면 자연스럽게 조직 전체의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우 전 부회장은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인재를 키워서 그 인재가 1000명을 먹여 살리는 전문가로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구성원의 성장 욕구를 자극해 스스로 목표를 세워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정 명예회장이 나를 대하던 방식도 이와 같았다”고 말했다. 책에서는 현대의 30년 숙원 사업이던 일관제철소가 건설되기까지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 우 전 부회장은 당진제철소 탄생에 대해 “국내 첫 민간 제철소인 당진제철소는 당시 총공사 기간 30개월이라는 세계 철강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완공돼 한국 철강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염전·바다였던 곳에 불과 몇 년 만에 제철소가 들어서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진제철소 건설 역시 핵심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 전 부회장은 “당시 현대우주항공에서 로켓엔진 개발을 담당하던 내게 제철소 건설을 전적으로 위임한 것은 아마도 ‘우유철에게 일을 맡기면 적어도 망하지는 않는다’는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은 ‘소신대로 일하라’며 힘을 실어줬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혼신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세우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총 8조 원에 달하는 이번 투자로 현대제철은 US스틸을 인수한 일본제철과 미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 전 부회장은 “실패하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당진제철소를 지을 때도 한보철강이 부도 처리되고 수십 개의 관련 업체들이 도산한 사례를 기억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다”고 했다. 중국의 덤핑 행위에 대해서는 “적자 구조인 덤핑 전략을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전 부회장은 주52시간 근로제와 주4.5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에 대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근무 체계에서는 당진제철소 건설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기업은 집중적으로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시점이 반드시 찾아오는데 근무 제도를 경직되게 운영하면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피델리티·골드만 떠날 때도 버틴 박현주…단숨에 '쉐어칸' 인수[다시, KOREA 미러클]
증권국내증시 2025.07.30 17:46:57이달 1일(현지 시간) 방문한 인도 뭄바이 보리발리웨스트 지역 미래에셋쉐어칸 지점에서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렸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적립식펀드(SIP) 투자 관련 고객들의 문의가 연신 쏟아졌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지난해 11월 쉐어칸을 약 5800억 원에 인수하고 명칭을 미래에셋쉐어칸으로 변경했다. 2017년 처음 인도에 진출한 후 7년 만이다. 인수 당시 쉐어칸은 인도 전역 80개 도시에서 128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던 현지 10위권 증권사였다. 2023년 5월 쉐어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BNP파리바는 미래에셋그룹 싱가포르법인을 통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20년 가까이 시장에 진출해 인도 ‘코끼리 경제’의 성장성을 예견했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곧장 검토에 착수했다. 박 회장과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수차례 인도를 다녀오며 승부수를 던졌고 입찰을 거쳐 그해 11월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 하지만 쉐어칸 인수는 이제 시작이었다. 인도는 외국 자본이 100% 지분을 취득할 때는 약 7개 정부 부처의 개별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먼저 인도 시장에 뿌리를 내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공이 컸다. 2012년 글로벌 3위 운용사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골드만삭스·JP모건·노무라 등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악화한 사업 기반을 이겨내지 못했다. 까다로운 인도 정부의 인허가 규제와 높은 인건비, 리테일 유통 채널 부족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피델리티의 경우 인도에서의 누적 손실이 300억 루피(약 5000억 원)에 달했다. 한 현지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버티지 못했다면 지금 인도 시장에서 미래에셋그룹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단연 박 회장이다. 일찍이 인도 금융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간파하고 있던 그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도 인프라가 지금보다 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 인도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만이 가득했던 상황이었다. 박 회장의 뚝심으로 관료주의적 행정절차와 복잡한 규제 체계 등 힘든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고객 우선 철학 아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내세우며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230억 달러(약 31조 7952억 원)를 달성하며 인도 현지 운용사 중 9위에 올라섰다. 인도 상위 10개 운용사 중 인수합병(M&A) 없이 혼자 힘으로 성장해낸 외국계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했다. 인디아스테이트은행(SBI)이나 HDFC은행같이 대형 계열사들의 지원 없이 오로지 고객 경험을 통한 입소문으로만 이뤄낸 성과다. 바이바브 샤 인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사업전략 헤드는 “박 회장의 강력한 지원 아래 미래에셋은 고객 우선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자산 증대가 아닌 좋은 투자 경험 제공에 집중했다”며 “그 결과 훌륭한 성과를 낸 펀드를 여럿 만들어냈고 고객들에게 선택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에 쌓인 신뢰는 인도 정부가 예상보다 빠른 단 1년 만에 최종 승인을 하게 했고 지난해 11월 공식적으로 자회사 편입이 됐다. 미래에셋증권 고위 관계자는 “20여 년간 사업을 하면서도 현지에서 소송이나 컴플라이언스 등 어떤 리스크가 발생한 이슈가 없었고 미국·유럽 금융사가 철수할 때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티며 펀드 성과 관리를 잘한 히스토리에 대해 인도 감독 당국이 비즈니스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신뢰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수 이후 약 8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두 회사 간 합병은 순조롭게 마무리되며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 중이다. 오프라인 현지 영업에서 강점을 보이는 쉐어칸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같이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서로 단점을 보완했다. 특히 언어·종교·문화가 매우 다양해 지역별 맞춤 전략이 필수인 인도 시장에서 쉐어칸의 현지 영업 능력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쉐어칸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우선 철학은 쉐어칸 조직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직원과 고객 모두 피인수 이후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쉐어칸은 500만 명 이상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고객과 약 700만 명 규모의 뮤추얼펀드(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가입 고객을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브랜드 인지도 승계와 고객 기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무스타파 팔디왈라 미래에셋쉐어칸 서부지역 총괄책임자는 “조직·문화·서비스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연착륙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운용사의 경우 회사 내 ETF 조직만 따로 떼어 본격적인 인도 ETF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글로벌 엑스 인디아(Global X India)’ 법인 설립 계획서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제출했다. 이르면 올해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쉐어칸 인수 당시 5년 내 현지 5위 증권사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인도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앞으로 유입될 고객 수는 지금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PwC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주식 계좌 수는 2022년 2분기 말 8970만 개에서 올 1분기 말 1억 8500만 개로 약 3년 새 2배 넘게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비크람 탁 미래에셋쉐어칸 뭄바이 그룹장은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 수가 엄청나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0~1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선진국 시장 비중(55~60%)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이 매우 큰 셈”이라고 설명했다. -
[인사] 한국GSK 외
사회피플 2025.07.30 17:46:28◇한국GSK △대표이사 구나 리디거 ◇서울예술대 △기획처장 고주원 △교무처장 김도균 △입학학생처장 정상우 △산학협력처·단장 윤권수 ◇동의대 △상경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정석찬 △공과대학장 이진경 △동의지천융합대학장 윤혜경 △중앙도서관장 안영식 △상경대학 부학장 신학승 △공과대학 부학장 이규철 △경영대학원 부원장 강민효 -
[부고] 이강현씨(세아특수강 대표) 부친상
사회피플 2025.07.30 17:46:05▲이종길씨 별세, 이용수·이강현(세아특수강 대표이사)·이용분·이용자·이희숙씨 부친상, 김선녀·남금희씨 시부상, 방기성씨 장인상=3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8월 1일 오전 7시 (02)2227-7500 -
'세계 첫 3극점 도달' 산악계 큰 별 지다
사회피플 2025.07.30 17:45:40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하고 3극점(북극·남극·에베레스트)에 도달했던 산악인 허영호 대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유족에 따르면 허 대장은 지난해 12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8개월가량 투병 생활을 하다 29일 오후 8시 9분에 유명을 달리했다.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제천고와 청주대를 나온 허 대장은 198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겨울철에 에베레스트(8848m) 정상을 정복한 산악인으로 2017년 5월 국내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63세), 국내 최다 에베레스트 등정(6회) 기록을 작성했다. 고인은 또 세계 최초로 3극점(1987년 에베레스트, 1994년 남극점, 1995년 북극점)과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에베레스트를 필두로 남미 아콩카과(6959m), 북미 매킨리(6194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오세아니아 칼스텐츠(4884m), 유럽 엘부르즈(5642m), 남극 빈슨 매시프(5140m)를 등정하며 7대륙 최고봉 정상을 밟았고 남극점과 북극점에 도달하는 등 한국 산악계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정부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 허 대장에게 체육훈장 기린장(1982년), 거상장(1988년), 맹호장(1991년), 청룡장(1996년)을 연이어 수여했다. 산악인으로 전성기를 누린 고인은 1998년 초경량 항공기 조종 면허증을 딴 뒤 비행기 탐험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2008년 4월 여주~제주 1000㎞ 단독 비행에 도전해 성공했고 2011년에는 초경량 비행기로 국토의 동·남·서쪽 끝인 독도, 마라도, 가거도를 거쳐 다시 충북 제천비행장으로 돌아오는 1800㎞의 단독 비행을 완수했다. 허 대장은 이후 초경량 항공기로 세계 일주를 완수하겠다는 꿈을 키우며 준비해왔고 강연자로 나서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슬하에 1남 1녀(허재석·정윤)를 둔 고인의 빈소는 서울 한양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8월 1일이다. -
'원자력 안전' 헌신한 강창순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사회피플 2025.07.30 17:44:57초대 원자력안전위원장을 지내는 등 ‘원자력 안전’ 문제에 헌신한 강창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30일 전했다. 향년 82세. 경북 청송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나이티드엔지니어스&컨스트럭터스(UE&C) 핵에너지 총괄부장을 거쳐 대우엔지니어링 설계본부장(상무이사)으로 일했다. 1980년 모교 원자핵공학과 부교수로 강단에 서 2008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고인은 평생 ‘원자력 안전’에 헌신했다. 기초전력공학공동연구소 원자력안전센터장,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 국제원자력안전위원회(INSAG) 위원, 태평양원자력기구 회장, 세계동위원소기구(WCI) 회장,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이사회 의장 등을 거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장관급)을 지냈다. 2009년에는 세계원자력협회(WNA) 공로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김혜옥 씨와 1남 1녀가 있다. -
"위험한 도박"…MASGA에 견제구 날린 中
국제경제·마켓 2025.07.30 17:44:53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조선업 협력 방안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을 두고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대미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지원하려다 한국의 조선 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조선 산업에서 한미 간 밀착을 경계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30일 ‘한(韓) 조선 패키지 제안, 미국 의존도 심화 우려’라는 제하의 논평에서 “이러한 방식의 파트너십은 미국의 조선업 부흥을 목표로 한 조치로 제안했으나 본질적으로는 한국이 기술력과 금융투자를 관세 인하와 맞바꾸는 고위험 거래”라며 “불확실한 보상과 장기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선박 건조,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미국과의 무역 협상 카드로 활용해 관세 인하 등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접근은 지정학이 경제 원칙을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온 것이고, 한국 입장에서는 본질적으로 글로벌 공급·무역망의 급속한 조정이라는 맥락에서 고위험 도박을 감행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 조선업이 선진 기술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미국 조선 산업 자체가 공급망 인프라의 심각한 결함과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만큼 한국이 투자하더라도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 “한국 내에서는 미국 조선 업체들과의 협력이 한국 조선사들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파트너십은 한국이 미국의 이익에 더 의존하게 되거나 심지어 종속되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조선 산업은 중국과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조선업 재건을 통해 중국의 해양 패권을 견제하려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조선 기술이 지렛대가 될 수 있는 만큼 중국 측이 이를 민감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또 다른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사설에서 이재명 정부에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는 주장을 폈다. 차이나데일리는 전날 한중 외교장관 통화를 두고 “양국이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서 파트너십을 진전시킬 준비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면서 “한국 새 정부의 중국에 대한 실용적 입장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심화하는 중한 관계가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는 양국 관계에 새 도전 과제를 줬다”면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중국 대응에 있어 한국의 역할을 주문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생명, GA 글로벌금융판매와 소비자 보호 업무협약
경제·금융보험 2025.07.30 17:43:47삼성생명(032830)이 30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 글로벌금융판매와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금융판매는 1만 3000여 명의 설계사가 소속된 GA다. 이번 협약은 양 사가 금융소비자 보호 활동과 GA 내부통제 강화에 협력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사는 위·수탁 업무 관련 리스크 감소를 위한 내부통제, 자율 점검 업무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민원 처리 및 예방 활동 업무, 개인정보 보호·관리 업무 등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합의하는 업무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GA와의 상생 협력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필수 요건”이라며 “앞으로도 보험 영업 질서 개선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GA 업계와 적극 소통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韓, AI·바이오·조선 최고 파트너…李 "당당하게 협상 임하라"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30 17:43:40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까지 미국으로 떠나면서 한미 통상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경우 현재 25%인 자동차 관세가 15%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사업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이번 협상에서 측면 지원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30일 브리핑에서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가 품목관세 대상이고 대미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계 총수들의 잇단 방미가 우리나라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수준의 협력을 넘어 한미 양국 간 제조업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안보와 경제 협력을 잇는 한미 동맹의 세 번째 기둥을 만들자는 게 정부의 복안이기 때문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조선,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중요한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미국과 윈윈하는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강점은 조선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방산 분야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약점을 보강해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선박 제조 역량 보유국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쇄빙선 등 특수 선박 분야 건조 기술과 노하우·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조선업 부흥을 통한 해양력 강화, 중국 조선업 및 해양력 견제 등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실상 유일한 파트너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협상단에 “당당히 협상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체류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간 통상 협상 현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어려운 협의인 것은 알지만 우리 국민 5200만 명의 대표로 그 자리에 간 만큼 당당한 자세로 임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제조 동맹 제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리 측에 최소 4000억 달러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면담만 예정했던 구 부총리가 이날 그의 카운터파트도 아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깜짝 협상을 진행한 것은 양국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 시간) 러트닉 장관이 스코틀랜드에서 김 장관에게 “모든 것을 다 가져오라(bring it all)”고 압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8월 1일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8월 1일 마감일은 단호히 지켜질 것”이라며 “연장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미국 측에 제시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관세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 부총리가 31일 베선트 장관과 협상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깜짝 최종 협상을 할 가능성 또한 나오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우리 정부는 당초 협상팀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15%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일본처럼 모든 것을 퍼주는 협상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상호 호혜적 협상이 아니라면 쫓기듯 불리한 결과물을 받아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협상단에 파견된 장관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조차 미국과 구속력 있는 협상을 맺지 않았고 EU에서도 ‘너무 쉽게 깡패에게 굴복당했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며 “시장의 충격을 방어하는 수준에서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국내 체류 86만 동포 촘촘히 지원"
사회피플 2025.07.30 17:43:12재외동포청이 갈수록 늘고 있는 국내 귀환 동포들의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위해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재외동포청은 30일 인천 연수구 본청에서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포 지원 정책의 지역 기반 확대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국내 체류 동포 대상 정책·사업 발굴, 정착·적응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방자치단체 재외동포 관련 역량 강화, 지역 동포 현황 및 실태 조사, 정부 지원과 제도 개선 등 기초지자체의 동포 관련 정책 추진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조재구 대표회장은 “많은 동포가 뿌리 의식을 갖고 모국을 찾았지만 언어와 교육·일자리·복지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협의회는 중앙정부와 함께 더 포용적인 지역사회를 만들고 동포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저출산, 인구 감소, 지방소멸이라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 해결을 위해 두 기관이 협력을 약속하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의미가 크다”면서 “실제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와의 협력은 제외동포청의 국내 체류 동포 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이행하는 데 긴요하므로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기초지자체와의 협력을 더욱 긴밀하고 촘촘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내에 체류 중인 동포는 약 86만 명으로, 2011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2023년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은 국내 체류 동포의 정착 지원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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