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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왜 이러나…1년 새 코스닥 최대 순매도
증권 국내증시 2024.03.08 18:57:12지난달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1년여 만에 가장 큰 매도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들은 특히 금융위원회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 이후 연일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투기성 목적을 위한 ‘단타 시장’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1조 5603억 원을 순매도했다. 순매도액을 월별로 따졌을 때 지난해 3월(1조 7076억 원) 이후 최고치다. 이달에도 기관은 7일까지 4231억 원을 순매도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의 밸류업 도입 발표가 있었던 1월 24일부터 이날까지 30거래일 동안 3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2조 6827억 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이 던진 물량은 모두 개인투자자들이 소화했다. 2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1조 7214억 원을 순매수하며 월별 순매수액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서도 7일까지 코스닥에서 5326억 원을 사들였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인 ‘기업가치 제고→투자금 유입→기업가치 제고’의 선순환 구조를 무색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원청)과 중소기업(하청) 간 산업 이중구조를 장기 투자 유인을 떨어지게 하는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스닥 기업은 대기업의 하청 업체인 경우가 많고 중소 벤처는 모험자본의 성격을 띤 경우가 다수”라고 분석했다. 밸류업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일본도 탄탄한 중소기업 생태계가 뒷받침됐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일본은 100년 기업 3만여 곳 중 중소기업의 비율이 98%가 넘는다. 기관들은 공모주 매매도 상장 직후 곧바로 처분하는 단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코셈(360350)과 이에이트(418620)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 확약’에 참여한 기관의 비율은 각각 8.9%, 1.5%에 불과했다. 케이웨더(068100)(3.4%), 스튜디오삼익(415380)(4.3%), 포스뱅크(105760)(4.8%), HB인베스트먼트(440290)(5.8%)도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에코프로비엠(247540)·포스코DX(022100)·엘앤에프(066970)·HLB(028300) 등 대형주들이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하면서 ‘코스닥 디스카운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코스피시장에는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여력을 충분히 갖춘 기업이 많지만 코스닥에는 그렇지 않다”며 “기업 규모 등 특성을 고려해 장기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유인책을 폭넓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차익매물' 쏟아내는 사모펀드…금융지주 '밸류업' 발목잡나
증권 국내증시 2024.03.08 18:00:00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힘입어 국내 금융주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년 전 국내 금융지주사에 투자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앞다퉈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들 사모펀드 운용사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 실현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글로벌 펀드들과의 제휴를 통한 해외 투자 확대 등을 목표로 투자받았던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주주 구성만 바뀌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EQT프라이빗캐피털은 신한금융지주 지분 총 4155억 원어치(929만 7000주, 지분율 1.8%)를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로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주당 가격은 EQT의 4년 전 매입 단가인 2만 9600원 대비 54% 높은 4만 4688원으로 결정됐다. 그간 배당금과 리캡 등으로 회수한 금액을 포함하면 EQT가 신한금융 투자로 올린 내부수익률(IRR)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2020년 1조 1582억 원(3913만 주)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EQT의 전신인 베어링PEA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두 곳의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신한금융으로서는 우호 주주를 확보하는 동시에 전 세계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글로벌 펀드들과 협업해 해외 공동투자 기회 등을 모색하려는 전략적 제휴 성격이었다.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4년의 시간이 흘렀고 어피너티와 EQT는 주가 상승 기회를 맞아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어피너티도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4000억 원 규모 이상의 신한금융 지분을 정리해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올해 들어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금융지주 지분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힘입어 금융주가 모처럼 날개를 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도 2016년 투자했던 우리금융지주(316140) 지분 5.57% 중 일부인 약 1.7%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해 423억 원이 넘는 차익을 냈다. 매입 당시 주당 1만 1000원이었던 주식을 1만 4370원에 판 것이다. KB금융(105560)지주 역시 2020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을 대상으로 2400억 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는데 칼라일은 지난달 EB를 주식으로 전환해 전량 매각했다. 해당 주식들은 국내외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와 사모펀드 운용사 간 전략적 제휴가 사모펀드에는 우수한 투자 수익을 안겨준 반면 국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특별히 얻은 게 없다는 것이 전반적 평가다. 투자 유치 당시 목표로 했던 전략적 이득 없이 또 다른 펀드로 주주 구성만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모펀드 주주들이 잇달아 지분 매각에 나서 한창 상승세를 탄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대량의 금융지주 주식 물량이 단기간 내에 추가로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모펀드 보유 지분이 남아 있는 금융지주의 경우 주가가 오르면 오버행 이슈가 반복될 것이라는 인식에 시장 참여자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제휴를 위해 주주로 확보했던 사모펀드들이 오히려 주가 부양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들이 보유 지분을 추가로 매각해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 금융지주 주가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의 지분 매각으로 오버행 이슈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지면서 KB금융 주가가 올 들어 40% 이상 오른 것이 대표 사례”라며 “사모펀드들이 지분을 정리해가면서 이들로부터 투자받은 금융지주들의 주가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
외환거래 하루 40조…최상목 "시장규모 맞게 구조개선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3.07 18:12:33외국인 투자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외환거래 규모가 4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외국인 투자가 유입을 통한 자본시장 발전과 늘어난 외환거래 규모에 걸맞은 외환시장 제도 개선에 나서며 은행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외환시장 선도 은행으로 선정된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산업은행) 수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기업 밸류업’의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인 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성공을 위한 은행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제도 초기 연장 시간대 시장 조성 및 외국 금융기관들의 참여 촉진 등을 위해 힘써달라며 “7월 본격 시행 전에 준비가 완료될 수 있도록 회계·전산 등 은행 내부 시스템 구축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외국인 투자가가 유입되려면 외환시장 구조 개선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해외 소재의 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이 외환시장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추후 달러화·유로화·엔화 등처럼 원화도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가의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여 국내 증시를 포함한 원화 자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외환시장이 선진화되면 국내 시중은행들도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이 외국환 중개 기관을 통해 거래하는 은행 간 외환거래 규모는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외국환 중개 회사를 통해 하루 평균 거래한 외환 규모는 310억 8000만 달러(약 41조 원)에 달한다. 2021년 210억 5000만 달러(약 28조 원) 수준이던 거래 규모는 외국인 투자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2년 새 48%나 성장했다. 여기에 시장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진다면 국내 기관들은 한층 더 경쟁력 있는 환율로 외환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런던 등에서의 현지 영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과 관련, “국내 은행들은 원화 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역외 소재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원화 환전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또 외환 스와프 시장까지 연장되며 역외 투자자의 단기 헤지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런던에 외환 딜러를 파견하는 한편 싱가포르와 런던 지점의 RFI 등록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중 런던에 약 20명 규모의 딜링센터를 구축하고 RFI 등록을 신청한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올 7월 런던 지점에 외환 트레이딩 데스크를 설립하기로 했고 NH농협은행은 올 4분기 런던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할 계획이다. 지난해 런던을 중심으로 자금시장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신한은행도 런던 지점에 외환 딜러를 보내기로 했다. -
상장사 58%가 'PBR 1 미만'…"페널티보다 인센티브 늘려야"
증권 국내증시 2024.03.07 16:58:14국내 코스피 상장기업 10개 중 근 6개꼴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금융 당국은 2026년까지 PBR이 1을 넘지 못하면 거래소에서 퇴출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를 그대로 벤치마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와 같은 페널티는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밸류업 인센티브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의 PBR을 분석한 결과 전체 2670개 기업 중 PBR이 1 미만인 기업은 1142개(4일 기준)에 달했다. 상장기업 전체의 42.8%가 해당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코스피 953개 기업 중 549개(57.6%), 코스닥은 593개(34.5%)가 PBR이 1보다 낮았다. 특히 PBR이 0.5 미만으로 초저평가된 기업도 코스피가 284개(29.8%), 코스닥이 169개(9.8%)에 달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1 미만이면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결과에 금융 당국이 밸류업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카드로 ‘저PBR=페널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상장기업도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거래소 퇴출이 적극적으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차 공개된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자율에만 맡겨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봇물처럼 터지자 나온 발언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과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금융 당국이 ‘맹탕 밸류업’ 논란에 강제성을 보완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이 원장의 발언이 일본 금융 당국의 ‘PBR 1배 이하 기업 상장 폐지’ 방침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도쿄거래소는 지난해 4월 상장사 3300여 곳에 공문을 보내 “PBR이 1배를 밑도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달라”고 주문하며 “PBR 1배 미만 상태가 계속되면 2026년에 상장폐지 목록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2022년 말 상장사 1800여 곳 중 51%에 달했던 PBR 1 미만 기업 비율은 지난해 말 44%로 떨어졌다. 실제 기획재정부도 상속·증여세 개편과 관련해 일본의 사례를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상장폐지된 기업의 경우 상속이나 증여세를 매길 때 장부가를 기준으로 과표를 산정한다. 이 때문에 PBR 1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가 되면 증여·상속세 과표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PBR이 0.5인 기업이 상장폐지된다면 과표 기준이 시가에서 장부가로 바뀌기 때문에 과표 범위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자연스레 페널티가 부여되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행법상으로는 상장폐지가 돼도 과표 범위는 시가가 우선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방법으로 페널티를 부여하려면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만 일본 금융 당국이 실제로 PBR 1이하인 기업을 상장폐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장폐지의 본래 목적이 회사가 망하기 전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인데 PBR이 일정 기간 1보다 떨어진다고 해서 기업의 존폐를 결정짓기에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며 “일본의 상장폐지 관련 발언도 기업 참여를 유인하기 위한 ‘엄포’와 ‘의지’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기업 경영진이 책임을 물을 때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90도로 숙이는 사죄 문화가 발달했다”며 “밸류업 때도 이런 기업 문화가 영향을 미쳐 불성실하게 참여한 기업에 대해 여론이 질타하고 기업이 사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금융위가 밸류업 발표 당시 ‘페널티보다는 인센티브’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페널티는 ‘좁게’, 인센티브는 ‘폭넓게’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밸류업과 관련해 페널티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기업이 상장을 꺼리는 바람에 전체 자본시장 파이가 줄어들 수 있다”며 “상속세가 줄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고 자연스레 주가를 비롯한 PBR 등도 증가한다는 게 국제적인 대세로도 자리잡고 있다”고 제언했다. -
거래소 "밸류업 가이드라인 5월로 앞당겨 공개"
증권 국내증시 2024.03.07 15:07:52한국거래소가 실질적인 주가 부양을 요구하는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지침(가이드라인) 공개 시점을 기존 6월에서 5월로 한 달 더 당기기로 했다. 거래소는 정은보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준비하는 자문단 첫 회의도 개최했다. 거래소는 7일 이 기관 인사 1명을 비롯해 학계 3명, 금융투자 업계 4명, 기업·유관기관 4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기업 밸류업 자문단 첫 회의를 갖고 5월 세미나에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방안 1차 세미나에서 6월까지 세부 사항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이사장은 회의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차질없이 추진돼 자본시장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중·장기 관점에서 지혜를 모을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에 속도를 높여 상반기 안에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한 계획을 더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단장을 맡은 자문단은 앞으로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과 지원 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 밸류업 우수 기업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지수을 개발하는 데 자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인 하반기부터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살펴 우수 사례를 발굴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이번 자문단 출범과 함께 상장기업 대상 간담회도 연이어 개최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는 대기업, 중견기업, 성장기업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다음달 이후부터는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한편 이날 자문단 회의에는 구독자 307만 명을 보유한 경제 관련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운영자인 전석재(슈카)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에도 참여해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지적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지적한 유튜버 '슈카월드', 밸류업 자문단 참여
증권 국내증시 2024.03.07 12:00:00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자문단이 7일 공식 출범했다.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슈카월드의 슈카(전석재 씨)도 참석했다. 자문단은 이날 11시께 킥오프 회의를 기점으로 공식 출범했다. 자문단은 위원장인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학계 3명, 투자자 4명, 기업·유관 기관 4명, 한국거래소 1명으로 총 12명 규모로 구성됐다. 이번 자문단 회의에는 307만 구독자를 보유한 전 씨도 참석했다. 전 씨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자문단은 매월 1~2차례 정기 회의를 개최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세부 추진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로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모니터링하면서 밸류업 우수 사례를 발굴 검토할 방침이다. 자문단은 이달부터 기업 규모에 따라 대기업, 중견기업, 성장기업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지역 기업들을 위한 지역별 릴레이 설명회를 개최해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선다.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5월 2차 공동세미나에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겠다는 설명이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판단하에 다양한 시장참여자와의 상시소통을 위해 자문단으 구성했다”며 “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자문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가이드라인 제정작업 속도를 높여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자사주 소각' 금호석유화학, 목표가 19만 4000원 상향"
증권 국내증시 2024.03.07 08:55:20키움증권은 7일 기보유 자사주의 절반을 소각하는 금호석유(011780)화학의 목표주가를 18만 8000원에서 19만 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이 기존 보유 자사주의 절반인 262만여주(지분 9.2%)를 2026년까지 3년간 분할 소각하기로 한 데 대해 “‘밸류업’과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등 최근 당국과 시장의 주주환원 제고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호석유화학이 내년까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가 기보유 자사주 절반이 아니라 전량을 소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연구원은 “향후 주총 결과에 따라 최소 보유 자사주 50%인 9.2%를 3년간, 혹은 100%를 2년간 소각하게 됨에 따라 기업가치 개선에 매우 긍정적인 이슈”라고 분석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사업성 자체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사업 전반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영업이익 약 3600억 원을 창출하며 국내 기초 유화사 중 상대적으로 견실한 사업 수익성을 시현했다”며 “교체타이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을 전망하므로 수익성 개선 시점도 타사 대비 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재무 건전성(부채비율 약 28%)에도 불구하고 성장 설비투자(캐펙스·CAPEX)가 두드러지지 않아 일부 시장에서 제기됐던 비핵심 사업 투자 리스크가 감소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하는 파라다이스, 주주환원 정책 기대"
증권 국내증시 2024.03.07 08:47:29파라다이스(034230)가 전날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자사주 매입, 배당 성향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이 잇따를 거라고 평가하며 투자의견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와 코스피 이전상장 승인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가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 2013년에 이어 11년 만이다. 당시 회사는 코스닥 우량기업의 이전상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이전상장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GKL, 강원랜드, 롯데관광개발 등 기존 유가증권 상장기업과 동종그룹을 형성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 동행이 가능한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를 높이고 투자자 저변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은 “밸류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인해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업종 내에서 강원랜드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큰 업체임에도 나홀로 코스닥에서 거래돼왔다”며 “코스피 이전을 통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고 이미 코스피에서 거래 중인 동종업체들과 섹터를 구축해 기업가치 재평가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4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 6월 상장 예비심사 승인·신규 상장 및 코스닥 상장 폐지 신청, 7월 신규상장 신청 승인 및 매매 개시 등 이전상장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자사주 매입, 배당 성향 확대,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사적 신저가 수준인 주가에 대해서는 “작년에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오롯이 악재만 반영돼있다”며 “저평가를 벗어날 때”라고 했다. 주가를 끌어내렸던 인스파이어 카지노 개장이 지난달 초 이뤄졌으나 2월 숫자에는 악영향이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파라다이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만 7000원은 종전대로 유지했다. -
상장사 58%가 '저PBR'인 韓…"페널티보다 인센티브 늘려야"
증권 국내증시 2024.03.06 17:48:39국내 코스피 상장기업 10개 중 근 6개꼴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금융 당국은 2026년까지 PBR이 1을 넘지 못하면 거래소에서 퇴출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를 그대로 벤치마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와 같은 페널티는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밸류업 인센티브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의 PBR을 분석한 결과 전체 2670개 기업 중 PBR이 1 미만인 기업은 1142개(4일 기준)에 달했다. 상장기업 전체의 42.8%가 해당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코스피 953개 기업 중 549개(57.6%), 코스닥은 593개(34.5%)가 PBR이 1보다 낮았다. 특히 PBR이 0.5 미만으로 초저평가된 기업도 코스피가 284개(29.8%), 코스닥이 169개(9.8%)에 달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1 미만이면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결과에 금융 당국이 밸류업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카드로 ‘저PBR=페널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상장기업도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거래소 퇴출이 적극적으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차 공개된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자율에만 맡겨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봇물처럼 터지자 나온 발언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과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금융 당국이 ‘맹탕 밸류업’ 논란에 강제성을 보완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이 원장의 발언이 일본 금융 당국의 ‘PBR 1배 이하 기업 상장 폐지’ 방침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도쿄거래소는 지난해 4월 상장사 3300여 곳에 공문을 보내 “PBR이 1배를 밑도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달라”고 주문하며 “PBR 1배 미만 상태가 계속되면 2026년에 상장폐지 목록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2022년 말 상장사 1800여 곳 중 51%에 달했던 PBR 1 미만 기업 비율은 지난해 말 44%로 떨어졌다. 실제 기획재정부도 상속·증여세 개편과 관련해 일본의 사례를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상장폐지된 기업의 경우 상속이나 증여세를 매길 때 장부가를 기준으로 과표를 산정한다. 이 때문에 PBR 1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가 되면 증여·상속세 과표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PBR이 0.5인 기업이 상장폐지된다면 과표 기준이 시가에서 장부가로 바뀌기 때문에 과표 범위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자연스레 페널티가 부여되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행법상으로는 상장폐지가 돼도 과표 범위는 시가가 우선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방법으로 페널티를 부여하려면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만 일본 금융 당국이 실제로 PBR 1이하인 기업을 상장폐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장폐지의 본래 목적이 회사가 망하기 전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인데 PBR이 일정 기간 1보다 떨어진다고 해서 기업의 존폐를 결정짓기에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며 “일본의 상장폐지 관련 발언도 기업 참여를 유인하기 위한 ‘엄포’와 ‘의지’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기업 경영진이 책임을 물을 때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90도로 숙이는 사죄 문화가 발달했다”며 “밸류업 때도 이런 기업 문화가 영향을 미쳐 불성실하게 참여한 기업에 대해 여론이 질타하고 기업이 사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금융위가 밸류업 발표 당시 ‘페널티보다는 인센티브’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페널티는 ‘좁게’, 인센티브는 ‘폭넓게’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밸류업과 관련해 페널티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기업이 상장을 꺼리는 바람에 전체 자본시장 파이가 줄어들 수 있다”며 “상속세가 줄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고 자연스레 주가를 비롯한 PBR 등도 증가한다는 게 국제적인 대세로도 자리잡고 있다”고 제언했다. -
"다올證 밸류업 감시할 것…재무 개선해 저PBR 해소해야"
증권 정책 2024.03.06 11:21:14“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주주와 소통이 부족한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대상으로 딱 맞는 회사라고 봅니다. 회사는 어려운데 이병철 회장만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고 현금 배당까지 누리면 시장에서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가 되면 경영진을 견제하고 소액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5일 서울 도곡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난 강형구(사진)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오는 15일 열리는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자로서 이 같이 포부를 밝혔다. 강 교수는 이른바 ‘슈퍼개미’로 불리는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권고적 주주 제안으로 회사 측에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강 교수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엑센츄어에서 컨설턴트를, 대형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에서 계량 전략가로 각각 활약한 경험이 있는 금융투자 전문가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도이치증권 사외이사를 맡았고 2021년부터는 코스닥 상장사 큐알티(405100)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 교수는 “경영진에 대한 감시, 주주 친화 정책 제고, 위기 관리, 신사업 기회 창출 등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전체 이사회 구성원 9명 가운데 1명이 되더라도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논리로 맞서면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크게 확대되는 행동주의 펀드 활동에 대한 대표적인 옹호론자이기도 하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김 대표 개인이 행동주의 펀드는 아니지만 주주가 자신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경영진에게 목소리를 내는 일은 당연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강 교수는 김 대표와 인연도 없을뿐더러 사외이사 추천을 수락하는 과정에서 직접 접촉한 적도 없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앞서 이달 초 강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외에도 ▲최대주주 참여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 ▲실적 개선(순자본비율 450%, 영업순수익 점유율 1%,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때까지 최대주주와 2대 주주 배당 제외 ▲이 회장 퇴직금 지급률 축소(4배→3배) ▲이사 임기 단축(3년→1년) ▲감사위원이 아닌 이사 보수한도 축소 등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줄 것을 회사 측에 요청한 바 있다. 강 교수는 “행동주의는 패시브(지수 추종) 투자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확산하는 현대 글로벌 자본시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전략”이라며 “다올투자증권은 회사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상태라 추가적인 채권 발행이나 금융 대출을 추진할 수도 없어 유상증자와 같은 투자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 하락이 우려되지만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최대주주인 이 회장과 능력 있는 제3자가 참여하면 기업 가치가 외려 더 크게 올라갈 것”이라며 “회사가 미래를 축소하는 다른 방향으로 재무 개선을 꾀하면 수익 구조가 한쪽으로 더 치우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를 추천한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직후 다올투자증권 주가 급락을 틈타 2대 주주가 된 인물이다. 김 대표 측과 이 회장 측의 현 지분율은 각각 14.34%, 25.20%로 시장에서는 양측이 경영권 분쟁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김 대표가 법원 소송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관련 투자 의사결정 단계의 대출·지급보증 관련 서류 △부동산 PF 관련 차환 실패 대출채권·사모사채 관련 서류 △부동산 PF 위험 관리 실패에 대한 전체 이사회 의사록 △접대·복리후생비 사용 관련 서류 등 일부 회계 서류를 열람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특히 지난해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607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김 대표 측에 공격의 빌미를 줬다. 이 증권사는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하다가 전 분기에 간신히 흑자로 전환했다. 만약 강 교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김 대표 요구와 달리 주총에서 가장 마지막에 상정돼 이사회 구성원이 다올투자증권 측 인사로 전원 채워지면 이에 대한 표결은 진행되지 않는다. 강 교수는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책임 있는 기관 투자의 원칙)를 지키면 (내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며 “개인 주주들도 표 대결이 아니라 회사 입장을 생각해 표를 몰아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흥국證 "삼성물산, 밸류업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기업"
증권 국내증시 2024.03.06 08:50:17흥국증권이 6일 삼성물산(028260)에 대해 주주환원 확대와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영업실적도 견조한 흐름이 가능하다”며 “삼성물산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건설 부문의 감익에도 양호한 실적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 늘어난 10조 3000억 원, 영업이익은 7.4% 늘어난 6883억 원으로 전망된다. 레저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영업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지난해 대비 적자폭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삼성물산이 성장가치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오·친환경·디지털 등 신사업 및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 중에 있다”며 “배당정책 상향,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기대된다”고 했다. -
[투자의 창]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나간 빈 자리
증권 국내증시 2024.03.05 17:40:56올 2월 글로벌 증시는 1월의 차별화가 완화됐다.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에 대한 낙관론이 시들지 않았다. 1월에 부진했던 한국증시도 부진에서 탈피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월 국내 주식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모멘텀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처럼 긍정적인 재료들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난 2월말 1차로 공개됐으나 강제적인 조항과 세제 부분이 빠졌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도 마무리 단계다. 금리 인하 기대는 3월에서 6월로 상당 폭 후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3월 주식시장의 기회 요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5월 예정된 2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1차 프로그램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일본의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수년에 걸쳐 꾸준히 진행되었다. 국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사례들의 학습효과가 적용될 수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단번에 날아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미국 성장주의 독주 때문에 아시아 가치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해외 자금들도 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들 가운데 차별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상승보다는 하락을 가리키는 금리 방향성과 내수 부진을 감안할 때 은행·보험 업종보다 자동차와 증권주가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중국 주식시장이다.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이렇다 할만한 강한 부양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2016년 단지 부동산 가격 과열을 막으려는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부동산 의존도 축소라는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부양에 적극적일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투자 비중은 하락했다. 지난 2월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담보금리에 기준이 되는 5년 대출우대금리를 25bp(1bp=0.01%)나 인하했다. 더 이상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국 관련 국내 주식시장과 중국 관련 소재·인프라 업종에 숨쉴 여력을 줄 수 있다. 세 번째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가능성이다. 예컨대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관련 높은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들이 낮은 수준이나, 더 나빠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테크 업종의 재고 싸이클이 개선되고 있다. AI 붐은 이러한 테크 싸이클이 개선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 제품을 비롯해 반도체·기계·바이오 등 대미 수출 기업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3월 주식시장은 2월에 비해 차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미 수출주들과 저PBR 업종들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자동차, 증권 등의 업종, 그리고 중국 증시 반짝 개선의 수혜가 소재·산업재 업종에 대한 대응은 가능해 보인다. -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버핏式 가치투자 이젠 안 통해…테크시대 투자법 따로 있죠” [CEO&STORY]
증권 국내증시 2024.03.05 17:39:46“한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입니다. 모든 운용사가 저마다 ETF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도 거의 비슷합니다. ETF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면서 규모가 점차 커져야 하는데 지금은 과열 경쟁으로 운용사들이 시장을 억지로 키우고 있어요.” 여의도 일대에서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급격하게 몸집이 비대해지고 있는 ‘자식’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배 대표는 삼성자산운용에서 근무하던 2000년대 초반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소개했다. 관련 제도가 전무했던 시기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증권제도과를 찾아 임종룡 과장(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태현 사무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설득해 ETF 탄생을 이끌어낸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정부는 일본에서 먼저 ETF가 상장되고 시장 안정 기능이 있다는 평가를 접한 뒤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재경부와 한국거래소·자산운용사 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해 1년 정도 머리를 맞댄 끝에 제도가 완성됐고 2002년 10월 국내 첫 ETF인 ‘코덱스(KODEX)200’이 상장됐다. ETF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배 대표는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개최하는 ‘글로벌 ETP 컨퍼런스’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도입 직후 한동안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던 ETF는 최근 자본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펀드 시장의 핵심이 됐다. 2005년까지만 해도 6개 상품, 8000억 원 규모였던 ETF 시장은 최근 837개 상품, 130조 원 규모로 팽창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순자산액 100조 원 달성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 110조 원, 11월 120조 원을 연속해서 단숨에 넘더니 올해 2월 130조 원마저 돌파했다. 상품 출시 경쟁이 과열되자 거래소가 심사를 강화하며 제동을 걸 정도다. 배 대표가 걱정하는 것은 ETF 특성상 운용보다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경쟁하면서 ‘제 살 깎아 먹기’식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것이다. 배 대표는 “운용사들이 유사한 상품을 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똑같은 ETF를 수수료만 낮춰서 내는 경쟁은 상도의에 어긋날 수 있다”며 “같은 반도체 테마 ETF라도 기초지수를 다르게 하거나 종목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운용사마다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배 대표의 관심은 여타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나스닥에 쏠려 있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다만 배 대표가 나스닥에 주목하는 것은 전 세계가 테크(Tech·기술) 시대로 완전히 전환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으로 대변되는 가치투자 방식은 제조업 시대에는 통할 수 있어도 지금과 같은 테크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배 대표는 “테크 시대에 가치투자만 강조하는 것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며 “가치투자로 일시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도 장기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금리가 5.25~5.50%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데도 나스닥 등 증시가 호황인 이유 역시 시대 변화에서 찾았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주식 등 위험자산의 가치는 하락하는데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배 대표는 “과거 테크 기업은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성장주로 분류돼 금리가 오르면 펀딩이 어려웠다”며 “그런데 지금은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자보다 돈을 더 잘 벌어 펀딩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를 강조하는 배 대표가 2022년 한투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바꾼 뒤 가장 먼저 선보인 상품도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솔라액티브(SOLACTIVE) ETF’다. 반도체 산업 분야를 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장비 업체로 나눠 부문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TSMC·엔비디아·ASML 등을 각각 20% 비중으로 담은 ETF다. 엔비디아가 독주한 영향으로 순자산액 15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 1년간 80%에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면서 반도체 ETF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배 대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스닥에 투자하는 것이고 그보다 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빅테크 상위 7개 기업이나 글로벌 반도체 톱 4개 기업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며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 AI 반도체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 대표는 “아무리 효율이 좋은 반도체가 새로 나오더라도 AI 생태계를 뒤집기는 힘들다”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7조 달러 규모의 막대한 투자금을 모으겠다고 한 것도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조 달러는 마이크로소프트(3조 달러)와 애플(2조 8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나스닥 등 미국 증시 호황의 여파로 일본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 주가(닛케이지수)도 사상 최초로 4만 엔을 돌파하는 등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으나 국내 증시가 부진한 이유도 혁신 부재에서 찾았다. 배 대표는 “한국 기업 가운데 혁신적인 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반도체 하나 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니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했다. 정부도 한국 증시만 소외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다만 배 대표는 “주가만 끌어올리는 ‘프라이스업(price-up)’이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기업가치가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만 오른다면 결국에는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투자자 손실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만 기업 스스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외국인투자가를 한국 시장에 끌어들이려면 대주주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환원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며 “현 상속·증여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대주주는 주가 상승을 바라지 않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상속 문제를 외면하고 기업이 알아서 가치를 높이라고 한다면 진짜 밸류업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포함하도록 상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추상적이고 선언적 규정에 그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주주 문제를 덮어두고서는 일본과 같은 주가 상승은 힘들다는 진단이다. 배 대표는 “일본 경제에는 재벌이 없고 가업 상속을 할 때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관계 불일치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며 “주가가 오르면 모두가 행복한 일본과 한국은 상황 자체가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주니까 돈이 많으니 양보하라는 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배 대표는 개인 투자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현행 제도상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30%를 반드시 안전자산(채권형 또는 채권혼합형)에 투자해야 한다. 배 대표는 20%를 채권에 넣고 남은 10%를 자사 상품인 ‘ACE 엔비디아 채권혼합 블룸버그 ETF’에 투자해 한도를 채웠다. 그리고 자산의 20%는 생애 주기에 맞춰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넣었다. 나머지 자산 대부분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 등을 통해 기술주에 투자한다. 기술주가 아닌 일부 종목에서 손실이 났으나 전체로는 양호한 수익률이라고 한다. He is… △1961년 서울 △1980년 서울 보성고 △1985년 연세대 경제학 학사 △1987년 연세대 행정학 석사 △1989년 한국종합금융 입사 △1995년 SK증권 자산운용팀장 △2000년 삼성자산운용 코스닥팀장·ETF운용본부장 △2008년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 △2013년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총괄 전무 △2017년 삼성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
[단독] 비과세 강화에…증권사 ISA 가입금액 10조 넘었다
증권 국내증시 2024.03.05 17:25:15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금액이 역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1년여 사이에 기존 가입액의 50%가량 되는 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저금리로 일반인의 투자 수요가 커진 데다 윤석열 정부도 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등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세제 혜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은 10조 67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6조 9145억 원) 대비 3조 7577억 원 증가한 것으로, 1년 1개월 만에 자금이 54.3% 불어난 셈이다. ISA는 예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에 투자하면 200만 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 원 한도)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투자중개형 ISA가 신설된 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증권사의 ISA 가입액은 9조 7964억 원에 머물렀지만 한 달 만에 8700억 원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올 1월 민생 토론회에서 ISA 납입 한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달간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 증가액은 지난 한 해 증가분의 30% 수준에 이른다. 납입 한도가 연초에 증액된다고 해도 올해 1월 증가액은 지난해 1월 대비 세 배 넘게 많다. 이 같은 페이스라면 올해만 10조 원 이상 가입 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ISA 시장이 증권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이 눈에 띄게 늘어난 반면 은행 쪽 자금 유입은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도 주목할 포인트다. 올 1월 은행의 ISA 가입 금액은 지난해 12월 대비 2081억 원가량 늘어난 13조 8921억 원에 그쳤다. 증권사 가입 금액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2022년 말 대비로도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이 3조 7577억 원 늘어나는 동안 은행은 2조 1809억 원 증가했다. 은행의 ISA 가입자 수는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00만 명을 웃돌던 은행 ISA 가입자가 올 1월에는 97만 7277명으로 줄었다. 투자중개형 ISA가 도입되기 전인 2020년에는 178만 명 수준이었으나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같은 기간 15만 5000명에서 400만 명으로 25배 넘게 급증한 증권사의 ISA와 대조적이다.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조만간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이 은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두 업권의 가입 금액 차이는 3조 2000억 원 수준이어서 이르면 상반기 중 증권사가 은행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예적금이나 주식·펀드 등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종합 절세 계좌인데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은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점도 증권사로 ISA 수요가 쏠리게 하는 요인이다. 은행에서는 신탁형과 일임형만 가입할 수 있어 간접 투자만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추후 정부가 ISA의 혜택을 강화할수록 증권사 ISA의 인기가 커질 것으로 본다. 정부는 1월 민생 토론회에서 ISA 납입 한도를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기존보다 두 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당·이자소득세 비과세 한도 역시 현행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에서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국내 상장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해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할 수 있게끔 한 것 역시 주목을 받았다.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도 호재다. 배당 등 상장사의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정책인 만큼 이로 인한 절세 효과와 투자 수익의 세제 혜택을 위해 ISA 가입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문화가 은행의 예적금에서 증권 투자 상품으로 바뀌는 과정에 있어 추후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과 신설될 국내투자형 ISA의 인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면서 혜택이 늘어나고 의무 가입 기간이 3년으로 부담이 적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예적금에서 주식·펀드로 투자 수단이 변하는 과정에서 그 수요를 받아낼 바구니가 필요했는데 투자중개형 ISA가 그러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며 “해외투자에 관심이 큰 2030세대가 매매 차익에 대한 15.4%의 배당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ISA 시장에 대거 유입됐는데 추후 ISA 시장의 중심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
'밸류업 자문단' 7일 본격 출범…가이드라인 마련 속도낸다
증권 국내증시 2024.03.05 16:34:32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추진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을 ‘밸류업 자문단’이 7일 본격 출범한다. 자문단은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적절한지 등을 평가한다. 거래소는 자문단과의 협업을 통해 6월 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7월부터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5일 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자문단은 7일 첫 회의를 갖는다.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자문단과 함께 매주 회의를 거쳐 밸류업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일본의 밸류업 우수 사례도 발굴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문단은 밸류업을 위해 민간 영역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이드라인을 평가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자문단은 민간 위원 12명에 거래소 임원 1명을 더해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민간 분야에서는 학계, 증권사와 운용사, 유관 기관에서 각 4명씩 합류하기로 했다. 거래소 측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모두 아울러야 하는 만큼 민경욱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가 참여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밸류업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윤재숙 ESG지원 부장을 팀장으로 한 기업 밸류업 지원 태스크 포스(TF)를 지난달 발족했다. 거래소는 이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TF를 정식 부서로 전환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상반기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7월부터 기업들에 자율 공시 등을 권고할 방침이다. 현재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요 투자 지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 주주가치 제고 계획 등을 제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표한 기업들은 별도의 홈페이지를 마련해 투자자들이 파악하기 쉽도록 알릴 계획이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밸류업 지원 방안 참여 이행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실제 투자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등을 담은 백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밸류업 가이드라인과 함께 거론된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가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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