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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노란봉투법 폐기 추진…고환율 긴급현안질의도 진행"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25 18:00:52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폐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환율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현안 질의도 추진한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앞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해 “자동차·조선·철강처럼 협력 업체가 수백·수천 개에 이르는 기업들은 1년 내내 노사 협상에 시달리는 상황이 현실화한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대로 여야 민생경제협의체를 가동해 제1과제로 노란봉투법 폐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경영계는 원청·하청 교섭 창구 단일화가 사실상 무너졌다고 보는데 노동계는 도리어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제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노란봉투법을 전면적으로 철회하고 즉각 재개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달러당 1500원 선을 위협할 정도로 고공 행진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원의 긴급 현안 질의도 실시하기로 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재위에서 정부의 고환율 대응 기조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환율 방어를 위해 국민연금이 동원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를 위한 구원투수로 동원되면 국민 노후 자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재위는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현안 질의 개최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해서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질의가 진행돼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급할 것이 없어 보인다”며 “여야 합의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순회 장외투쟁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를 찾아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및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장 대표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 체제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체제를 지키는 것은 보수정당이 당연히 할 일”이라며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
G7·APEC 이어 G20까지…李 실용외교 '글로벌 사우스'로 확장
정치 대통령실 2025.11.25 17:58:16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국빈 방문을 끝으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쳤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국한 이 대통령은 7박 10일의 순방 기간 방산·원전·인공지능(AI)·보건·보훈 등 분야에서 12건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실용 외교의 영향권을 ‘글로벌 사우스’로 확장했다. MOU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주와 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지만 집권 6개월 차인 이 대통령의 시장 중심의 실용 외교는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원전, 보훈, 도로 인프라 협력 MOU를 포함해 전방위적인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방문한 이집트에서도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 측면과 아울러 교육·문화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이집트는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입국 가운데 점유율 3.3%(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기준)로 8위에 오를 만큼 방산 분야의 ‘큰손’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순방의 첫 방문지였던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현지 생산, 기술이전, 제3국 공동 수출’ 모델을 제안했다. UAE와 체결한 ‘한·UAE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와 우주·바이오헬스·지식재산 분야 및 원전 등 7건의 MOU는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밑그림으로 풀이된다. 그간 협력 분야였던 원자력발전 등에서 더 나아가 신기술·신성장이 담보되는 산업 전반의 협력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G20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역설했다. WTO 기능 회복에 무게를 두면서 미국의 관세정책 등이 가져온 국제사회의 보호무역주의 흐름 대신 자유롭고 예측 가능한 무역 질서의 회복을 주창한 셈이다.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미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이뤘다. 계엄 이후 이어진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이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전격 참석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접점 찾기에 나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G7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한미 관세 협상까지 공전을 거듭하자 일각에서는 ‘친북·친중 정권’의 한계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8월과 10월 잇따라 한미 양국에서 각각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우려를 불식시켰고 한미 관세 협상도 결국 타결됐다. 남아공에서 튀르키예로 이동하는 전용기 내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에 캐나다에 갔을 때 (정상들 대부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 상당히 어색했다”며 당시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의 위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정말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정상이 국내) 정치적인 이야기다 보니 계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놀랍다’고 한다”며 “우리가 가진 국제적 위상, 국민의 저력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전임 정권에서 꼬일 대로 꼬인 외교 관계를 빠르게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다. 일본과는 ‘조용하지만 뚜렷한 정상화’ 기조로 셔틀외교를 복원했고, 중국과는 ‘전면적 관계 복원’을 선언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이집트에서 순방 중간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짧은 기간 동안 한미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의 강화, 한중 전면적 관계 복원,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등의 외교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시켰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등 외교 일정을 숨 가쁘게 전개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
"中과 큰 그림" 띄운 트럼프…관세·대만 '빅딜'하나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17:55:37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내년 4월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며 이후 시 주석을 국빈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큰 그림(big picture)’을 볼 수 있게 됐다고도 언급해 내년 양 정상의 셔틀외교를 계기로 관세·수출통제·대만·안보 분야에서 ‘빅딜’이 성사될지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의 통화 소식을 알리며 “시 주석이 내년 4월 나를 베이징으로 초청했고 이를 수락했다”며 “시 주석은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손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사 시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11월 이후 8년 5개월 만에 현직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는 3주 전 한국에서의 매우 성공적인 회담의 후속”이라며 “그때 이후로 양측은 우리의 합의를 정확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 러시아, 펜타닐, 대두와 기타 농산물 등을 포함한 많은 주제를 논의했다”며 “우리와 중국과의 관계는 극도로 강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큰 그림에 시선을 둘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해 내년 미중 상호 방문을 계기로 빅딜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모두에 이롭고(合則兩利)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鬪則俱傷)는 것은 실천을 통해 반복 증명된 상식으로, 중미의 상호 성취 및 공동 번영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현실”이라고 화답했다. 또 “양국은 이 추세를 유지하고 올바른 방향을 견지해 협력 리스트를 늘리고 문제 리스트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빅딜 내용으로는 완결된 형태의 무역 협상 타결이 거론된다. 현재 양측은 고율 관세 부과 시점을 계속 유예하고 있다. 또 중국이 1년 유예한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등의 일괄 타결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안보 분야에서도 대만 문제를 비롯해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마련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핵군축 협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러시아와 핵군축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 같은 ‘해빙 무드’는 양국의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미중 모두에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과 같은 지지층 표를 갉아먹을 수 있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올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시 주석 역시 2027년 4연임을 앞두고 실업률 증가, 부동산 침체 등의 경제적 어려움이 사회·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미중 통화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관련 입장을 탐색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부산 정상회담이 경제 문제에 집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떠보려 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만이 중국으로 반환되는 것은 전후 국제 질서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곧 이어 “중미는 일찍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파시즘·군국주의에 맞서 싸웠고 현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더 잘 수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일본에 맞서 싸웠던 2차 대전을 언급하며 미국과 일본의 사이를 거리를 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통화 결과를 적은 트루스소셜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의 대중 수출 허용 문제를 검토 중인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과 국가 안보 사이 긴장이 있다”며 결국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
메타 "구글 AI 반도체 도입 검토"…흔들리는 '엔비디아 천하'
산업 기업 2025.11.25 17:54:00‘엔비디아 세금(tax)’으로 불리는 고비용 구조와 전력 비효율을 타개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구글이 자사 텐서처리장치(TPU)의 외부 판매를 선언한 것은 단순한 수익 모델 확장을 넘어 엔비디아의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악한 시장을 목적 기반의 ASIC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인공지능(AI) 시장의 무게 추가 모델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24시간 가동하는 ‘추론’으로 이동함에 따라 올해는 ASIC 반도체 개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TPU 개방 전략은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 3.0’의 성공과 추론 비용 절감이라는 시장의 니즈가 맞물린 결과다. 구글은 엔비디아 칩 없이 100% 자체 TPU 클러스터로 학습시킨 제미나이 3.0이 AI 성능 평가에서 1501점(LM아레나 리더보드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자 이 성과를 앞세워 본격적인 칩 판매에 나섰다. 업계는 구글 TPU의 ‘가성비’와 ‘전력효율’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비용의 80% 이상은 모델 개발(학습) 단계가 아닌 이용자의 질문에 답을 생성하는 추론 과정에서 발생한다. 구글이 “메타가 TPU를 도입할 경우 연간 수십억 달러의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비용 절감이 가능한 만큼 이번 구글의 TPU 외부 판매 선언으로 최근 확산되는 ‘AI 거품론’ 논란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익성 우려가 커질수록 ASIC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관련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모건스탠리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ASIC 시장 규모는 2024년 120억 달러에서 2027년 300억 달러(약 43조 5000억 원)로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AI 반도체 시장 내 ASIC 비중 역시 2024년 11%에서 2030년 15%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빅테크들의 ASIC을 활용한 ‘탈(脫)엔비디아’ 전선도 구체화하고 있다. 전략은 크게 △클라우드 서비스형 △자체 최적화형 △하드웨어(TPU) 판매형으로 나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고객을 겨냥했다. AWS는 자체 개발한 ‘트레이니움(학습용)’과 ‘인퍼런시아(추론용)’를, MS는 ‘마이아 100’을 자사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고객들이 엔비디아 GPU 기반 서비스보다 저렴하게 AI 모델을 운용하도록 지원한다. 테슬라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자율주행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자체 칩 ‘AI5’의 설계를 마치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 AI5는 3000~4000TOPS(초당 1조 번 연산)에 달해 엔비디아의 주력 GPU에 버금가는 성능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기업의 공통된 목표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춰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 중 구글의 행보는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이나 MS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환으로 칩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구글은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자체 칩을 메타 등 경쟁사 데이터센터에 하드웨어 형태로 직접 공급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AI 하드웨어 생태계의 표준을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에서 구글 TPU 기반으로 가져오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TPU 외부 판매를 발표한 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TPU라 불리는 구글 AI 칩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구글의 의도에 빅테크들도 동참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구글은 생산 단가 낮추기에도 돌입했다. 기존 TPU는 브로드컴과 주로 협력했으나 차세대 칩부터는 대만의 미디어텍과 손잡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칩 시장에서 가성비로 성공한 미디어텍의 노하우를 이식해 엔비디아 대비 압도적인 가격 우위를 점하겠다는 셈법이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TPU 채택이 확대될 경우 엔비디아 연간 매출의 최대 10%가 잠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초기 AI 시장은 무조건 성능이 좋은 엔비디아 GPU 확보가 관건이었지만 서비스가 대중화된 지금은 총소유비용(TCO)을 낮추는 게 기업 생존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며 “구글·아마존 등이 주도하는 고효율 ASIC이 확산되면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1강’ 체제에서 용도별로 쪼개지는 다극화 체제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금보장 탈피 英…연금자산 33%가 주식
증권 정책 2025.11.25 17:39:40영국의 퇴직연금 시장은 2012년 자동가입(Automatic Enrolment·AE)이 도입된 후 빠르게 확정기여(DC)형 중심으로 재편됐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근로자를 별도의 선택 없이 직장연금에 편입시키는 AE 제도를 계기로 새로 설정되는 직장연금의 대부분이 DC형으로 채택됐다. 특히 젊은 가입자일수록 높은 주식 비중을 적용하는 디폴트옵션이 자동으로 작동해 투자 경험이 부족한 시기부터 장기 성장 자산에 노출되는 구조가 정착했다. 최근 5년간 영국의 퇴직연금이 연 5~9%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으로 꼽힌다. 25일 영국 연금정책연구소(PPI)에 따르면 영국의 총연금 자산은 2023년 기준 약 3조 파운드(약 5000조 원)로 성장했으며 전체 연금 자산 중 주식 비중이 33%다. DC형만 놓고 보면 자산의 56%가 주식에 투자돼 있다. 전체 연금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AE 이후 DC형의 적극적 투자성향이 영국 연금시장 전반의 틀을 바꿔놓은 셈이다. 특히 공공·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기금형 DC 구조인 마스터트러스트가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글로벌 퇴직연금 사업자 윌리스타워스왓슨(WTW)에 따르면 2017~2023년 마스터트러스트 자산은 연평균 54%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DC형 성장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AE, 공격적인 디폴트 전략, 공공과 민간의 이중 구조 같은 설계가 만든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부, 공적 기관 'NEST' 설립해 중소 규모 사업장 가입 공백 해소 퇴직연금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은 20년 전만 해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시장을 지배했던 것은 채권 등 안전자산 중심의 ‘원리금 보장형’ 운용이었다. 장기 투자에서는 자산 성장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구조였다. 영국 최대 퇴직연금 사업자 중 하나인 리걸앤드제너럴(L&G)에서 직장인 연금을 총괄하는 캐서린 포티우 매니징디렉터는 25일 “장기적인 투자에서는 원리금 보장이 오히려 수익률을 낮춘다”며 “과거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은 자산 성장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퇴직연금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공공과 민간이 병존하는 DC 구조, 그리고 제도 설계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전환이 있다. 자동가입(AE) 제도 도입 이후 모든 고용주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를 직장 연금에 자동 가입시켜야 했고 이는 DC형 연금의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부는 중소 규모 사업장의 가입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적 기관 ‘국가퇴직연금신탁(NEST)’을 설립했다. NEST는 낮은 수수료, 디폴트 중심 운용, 생애 주기 전략을 제공하며 ‘기본 DC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저소득층·소규모 사업장 종사자도 안정적으로 연금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든 점에서 한국이 중소기업을 위해 마련한 ‘푸른씨앗’ 기금형 제도와 유사하다. 니컬러스 바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근로자가 선택을 하든, 하지 않든 연금 제도는 모두에게 작동해야 한다”며 “NEST는 이 원칙을 충족하는 설계”라고 평가했다. 톱5가 전체 60% 운용…'공격적 디폴트' 앞세워 자산 5000조원으로 키워 민간사업자들도 영국 DC 시장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민간사업자들은 정교한 투자 전략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고용주를 하나의 신탁에 편입시키는 DC형 퇴직연금 제도인 마스터트러스트 구조를 활용해 빠르게 대형화했고 상품 혁신, 수익률 경쟁, 장기 투자 전략 고도화를 통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개인의 투자 의사 결정에 의존하는 한국의 DC·개인형퇴직연금(IRP) 제도와 다른 지점이다. 특히 영국 정부가 2018년 마스터트러스트 승인제를 도입하며 거버넌스·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금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마스터트러스트 수는 약 80개에서 35개 수준으로 줄었고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자산의 60%, 가입자의 80%를 차지하는 초대형 중심 구조가 구축됐다. 대형화는 곧 규모의 경제로 이어져 더 낮은 비용 구조와 사모·대체투자 등 장기 성장 자산 접근성 확대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스튜어트 패터슨 WTW 라이프사이트 총괄 이사는 “규모가 커지면 1인당 비용 절감, 기술 투자 확대, 운영 안정성, 외부 서비스 기업과의 협상력 강화 등 다양한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민간은 마스터트러스트 무한경쟁 속 공룡사업자가 장기투자 전략 고도화 이들 초대형 마스터트러스트들은 공격적인 성장 자산 비중으로 장기 성과를 추구한다. 약 2000억 파운드의 DC 자산을 운용하는 L&G의 존 로 멀티에셋 총괄은 “DC 가입자들은 젊을 때 연금에 대한 관심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며 “시장이 약세일 때 저축을 중단하는 경향도 있지만 이런 행동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의 디폴트 포트폴리오는 최근 몇 년간 위험 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현재 DC 가입자의 ‘성장 단계(growth phase)’에서 적용되는 핵심 전략은 사실상 100%를 성장 자산에 배분하는 구조에 가깝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 대표 상품군 모두 주식 비중이 85% 수준이며 나머지 15%는 장기 성과가 기대되는 비상장 대체자산이나 상업용부동산 운영 기업 등을 통해 성장성과 분산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NEST 역시 최근 사모시장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공룡 민간사업자’들이 장기 성장 자산 비중을 과감히 높일 수 있는 배경에는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견고한 거버넌스 구조가 있다. WTW의 라이프사이트는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마스터트러스트 중 하나로 수탁자 이사회가 의사 결정을 맡고 운영 조직이 집행을 담당하는 독립형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 수탁자 이사회에는 WTW 전현직 직원의 참여를 금지하고 다른 연금 제도 이사회 겸직도 제한해 이해 상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러한 구조가 투자 판단의 독립성을 유지시키고 결국 더 나은 장기 수익률로 이어지는 토대가 된다는 평가다. 이처럼 공공·민간의 이중구조가 정착된 가운데 영국 정부는 DC 가입자의 장기 수익성과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수익률·비용·거버넌스를 종합 평가하는 ‘밸류포머니(value for money)’ 규제가 도입됐고 자동 가입 적용 대상을 더 낮은 연령·소득 구간까지 넓히는 개편안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노후 소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집합적확정기여형(CDC) 도입도 병행되고 있다. CDC의 경우 기업 부담은 DC처럼 유지하면서 투자 위험과 장수 위험을 여러 집단이 함께 나누는 위험 공유형 모델이다. -
톱5가 전체 60% 운용…'공격적 디폴트' 앞세워 자산 5000조원으로 키워 [퇴직연금 프런티어]
증권 정책 2025.11.25 17:21:39퇴직연금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은 20년 전만 해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시장을 지배했던 것은 채권 등 안전자산 중심의 ‘원리금 보장형’ 운용이었다. 장기 투자에서는 자산 성장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구조였다. 영국 최대 퇴직연금 사업자 중 하나인 리걸앤드제너럴(L&G)에서 직장인 연금을 총괄하는 캐서린 포티우 매니징디렉터는 25일 “장기적인 투자에서는 원리금 보장이 오히려 수익률을 낮춘다”며 “과거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은 자산 성장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퇴직연금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공공과 민간이 병존하는 확정기여형(DC) 구조, 그리고 제도 설계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전환이 있다. 자동가입(AE) 제도 도입 이후 모든 고용주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를 직장 연금에 자동 가입시켜야 했고 이는 DC형 연금의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부는 중소 규모 사업장의 가입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적 기관 ‘국가퇴직연금신탁(NEST)’을 설립했다. NEST는 낮은 수수료, 디폴트 중심 운용, 생애 주기 전략을 제공하며 ‘기본 DC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저소득층·소규모 사업장 종사자도 안정적으로 연금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든 점에서 한국이 중소기업을 위해 마련한 ‘푸른씨앗’ 기금형 제도와 유사하다. 니컬러스 바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근로자가 선택을 하든, 하지 않든 연금 제도는 모두에게 작동해야 한다”며 “NEST는 이 원칙을 충족하는 설계”라고 평가했다. 민간사업자들도 영국 DC 시장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민간사업자들은 정교한 투자 전략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고용주를 하나의 신탁에 편입시키는 DC형 퇴직연금 제도인 마스터트러스트 구조를 활용해 빠르게 대형화했고 상품 혁신, 수익률 경쟁, 장기 투자 전략 고도화를 통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개인의 투자 의사 결정에 의존하는 한국의 DC·개인형퇴직연금(IRP) 제도와 다른 지점이다. 특히 영국 정부가 2018년 마스터트러스트 승인제를 도입하며 거버넌스·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금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마스터트러스트 수는 약 80개에서 35개 수준으로 줄었고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자산의 60%, 가입자의 80%를 차지하는 초대형 중심 구조가 구축됐다. 대형화는 곧 규모의 경제로 이어져 더 낮은 비용 구조와 사모·대체투자 등 장기 성장 자산 접근성 확대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스튜어트 패터슨 WTW 라이프사이트 총괄 이사는 “규모가 커지면 1인당 비용 절감, 기술 투자 확대, 운영 안정성, 외부 서비스 기업과의 협상력 강화 등 다양한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들 초대형 마스터트러스트들은 공격적인 성장 자산 비중으로 장기 성과를 추구한다. 약 2000억 파운드의 DC 자산을 운용하는 L&G의 존 로 멀티에셋 총괄은 “DC 가입자들은 젊을 때 연금에 대한 관심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며 “시장이 약세일 때 저축을 중단하는 경향도 있지만 이런 행동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의 디폴트 포트폴리오는 최근 몇 년간 위험 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현재 DC 가입자의 ‘성장 단계(growth phase)’에서 적용되는 핵심 전략은 사실상 100%를 성장 자산에 배분하는 구조에 가깝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 대표 상품군 모두 주식 비중이 85% 수준이며 나머지 15%는 장기 성과가 기대되는 비상장 대체자산이나 상업용부동산 운영 기업 등을 통해 성장성과 분산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NEST 역시 최근 사모시장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공룡 민간사업자’들이 장기 성장 자산 비중을 과감히 높일 수 있는 배경에는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견고한 거버넌스 구조가 있다. WTW의 라이프사이트는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마스터트러스트 중 하나로 수탁자 이사회가 의사 결정을 맡고 운영 조직이 집행을 담당하는 독립형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 수탁자 이사회에는 WTW 전현직 직원의 참여를 금지하고 다른 연금 제도 이사회 겸직도 제한해 이해 상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러한 구조가 투자 판단의 독립성을 유지시키고 결국 더 나은 장기 수익률로 이어지는 토대가 된다는 평가다. 이처럼 공공·민간의 이중구조가 정착된 가운데 영국 정부는 DC 가입자의 장기 수익성과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수익률·비용·거버넌스를 종합 평가하는 ‘밸류포머니(value for money)’ 규제가 도입됐고 자동 가입 적용 대상을 더 낮은 연령·소득 구간까지 넓히는 개편안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노후 소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집합적확정기여형(CDC) 도입도 병행되고 있다. CDC의 경우 기업 부담은 DC처럼 유지하면서 투자 위험과 장수 위험을 여러 집단이 함께 나누는 위험 공유형 모델이다. -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 5성급 호텔 건립 추진되나…민간 제안서 접수
사회 전국 2025.11.25 17:19:00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 인터컨티넨탈·메리어트·하얏트급 5성급 호텔 건립을 위한 민간 제안서가 공식 접수돼 사업 추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한 민간사업자가 망월동 일대 396호실 규모 5성급 호텔과 주상복합건물을 건립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접수했다. 제안서에는 지상 44층 규모의 5성급 호텔을 건립한 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의 위탁 운영 계획이 포함돼 있다. 사업지가 학교 반경 200m 이내 '상대보호구역'에 위치해 있어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가 필수였으나, 지난 20일 심의를 통과해 행정적 제약도 해소됐다. 다만 위원회는 △소음·진동 방지 대책 △학부모 모니터링단 운영 △학교운영위원회 의견 반영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시는 이번 제안을 최근 제정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과 관련 조례에 따라 검토할 계획이다. 사전협상제도는 도시계획 변경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공공기여로 환수하는 제도로,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개발 등에서 성과를 낸 방식이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하남시에 전무한 컨벤션센터와 대규모 회의실 등 고품격 비지니스 인프라가 들어서 기업유치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남시 관계자는 "사업계획의 정책 적합성과 공공기여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투명한 절차로 추진하겠다"며 "5성급 호텔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여야, 국정조사 합의 또 불발…"추후 다시 논의"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25 16:49:38여야가 25일 검찰의 대장동 사건 1심 항소 포기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두고 합의를 시도했으나 끝내 불발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측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국민의힘 측 송언석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국정조사와 관련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빈손으로 회동을 마쳤다. 유 수석은 “국민의힘에서는 (국정조사를)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정조사를 하자는 입장이 서로 팽팽하게 진행돼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추후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위원 구성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을 충분히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민주당 내에서 법사위에서 (국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법사위냐 국조냐 두 안밖에 없기 때문에 제3의 안은 나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회가 27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양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진행 여부와 관련해 당일 본회의 직전에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와 관련한 룰세팅과 지구당 문제를 다룰 정치개혁특위 구성 논의는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
與 "26일 대미투자특별법 발의…관세인하 즉시 소급적용"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25 15:43:00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지원을 위한 한미전략적투자관리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오는 26일 김병기 원내대표의 대표발의 형태로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대미 투자를 위한 특별기금을 설치하고 의사결정 체계와 국회 보고 관련 사안 등의 내용이 특별법에 담길 전망이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의 ‘에이펙 성과 확산 및 한미관세협상 후속지원 위원회’ 회의 결과 이 같은 사항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허 수석은 “특별법은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인하 발효일인 11월 1일자로 소급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측이 법안을 발의하면 앞서 한미 간 합의에 따라 미국은 한국이 MOU 이행조치로 법안을 발의했고, 이에 따라 관세인하 발효 시점을 이달 1일자로 소급 적용한다는 취지의 연방관보를 게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이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요구하는 가운데, 허 수석은 “해당 합의가 국제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조약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비준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허 수석은 “정부는 국회의 민주적 통제 권한을 존중하며 MOU 이행 특별법을 통해 국회의 심의와 감독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관심을 고려해 필요한 내용을 국회에 보고하고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핵추진잠수함의 용어를 원자력추진잠수함 대신 핵추진잠수함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또 ‘핵잠 건조를 위한 범정부 TF’를 구성해 범정부적 참여와 예산, 법적 지원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허 수석은 “정부는 자동차의 경우 우리 시장에 대한 용량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자동차 안전 기준과 환경 기준 관련 비관세 장벽 개선에 합의했음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 농업 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 없이 수입 검역 확산 절차나 생명공학 제품 위해성 심사는 객관적, 과학적 방법론에 근거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허 수석은 끝으로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부처가 입법, 예산, 조직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강백호 떠나보낸 kt, 김현수 품었다…3년 50억 FA 계약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5.11.25 15:15:15김현수(37)가 서울 잠실구장을 떠나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 둥지를 틀었다. 프로야구 kt wiz는 25일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김현수와 3년 50억 원(계약금 30억 원·연봉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김현수는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두 시즌을 보내고 2018년부터 올해까지 LG 트윈스에서 뛰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 LG와 4+2년 최대 115억 원에 계약한 김현수는 '계약 연장 조건'을 채우지 못해 다시 FA가 됐다. 당시 2년을 더하는 조건은 25억 원이었지만 김현수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더 좋은 조건인 3년 전액 보장 50억 원에 세 번째 KBO리그 FA 계약을 했다. 김현수는 2018시즌을 앞두고 4년 115억 원에 첫 번째 KBO리그 FA 계약을 했다. 2022년에 한 4+2년 계약의 실제 수령액은 90억 원이었다. 김현수는 세 번의 FA 계약으로 국내에서만 255억 원을 받을 수 있다. KBO리그에서 FA와 비FA 다년 계약으로 250억 원 이상을 보장 받은 선수는 302억 원의 최정(SSG 랜더스), 277억 원의 양의지(두산), 257억 원의 김광현(SSG)에 이어 김현수가 네 번째다. 김현수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2221경기, 타율 0.312, 261홈런, 1522타점, 1256득점이다. 두산 소속이던 2008년과 LG 유니폼을 입고 뛴 2018년에는 타율 1위에 올랐다.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는 17타수 9안타(타율 0.529), 1홈런, 5볼넷, 8타점을 올려 처음으로 KS MVP를 차지했다. kt는 "8000타석 이상 기준으로 김현수는 KBO리그 타율 역대 4위이며 통산 2532안타로 최다 안타 3위에 올라있다. 통산 경기 출전 6위, 타석 3위(9384타석) 등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고 소개했다. 내부 FA 박해민과 4년 최대 65억 원에 계약한 LG는 김현수와도 협상했다. 하지만 kt가 내민 조건이 더 좋았다. 박찬호(두산과 4년 최대 80억 원에 계약), 박해민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빈손으로 물러났던 kt는 50억 원을 보장하며 김현수의 마음을 얻었다. 김현수는 "가치를 인정해준 kt에 감사하다. 협상이 길어져서 LG와 kt에 죄송하다"며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LG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김현수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타선 강화를 위해 영입했다. 잠실구장이 아닌 수원구장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또한 그라운드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베테랑으로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김현수를 반겼다. -
파주시민 숙원 종합병원 유치 본격화…개발이익으로 건립비 지원
사회 전국 2025.11.25 14:39:39경기 파주시가 54만 시민의 숙원사업인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공모에 들어갔다. 파주시는 파주메디컬클러스터㈜가 주관하는 종합병원 사업자 공모 절차를 24일부터 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파주메디컬클러스터는 서패동 일원 45만㎡ 부지에 3250가구 공동주택과 종합병원, 국립암센터 미래혁신센터, 바이오융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도시개발과 공동주택 분양에서 나온 개발이익을 종합병원과 국립암센터 유치에 재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 사업은 2020년 6월 국립암센터 혁신의료연구센터 조성 협약 체결로 시작됐다. 같은 해 12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발전종합계획도 확정됐다. 그러나 2022년 말부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건설경기 침체로 2년간 진척이 없다가 지난해 12월 시공사 확보와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올해 10월 도시개발사업 착공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이번 공모의 특징은 사업시행자가 병원 건립 재원을 미리 확보한 점이다. 파주메디컬클러스터㈜가 인허가를 완료하고 개발이익으로 병원 건립을 지원한다. 병원은 컨소시엄 구성 없이 단독 참여가 가능하다. 재정적 불확실성이 적어 안정적 사업 추진이 가능한 데다 지방세 감면 등 행정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파주메디컬클러스터㈜는 내년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경기북부 응급의료 공백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파주시는 기대하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54만 파주시민의 오랜 숙원이자 경기 북부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이번 공모에 우수한 종합병원이 선정돼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
"싸구려로 보이지 않는 옷 사야"…다카이치 SNS 글에 日 정치권 분노, 왜?
국제 인물·화제 2025.11.25 13:40:04‘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국제적 논란을 일으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2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다카이치 총리는 출국을 하루 앞두고 “무슨 옷을 입고 갈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참정당 소속 안도 히로시 의원이 “세계 정상들과 만나려면 가능한 한 최고의 원단으로, 최고의 장인이 만든 옷을 입어야 한다. 싸구려 옷을 입으면 얕보일 수 있다”고 당부한 것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는 "안도 의원의 지적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 '싸구려로 보이지 않는 옷', '얕보이지 않는 옷'을 선택하는 데 몇 시간을 소비했다"며 "결국 익숙한 재킷과 원피스로 짐을 쌌지만 외교 교섭에서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 옷을 무리를 해서라도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가 언급한 표현 가운데 특히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 옷’이라는 대목이 일본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을 낳았다. ‘마운트’는 영어 ‘마운팅’(mounting·동물이 다른 동물 위에 올라타 우위 행동을 보이는 것)에서 유래한 외래어로, 일본에서는 상대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거나 위압하려는 행위를 뜻한다. 야당인 요네야마 류이치 입헌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생각은 자유지만 그것을 공공연하게 밝히면 상대방에게 ‘지금 마운트를 취하려 하는구나’라고 느끼게 한다”며 “그전에 대체 어떤 옷을 입으면 마운트를 취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공산당 고이케 아키라 의원도 “현직 총리가 '외교 협상에서 마운트를 취한다'는 식의 글을 국제회의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너무나도 경솔하고 몰지각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
우크라 종전 논의 급물살…유럽은 중국 겨냥 규제 카드[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13:4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우크라 종전 속도내나…美-우크라 "평화 프레임워크 마련"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 초안을 마련했다고 공동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이 “수정된 평화 구상안은 우리의 국익을 반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져 4년 가까이 이어온 전쟁이 마침표를 찍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양국은 성명에서 “회담이 건설적이고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어떠한 향후 합의도 우크라이나 주권을 온전히 보장하며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며칠간 평화 프레임워크를 집중 논의하고 유럽과도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며 “프레임워크에 대한 최종 결정은 양국 대통령이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측근 비리로 국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인 27일까지 평화 구상안을 받아들이라며 압력을 가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유럽연합(EU)과 나토의 역할과 관련해 몇 가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남아 있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도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투자 이점만 빼먹지마" EU '경제안보' 칼 빼든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이득을 취하면서도 현지 근로자 채용이나 기술이전을 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이 외국인 투자 규정을 강화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테판 세주르네 EU 산업담당 집행위원이 EU 내 설비를 구축하는 외국 기업이 현지 근로자 고용, 기술이전, 유럽 가치사슬 기여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유럽 제조 기반 강화와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한 산업 정책 패키지 중 하나로 이러한 방안을 공식 제안할 예정입니다. 세주르네 위원은 “외국인투자가가 현지 근로자를 모집하고 배터리와 같은 특정 부문에서 기술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중국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자원 주도권 놓칠세라….中, 19개국과 희토류 네트워크 미국 주도의 ‘희토류 동맹’ 구축에 맞서 중국이 19개 개발도상국과 함께 희토류 채굴 협력을 강화합니다. 이를 통해 자원 공급망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국무원 총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산업망·공급망의 각 단계에서 이익 분배를 최적화하고 개도국의 이익을 더 잘 수호해야 한다”며 “군사용 등에는 신중히 대처해 안전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녹색 광물 국제 경제·무역 협력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는데 핵심 광물의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채굴을 위해 포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캄보디아·나이지리아·미얀마·짐바브웨 등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19개국이 참여하며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도 포함됩니다. BHP ‘72조원 인수 제안’ 뿌리친 앵글로, 테크와 합병 '속도' 세계 최대 광산 기업 BHP가 영국 광산 기업 앵글로아메리칸에 대한 인수 시도를 공식 철회했습니다. 앵글로는 캐나다 광산 기업 테크리소시스와의 합병에 속도를 내며 독자 노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인공지능(AI), 전기차 산업의 성장으로 구리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광물 기업들의 자원 확보 경쟁이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BHP는 “앵글로와의 합병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며 “외부 인수합병(M&A)보다 내부 성장 전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수 대상이던 앵글로는 테크와의 합병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두 회사는 올 9월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주요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앵글로와 테크의 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글로벌 자원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룸버그는 “AI시대에 구리 생산력 확대에 대한 갈증이 대형 M&A를 견인하고 있다”며 “구리는 광산 업체의 전략적 입지를 결정하는 핵심 사업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소비심리 8년래 최대…집값 상승 기대는 4개월만 꺾여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1.25 13:20:00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에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 여파로 집값 상승 기대 심리는 4개월 만에 꺾였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4로 전월(109.8)보다 2.6포인트 올랐다. 3개월 만에 반등했으며 2017년 11월(113.9)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한은은 소비 심리의 상승 배경으로 한미 관세협상 타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상회 등을 꼽았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소비 심리가 지난해 말 계엄 이후 많이 낮아졌는데 이후 미 관세 불확실성이 하나씩 해소되면서 기저효과로 많이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112)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와 함께 7월 11포인트 급락했다가 8월, 9월 소폭 상승한 뒤 지난달에는 무려 10포인트나 올라 2021년 10월(125)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10·15 부동산 대책' 영향에 소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10·15 대책 이후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로 가격전망지수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6·27 대책 직후인 7월(109)보다 여전히 높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8로 전월 95보다 높아졌다. -
[트럼프 스톡커] 11월만 6% 하락, 미장 '롤러코스터' 더 커질라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13:15:00미국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과 관세 불확실성, 사모대출 부실 우려 등 각종 변수에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 한마디에도 시장이 춤을 출 정도로 주가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AI 거품론을 둘러싼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를 때마다 대형 투자가들이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일이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영구적으로 나오지 않게 된 데다 추수감사절 휴장까지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2월 9∼10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올수록 금리 인하와 동결 확률도 출렁일 공산이 크다. ‘변동성 극심’ 미국 증시, “금리 추가 조정 여지” 뉴욕연은 총재 한마디에 반등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 20일(현지 시간) 장중 5% 등락을 거듭하다가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21일 돌연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1.08%)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종합지수(0.88%)가 모두 전날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이날 증시에 힘을 불어넣은 재료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금리 관련 발언이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그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0.50∼0.75%포인트만 상승시킨 것 같다는 추산치를 댔다. 이는 그가 지난 9월 4일 연설에서 관세 정책의 인플레이션 상승 효과를 1.00∼1.50%포인트로 추정한 것보다 떨어진 수치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상반기에 걸쳐 지속되겠지만 2027년에는 2% 목표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경제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둔화됐고 노동시장은 점진적으로 냉각됐다”고 평가했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뉴욕연은을 제외한 나머지 미국 지역 연은 총재 11명은 4명씩 1년 임기로 돌아가며 투표권을 행사한다. 올해에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 등이다. 공교롭게도 윌리엄스 총재를 제외한 4명의 연은 총재 투표권자들은 모두 최근 12월 금리 동결을 지지한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슈미드 총재의 경우는 아예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도 홀로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지역 연은 총재들과 달리 현재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스티브 마이런 이사 등 연준 당연직 인사 상당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2월 금리 결정을 두고 연준 내 이견이 이례적으로 팽팽한 상황이라 윌리엄스 총재의 한마디는 시장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어 놓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20일 39.1%에서 21일 71.0%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60.9%에서 29.0%로 쪼그라들었다. 금리 동결 확률이 19일까지만 해도 69.9%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뉴욕연은 총재의 말 한마디에 금리 예측치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시장이 불안한 상태에 있는 셈이다. 월가에서는 윌리엄스 총재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조율해 의견을 냈을 것으로 믿었다. 21일 증시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다만 엔비디아가 이날도 등락을 거듭하다가 0.97% 하락으로 마감했다는 점에서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만큼 큰 힘이 되지는 않았다. WSJ “아무도 이런 변동성 예상 못해”…월가, AI 버블 우려에 더 큰 혼란 대비 증시는 간신히 반등했지만 월가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20일 나스닥지수는 전날 장 종료 후 나온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 탓에 장 초반 2.58%까지 치솟았다가 장중 2.31%까지 주저앉았다. 뉴욕 증시에서 장중 변동폭이 5% 가까이 커지는 일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21일 반등에도 S&P500과 나스닥지수는 17~21일 한 주간 1.95%, 2.74% 하락했다. 11월 들어 21일까지는 각각 3.47%, 6.12%나 빠졌다. 11월 3주 동안의 낙폭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올 4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지난달 29일 207.04달러까지 올랐던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178.88%로 13.6%나 하락했다. 29일 5조 달러를 넘었던 엔비디아의 시가총액도 이 기간 4조 346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 열풍을 주도한 온라인 거래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달 들어서만 26.9% 내렸고,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30% 떨어졌다. AI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팰런티어 역시 22.8% 하락했다. AI 관련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엑스(X)의 ‘AI&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락폭도 10.3%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22일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월가가 격동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I 거품론, 경기 둔화, 차익 실현 요구 등이 시장에서 충돌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큰 변동성을 대비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시장 변동성에 투자하는 카이로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라몬 베라스테기 창립자는 20일 뉴욕 증시의 급등락을 두고 “내가 만나는 누구도 정확히 그 이유를 몰랐다는 게 이상했다”며 “사람들이 정말 질겁했다”고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WSJ는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우리는 매우 다른 것을 보고 있다”며 AI 거품론을 부정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황 CEO의 발언이 2000년 8월 실적 발표 때 유망 인터넷 기업으로 각광받던 시스코의 존 챔버스 CEO의 발언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챔버스 CEO는 당시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60% 이상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두 번째 산업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시스코의 주가는 이후 1년 동안 67% 하락했다. 투자회사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 역시 지난 20일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제목의 투자자 노트에서 현 AI 투자 상황이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WSJ는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중 내내 급등했는데 여기에 큰 베팅을 한 사람들의 걱정이 가장 심하다”고 짚었다. WSJ는 사모대출 부실 우려와 가상자산 급락도 투자자 우려를 키우는 부분으로 지목했다. 가상자산 가운데 시총 규모가 가장 큰 비트코인의 가격은 21일 8만 달러대까지 폭락하며 12만 달러가 넘었던 10월 최고치에 비해 33% 정도나 낮아진 상태다. 사모대출 관련 영국계 헤지펀드인 푸리에 자산운용의 올란도 게메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대출로 자금을 빌린 기업 가운데 일부는 과거 2∼3%대 금리로 현금 흐름의 7배까지 빌렸는데, 이제 그들이 다시 돈을 빌리려면 8∼10%의 이자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낙관론, 닷컴버블 때 시스코 CEO와 비슷”…27일 추수감사절 휴장 주요 외신들은 이번 주에는 뉴욕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각종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예정된 데다 휴장, 조기 폐장이 이어지면서 중요한 호재와 악재가 주가에 즉각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에는 ADP 주간 민간 고용 지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9월 소매 판매가 동시에 공개된다. 이날은 미국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가전제품 판매 대형 유통 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실적도 예정돼 있다. 26일에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중단됐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가 재개된다. 이어 27일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하고, 28일 증시도 오후 1시(한국 시간 오전 3시)에 조기 폐장한다. 이와 함께 셧다운 사태로 발표가 미뤄졌던 지난달 CPI는 결국 나오지 않게 됐다.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가장 중요한 물가 지표를 참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21일 10월 CPI 보고서 발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셧다운 사태 때 노동통계국 직원들이 휴직 상태에 있었던 탓에 소매 가격을 이제 와서 소급해 조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10월 CPI는 영원히 공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린 바 있다. 올 8월 1일 악화된 고용지표를 발표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시 해임된 에리카 맥엔타퍼 전 미국 노동통계국(BLS) 국장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현장 조사원들이 11월 중순에 코스트코에 가서 10월의 가격을 조사할 수는 없다”며 “10월 CPI 발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산하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이에 반박하는 입장도 냈다. 베선트 장관은 23일 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어떤 부문이 침체에 빠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주택 부문이 고전했고 금리에 민감한 부문이 침체에 빠져 있다”면서도 “나는 내년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올 7월 제정된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과 자동차 대출 이자 소득공제 등의 정책 덕분에 내년 1분기 노동자 가정에 상당한 환급이 이뤄지면서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서민 물가 상승에 관해서는 “서비스 경제 때문에 오른 것이라서 관세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이번주 미국 증시는 최근 지방 선거 완패, 억만장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설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 구상이 번번이 엇나가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협상 진행 상황도 국제 유가와 증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AI 거품론이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물가, 고용, 관세, 사모대출 부실 등 불확실성 요소가 너무 많은 까닭에 한 동안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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