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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美 대사에 "12·3 계엄령 민주주의 보여줘…한미동맹 이상 無"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12.12 21:00:00우원식 국회의장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국회의장 공관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가졌다. 우 의장은 이날 면담에서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의 지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도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버그 대사도 이에 공감을 표하며, 양측은 한미 동맹이 흔들림 없이 굳건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
英 매체 "尹, 레임덕도 아닌 데드덕…한국 위상 세울 새 리더십 필요"
국제 정치·사회 2024.12.12 20:28:49英 유력 일간지 가디언이 오는 14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과 관련해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치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탄핵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한국의 계엄령 사태에 대한 견해: 민주주의의 등대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기괴하고 끔찍한 시도"라고 혹평했다. 매체는 "정치적 아웃사이더였던 윤 대통령이 최고의 부패 방지 검사로 명성을 얻었으나, 아내의 행적 조사와 의회의 정책 방해에 분노했다"며 "낮은 지지율에도 국민이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디언은 "윤 대통령은 이미 권위주의적 성향 논란에 휩싸였고 언론자유는 급격히 악화했다"며 "이번 사태로 아시아의 보기 드문 민주주의 성공 사례인 한국의 위상이 실추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매체는 "임기 5년 중 2년을 넘긴 윤 대통령은 레임덕이 아닌 데드덕 상태"라며 "사퇴 로드맵이 아닌 즉각적인 선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70%가 탄핵을 원했으나 국민의힘이 투표를 보이콧한 것은 국익보다 당익을 우선시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북한 핵개발과 우크라이나 파병,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 등으로 한국의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치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집회 르포] '12·12 군사반란'후 45년…"민주주의, 다신 짓밟히지 않길"
사회 사회일반 2024.12.12 20:21:40“지금 이 순간이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아이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12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용인 시민 송 모(40대·여)씨는 큰마음을 먹고 부모님·아들·조카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처음 ‘총출동’했다. 이달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속 집회에 오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던 송씨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움직인 것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대국민 담화였다. 송씨는 “오늘 아침 담화 방송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서 너무 슬펐다”면서 “'결국 안 되겠구나, 윤 대통령에게는 희망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고 눈과 귀를 막았다는 것이 느껴져서 탄핵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네 번째 대국민 담화를 열고 대통령직 퇴진 요구를 거부한 날인 동시에,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 주도로 12·12 군사 반란 사태가 벌어진 지 꼭 45년째 되는 날이었다. 송씨는 “비슷한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사실도 너무 안타깝다. 그래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온 것"이라면서 “역사의 현장을 함께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울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이모(65·남)씨에게도 이날의 집회는 더욱 큰 의미를 가졌다.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씨는 “경기도 성남에 살아서 오기까지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만큼 탄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12·12 군사반란 당시 광주에 살던 고등학생이었다. 모든 역사적 비극을 직접 겪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더욱 어이가 없고 믿기지 않는다. 당시 계엄군은 인간도 아니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서 “오늘 담화 내용은 도저히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아직도 본인의 처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고 “박근혜 탄핵 촛불 시위 때도 안 나왔는데, 지금이 더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주말까지 일을 하느라 바쁘던 유 모(50대 후반·여)씨도 이날 처음으로 거리에 나섰다. 유씨는 “대국민 담화 방송을 보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하더라”면서 “'겁만 주려고 했다'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길래 너무 기가 차서 짬을 내서 참석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최근 계엄 사태에 경찰 수뇌부가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반드시 책임자에 대한 벌을 끝까지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씨는 “12.12 사태 당시에 죄를 지은 군인과 관련자들을 싹 척결했어야 하는데 사면을 했다. 그래서 똑같은 역사가 반복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절대 어떤 면죄부도 주지 않고 관여한 모든 이들을 찾아내 책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당대표의 징역형만 하더라도 여전히 윤 대통령이 권력을 갖고 있기에 대통령의 입맛에 맞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더 큰 죗값을 치러야 할 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손에 보이그룹 NCT의 응원봉을 들고 있던 유씨는 “지난주 토요일에 딸이 들고 갔는데, 오늘은 알바라서 내가 빌려왔다”면서 “14일 토요일엔 내가 일을 나가서…바톤터치로 딸이 들고 갈 예정”이라고 웃으며 응원봉을 흔들어 보였다. 한편 이날 집회는 경찰뿐만 아니라 직접 교통질서 관리에 나선 자원봉사자들, 의료 부스를 설치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한 의료인들도 참여하며 더욱 질서 잡힌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곳곳에서 핫팩과 따뜻한 음료수, 피켓 등을 무료 나눔하기도 했다. 이날 진보 성향 단체들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운동본부가 오후 6시부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데 이어 시민단체 촛불행동도 오후 8시부터 탄핵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민주노총 측 추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 기준 국회 일대에는 약 6만 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앞으로 매일 같은 장소에서 촛불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
[단독] “軍 차량 안전 대기”… 경기남부경찰청, 선관위 투입 계엄군 지원 정황
사회 사회일반 2024.12.12 19:37:26이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계엄군의 국회의사당 진입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관위연수원 등에 출동한 계엄군도 지원한 구체적 정황이 발견됐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계엄 당일 무전 기록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3일밤에서 4일 새벽 사이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기 수원시 선관위 연수원에 출동한 계엄군을 지원했다. 무전 내용에 따르면 과천 중앙선관위에 출동한 한 기동대 관계자는 4일 오전 1시 21분께 “현재 (선관위) 앞에 군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버스로 중선위 정문에 차벽 설치 예정”이라고 상부에 보고했다. 계엄군이 중앙선관위 청사에 진입해 전산실 내부로 들어간 시점 뒤에 경찰이 정문을 막은 것이다. 선관위연수원에 출동한 경찰 또한 마찬가지다. 4일 오전 1시 9분께 선관위연수원에 출동한 경기남부경찰청 수원서부경찰서 관계자는 “3공수 차량 한 대가 도착해 정문 쪽으로 이동시키겠다”는 보고를 남겼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오전 1시 29분께 “군부대 콤비차량 1대 농업 박물관 후문 쪽에 안전한 장소에 대기시켜놨다”고 보고했다. 농업박물관 후문은 선관위연수원과 도보로 불과 2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선관위연수원으로 출동한 다른 기동대 관계자는 "금일 근무 주임무는 외부에서 출입을 하려는 사람들을 차단하는 것이 주임무”라며 "아울러 울타리 안에서 외부로 나오는 것은 자유롭게 나갈 수 있도록 해주시면 되고 외부에서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려는 거만 차단 잘해주시면 되겠다”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편, 윤 의원에 따르면 계엄 선포 당시 경찰은 중앙선관위에 105명, 연수원에 106명 등 총 211명의 경찰력을 보냈다. 과천경찰서 초동대응팀 경찰관들은 K-1소총 5정에 실탄 300발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연수원으로 출동한 수원서부서 경찰관 일부는 권총 10정에 실탄 30발가량을 가지고 있었다. 조 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선관위에 경찰력을 보낸 것에 대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에 계엄군이 갈 예정’이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안전 조치를 위해 경찰을 투입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조 청장은 계엄 당일 22시 41분께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과 통화를 했는데, 3분 뒤인 오후 10시 44분께 김 청장은 경비과장에게 선관위와 관련해 경력 배치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비과장은 과천경찰서와 수원서부경찰서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을 포착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달 11일 김 청장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
국수본, 국방부 압수수색서 김용현 '보안폰' 확보
사회 사회일반 2024.12.12 19:02:3412·3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특수단)이 국방부와 수도방위사령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보안폰(비화폰)을 확보했다. 12일 특수단은 공조수사본부(공조본)를 함께 꾸린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와 서울 동작구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를 상대로 강제수사를 나섰다. 이 과정에서 특수단은 국방부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증거인 김 전 장관의 비화폰을 확보했다. 특수단은 비화폰의 서버가 위치한 수방사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김 전 장관이 퇴임 전에 사용하다 국방부에 반납한 것으로 알려진 비화폰은 이번 사태의 ‘스모킹건’으로 불리고 있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계엄사령부 지휘부가 계엄 당시 해당 비화폰을 사용해 명령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화폰은 도청방지 휴대전화로, 높은 수준의 암호화 기술이 적용돼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포렌식이 제한적이다. 통화 녹음 및 녹취도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해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해독이 되더라도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특수단이 비화폰의 통화기록이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수방사를 압수수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특수단의 이번 압수수색은 공조본 구성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와의 첫 공조수사에 해당한다. 압수수색 영장은 중앙지검을 통해 청구돼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
[여명]'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사는 힘
산업 중기·벤처 2024.12.12 18:49:48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1일 12·3 계엄 사태에 대해 내놓은 보도문은 치욕적이다. 사태 발생 후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더니 고르고 골라 우리를 향해 던진 단어가 ‘아비규환’이다. 북한의 막말 도발이 하루 이틀된 일도 아니지만 가진 게 없어 주민들이 배를 곯는 게 일상이고 군인들을 남의 나라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실어 나르는 북한이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참상’이라고 대한민국을 비웃었다. 북한만큼 공식적으로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이웃국들의 시선도 수치스럽고 모욕적이다. 중국의 한 매체는 “한국 드라마가 흥미롭다고는 하나 한국 현실은 더 흥미진진하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극우 정치인들 사이에서 “다케시마 탈환 기회가 왔다”는 ‘헛소리’가 나왔다. 혈맹 미국은 국방부 장관이 방한 일정을 연기하는 식으로 점잖게 한국을 패싱했다. 모든 게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 불길이 국민들의 마음속에서만 치솟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외교·안보 전반으로 화염이 실질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치적 자해를 한 대한민국 최고 통치자와 외교를 하겠다고 나설 상대국이 없다. 호시탐탐 군사적 위협을 하는 북한에 대응할 안보 태세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다. 수출 계약을 위해 해외 파트너사를 찾았던 중소기업인은 당분간 보류하자는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듣고 현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연말 단체 모임 줄취소로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한숨만 거듭 내쉬고 있다. 연말에 집중해 소외 계층 후원을 계획했던 단체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닥친 재앙이 누구 탓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잘못이 아니라고만 하다가는 다 같이 침몰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화가 나더라도 소리만 지를 게 아니라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일은 뭘까. 어렵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사는 것이다. 어떠한 고난과 위기 속에서도 일상을 지키는 힘이 있음을 서로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 시국에도 모여서 밥을 먹고 한 해를 돌아보며 내년을 기약하고’ ‘주말에 가족들과 지역 축제를 찾는’ 일상이 비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누군가의 생계 유지를 돕는 소중한 행위임을 존중해줘야 한다. 그게 서로를 위한 진정한 연대다. 국민 개개인이 크고 작은 일상을 놓지 않아야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불안감도 잦아든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한 사람의 자충수로 무너지는 나라가 아님을, 우리가 증명해야 할 때다. 우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수록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도는 더 떨어진다.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안다. 하지만 국민들이 모두 담담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 일반 국민들과 함께 사회의 리더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 어려울수록 은화처럼 맑은 정신으로 나라를 지켜야 하는 군인, 특히 지휘 체계 상단에 있는 장성들은 국민들 앞에서 더 이상 눈물을 보이지 말라. 군인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군인 걱정을 하게 하나. 국회의원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때다 싶어 시위에 나가려고 아이돌 응원봉을 고르거나 유튜브 실시간 방송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시위 현장은 시민들이 알아서 잘 지키고 있으니 의원들은 국민과 기업을 위한 법 만드는 데 더 매진하는 게 옳은 일이다. 지자체장들도 1인 탄핵 촉구 시위할 여유가 있으면 혹한기 민생을 더 살피시라. 이럴 때일수록 소외되기 쉬운 취약 계층과 위험 시설 현장을 한 번이라도 더 찾는 게 마땅하다. 미국 수필가 해리 골든은 단편 ‘쇼는 계속돼야 한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아이를 묘지에 묻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작업대 앞에 앉았던가.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등골이 휘는 괴로움과 슬픔에도 자식을 챙기고 잡다한 집안 일을 했던가.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쇼를 감히 멈출 수 없다.” 가장 쉬운 듯 보이지만 몹시 어려운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이어가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다. -
하야 거부한 尹 “비상조치가 어떻게 내란인가”
정치 정치일반 2024.12.12 18:31:16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 윤 대통령은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 퇴진을 거부하고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강변해 탄핵 정국과 내란죄 수사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로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나”라며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는 당 대표의 유죄 선고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 단 하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9분간 이어진 담화의 대부분을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을 ‘국정 마비와 국헌문란을 벌이고 있는 세력’으로 지목하며 △178회에 달하는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 탄핵 추진 △27번의 위헌적 특검 법안 발의 △면죄부 셀프 방탄 입법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것이 국정 마비이자 위기 상황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날 윤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번에 국방장관에 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엄이 부정선거 의혹 확인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선관위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국정원이)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며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또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2년 이상 한국 내 군사시설들을 촬영한 중국인 3명이 최근 적발됐으며 지난달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40대 중국인이 잡혔다며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형법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하려 했지만 거대 야당이 완강히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단 한순간도 개인적 인기나 대통령 임기, 자리보전에 연연해온 적이 없다”며 “자리보전 생각만 있었다면 국헌문란 세력과 구태여 맞서 싸울 일도 없었고, 이번과 같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닷새 만에 대국민 담화로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 21건과 시행령 21건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이 법률 심의 안건을 재가한 것은 하야를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인사권을 행사했으며 11일에는 비상계엄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
'與 곽규택 친형' 곽경택 감독 “투표 불참에 나도 실망, 尹 탄핵돼야”
서경스타 영화 2024.12.12 18:25:48영화 ‘소방관’의 곽경택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곽 감독은 12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을 생각하면 솔직히 저도 아직 심장이 두근거린다"면서 "아마도 많은 분이 저와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이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곽 감독은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의 형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이후 해당 사실이 주목받았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영화 불매 운동 움직임이 나타나자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를 모티브로 한 휴먼 드라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투신하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4일 개봉했다. -
성난 민심 기름부은 尹…헌정사 3번째 대통령 탄핵 '초읽기'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12 18:22:47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호소하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자 아슬아슬하게 버텨온 ‘탄핵 저지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질서 있는 조기 퇴진’ 대신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 선언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속속 ‘탄핵 열차’에 올라타는 모습이다. 친윤(친윤석열)계가 ‘탄핵 반대’ 당론을 사수하기 위해 권성동 의원을 원내사령탑에 선출했지만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직무정지가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인 진종오·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당 청년최고위원인 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결정에 대해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닌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우리 선택이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인정하고 신속하게 교정해야 한다”며 “표결에 반드시 참여해서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의원이 ‘탄핵 찬성’ 대열에 합류해 탄핵 가결 정족수(200명)를 채우기 위한 여당의 이탈표는 불과 ‘1표’만 남은 상황이다. 당내 여론은 특히 탄핵안 가결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낙마한 김태호 의원을 선택한 34명,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상설특검 요구안에 찬성표를 던진 여당 의원 22명 중 절반가량만 탄핵 찬성에 합류해도 가결 요건을 무난히 채울 것이라는 계산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담화 내용이 ‘탄핵 저지’에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엄 선포는 문제없는 통치행위”라는 민심과 동떨어진 해명이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비주류 소장파 의원들에게 탄핵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대통령 담화가 국민들이 보기에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탄핵을 막아내자’는 명분이 약해졌다”며 “이탈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 대표 역시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사실상 내란을 자백했다”며 여당 의원들의 ‘탄핵 찬성’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20여 명 규모로 알려진 친한계·비윤계 의원들의 막판 결집도 예상된다. 한 친윤계 의원은 “경험이 많은 중진들이 ‘시간을 벌자’며 탄핵을 막고 있지만 막기 힘든 분위기”라며 “원내대표로 윤핵관인 권 의원이 선출되며 친한계의 반발 심리가 더 커진 점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여전히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영남권의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대통령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단하도록 설득하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에서 탄핵에 반대한다”며 “한 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탄핵 찬성’ 의사를 내린 것에 동의할 수 없고, 권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 당론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도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라며 탄핵안 표결 당일인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변경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14일 오후 표결을 진행하기로 중론을 모았다. 탄핵 추진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탄핵 사유를 촘촘히 보강해서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 “헌법 51조로 인해 재판이 지체될 가능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할 방법을 고민하며 발의 시점을 더 갖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극단적 망상의 표출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미 탄핵을 염두에 두고 헌법재판소 변론 요지를 미리 낭독해 극우의 소요를 선동한 것”이라며 “나아가 관련자들에 증거 인멸을 공개 지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12·3 계엄’을 고도의 통치행위로 규정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억지 논리로 극우 진영의 표를 모아 정치적 밑천을 만들자는 추악한 잔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만파식적] 카키스토크라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2 18:12:01영국 국왕 찰스 1세가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려다 의회파 등의 반란에 직면했다. 당시 1644년 8월 옥스퍼드의 성모 마리아 교회에서 폴 고스놀드 목사는 반란 세력을 겨냥해 ‘온건한 군주제’를 광기 어린 ‘카키스토크라시(kakistocracy)’로 전락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카키스토크라시는 어리석고 저열한 사람들의 통치를 뜻한다. 최악을 뜻하는 그리스어 ‘카키스토’와 정치를 의미하는 ‘크라시’를 합친 말이다. 19세기까지 영미권의 보수적 귀족·지식인들은 엘리트 계층의 통치와 대비되는 중우정치의 미숙함을 비꼬는 데 이 말을 썼다. 20세기 이후에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 세력을 비판하는 시사용어로 쓰이고 있다. 내년 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영미권에서 카키스토크라시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9일 ‘2024년의 단어’로 카키스토크라시를 꼽았다. 해당 단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성 매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극우주의자 맷 게이츠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이후 구글 검색 순위 2위까지 급등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도 이달 9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대중들은 이제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없고, 그들이 정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미국 등의 정치 상황을 ‘카키스토크라시’로 진단했다. 근래에는 부패한 권력을 빗댄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도 주목받고 있다. 절도를 뜻하는 그리스어 클렙토마니아(kleptomania)가 합성된 용어다. 카키스토크라시가 주로 서방국가의 정치 퇴행을 비판하는 데 활용되는 반면 클렙토크라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비롯한 비(非)서방 권위주의 국가의 권력형 부패를 지적하는 데 주로 쓰이고 있다. 한국도 불법 비상계엄에 따른 국헌 문란 사태, 끝없는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정치권의 극한 대결 속에서 정국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시급히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등 헌법 질서를 복원하지 못하면 우리도 카키스토크라시·클렙토크라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
[무언설태] ‘별 17개’ 軍 수뇌부 직무정지…안보 틈새는 없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2 18:07:23▲비상계엄 사태로 군 수뇌부가 줄줄이 직무 배제되거나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12일 계엄사령관으로 활동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직무 정지를 결정했습니다. 앞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 육군 중장 3명의 직무도 정지됐는데요. 군 수뇌부의 연쇄 공백 사태로 “별 17개의 빛이 바랬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우리 군의 지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지 걱정스럽습니다. 국헌 문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하되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지휘부 공백을 서둘러 수습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가 3년 만에 개정하는 에너지기본계획 초안에서 원전과 관련해 ‘가능한 한 의존도를 저감한다’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최대한 활용한다’고 명기할 예정이라고 12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속해온 원전 의존 저감 정책을 버리고 원전 활용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인데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강행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던 원전 산업이 붕괴될 뻔했는데 다시는 이런 자해극이 없어야 합니다. -
'분당 위기' 與…한동훈 "尹 출당·제명"에 친윤 "韓 사퇴하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12 18:02:05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조기 퇴진을 거부하고 탄핵과 수사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 찬성은 물론 출당·제명까지 주장했다. 이에 친윤(친윤석열)계는 2차 탄핵안 가결 시 한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며 위협했고 한 대표는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밝혀 당내 분열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친윤계의 수적 우위가 확인된 가운데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출당·제명 요구에 대해 “대통령이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할 것”이라고 일축하며 한 대표와 입장 차를 보였다.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긴급 대국민 담화로 여당의 분열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사말을 위해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해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 조치를 위한 긴급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고 전하며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이제는 정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주의 관점에서도 용납하지 못할 만한 대통령의 담화”라며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 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의 작심 발언에 좌중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사퇴하라” “무슨 소리를 하고 있나” “이건 심하다” 등의 고성이 빗발쳤다. 대통령실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특히 한 대표의 ‘내란 자백’ 발언에 벌떡 일어나 “대통령이 무엇을 자백했다는 말씀이냐”고 따졌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도 “의원들과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고 그런 결정이나 발표를 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에 맞느냐”고 지적했다. 발언을 마친 한 대표가 의총장을 떠난 후 원내대표 경선이 실시된 결과 친윤계가 지지한 권 원내대표가 총 106표 중 72표를 얻어 당선됐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지지한 김태호 의원은 34표에 그쳤다. 당초 김 의원의 신승을 예상하는 분위기도 감지됐으나 선거 직전 한 대표의 발언에 반감을 느낀 친윤계가 권 원내대표에게 몰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적 우위에 있는 친윤계가 계파 헤게모니 싸움에서 승리하자마자 ‘한 대표 체제 붕괴론’이 떠올랐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장동혁 최고위원은 탄핵 가결 시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기자의 질문에 “(탄핵이 가결되면) 지도부가 다 붕괴돼야 한다”며 “(지도부가) 있으면 이상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도부에 한 대표도 포함되느냐’는 물음에는 “최고위원회가 붕괴되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 대표에게는 14일 예고된 탄핵안 가결 시 책임론에 따른 자진 사퇴설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따른 강제 사퇴설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비대위 전환은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의 사퇴로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측근들에게 “계엄을 막은 정당이 계엄을 옹호해서는 안 된다”면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원내 지휘봉을 새로 쥔 권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요구한 윤 대통령의 출당·제명 조치에 즉각 제동을 걸고 나와 여당의 내분 양상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원내대표는 “윤리위를 소집해서 제명하는 것보다 그런 의사를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대통령이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또 원내수석부대표에 재선의 박형수 의원,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원내대변인에 같은 초선의 김대식 의원과 서지영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들은 영남을 지역구로 둔 친윤계로 분류돼 권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
檢, 복지부 장관 소환…국무위원 수사 개시
사회 사회일반 2024.12.12 17:54:26검찰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가운데 처음으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당시 국무회의에서 어떠한 논의가 오갔는지 등을 겨냥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 엔진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경찰도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2일 조 장관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전 5분 동안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11명 가운데 소환 조사를 받는 건 조 장관이 처음이다. 당시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다만 조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와 관련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이 조 장관을 불러 조사하면서 예의 주시하는 건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 또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등이다. 특히 전공의 관련 내용이 포고령에 포함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당시 발표된 포고령에는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고, 위반 때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검찰이 조 장관을 불러 조사한 만큼 향후 다른 국무위원들로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도 이날 긴급체포 된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그간 국회에서 발언과 달리 비상계엄 발령 수시간 전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비상계엄 내용을 들었던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경력을 파견해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에 출입하려는 국회의원들을 막아 내란에 동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군의 국회 입성에 조력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행정안전부에서 공개한 ‘서울경찰청 지휘망 녹취록'에 따르면 이달 3일 오후 11시 57분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에게 “수도방위사령부 대테러 특임대 등 수방사 관련자들이 도착하면 바로 출입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경찰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김 전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폰’ 등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수도방위사령부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경찰은 국방부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증거인 김 전 장관의 비화폰을 확보했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계엄사령부 지휘부는 계엄 당시 비화폰을 통해 지시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도청방지 휴대전화인 비화폰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포렌식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화폰의 서버는 수방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국수본은 '국수본-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공조수사본부)간 중복수사를 방지하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실무자 회의를 실시했다. -
민주노총, 대통령 관저 앞 집회…충돌 없이 퇴진 구호
사회 사회일반 2024.12.12 17:53:11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면서 대통령실 앞에 이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오후 2시 서울 숭례문 앞에서 약 1만 명 참여 정권 퇴진 집회를 했다. 이후 용산 대통령 실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인근에는 경찰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추가 행진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끼리 몸이 뒤엉켰지만, 양 측은 폭행 등 물리적인 충돌을 하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 관저 앞으로 이동을 결정했다. 경찰은 경찰버스 등을 동원해 주요 차로를 막았다. 먼저 관저 앞에 이동한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집회 참가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이어가고 있다. 관저 앞 집회 참가들 중 경찰벽을 통과해 관저를 진입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민주노총은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나라를 지키기 위한 판단”이라며 “수사와 탄핵에 대해 맞서겠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숭례문 앞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윤석열 퇴진을 위한 광장을 만들었다”며 “윤석열이 체포되고 구속돼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
계엄쇼크에 주식 팔아 현금 쌓는 개미들…CMA 잔액 2.5조 증가
증권 정책 2024.12.12 17:46:0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처분한 뒤 보유 자금을 현금으로 묶어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져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관망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인 3일 83조 8355억 원에서 11일 86조 3067억 원으로 2조 4712억 원 증가했다. CMA 잔액은 올 8월 23일 88조 1608억 원까지 늘었다가 이달 초 83조 원대까지 감소한 바 있다. CMA는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루만 맡겨도 시중은행 입출금 통장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주기에 통상적으로는 고금리 시기에 각광을 받는다. 특히 이 기간 CMA 잔액의 증가분은 대부분 개인 자금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CMA 잔액은 3일 71조 6829억 원에서 11일 73조 8873억 원으로 2조 2044억 원이 늘어 전체 증가분의 89.2%를 차지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요동 친 증시 대기 자금은 CMA뿐이 아니다. 투자자 예탁금의 경우 3일 49조 8987억 원에서 11일 52조 9228억 원으로 3조 241억 원 더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반대로 같은 기간 16조 5658억 원에서 15조 3107억 원으로 1조 2551억 원이 더 줄었다. 신용융자 잔액이 15조 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8월 27일(15조 8785억 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투자자들이 최근 위험자산 투자를 지양하고 보유 자금을 대거 현금화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근 일반 투자자의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은 것은 가뜩이나 부진했던 국내 증시가 정치 불확실성까지 떠안게 돼 당분간 큰 반등을 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들은 이달 4~12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1조 7573억 원, 6650억 원 등 총 2조 422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들은 이날도 코스피지수가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이후 등락을 거듭하자 상승장에서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444억 원어치 주식을 내던졌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 뒤로는 해외 주식조차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매집하지 않는 모양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한국의 경제 기초 체력 자체가 흔들리게 된 만큼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증시에 참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 상황이 워낙 녹록지 않다 보니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내년 3000선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등 각종 정책도 현재로서는 별 다른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으로 이달 골목상권 매출과 외국인의 국내 소비가 5% 훼손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04%포인트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시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것”이라며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최근 증시가 반등했으나 정치 리스크를 경계한 차익 실현, 업종 순환매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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