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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지수 편입커녕…신흥국 비중도 줄 판
증권 국내증시 2024.10.09 17:33:08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는 선진국지수 편입은커녕 신흥국에서의 비중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시가총액과 편입 종목 수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11월 정기 리뷰에서 MSCI 한국지수에 현대로템을 편입하고 KT와 셀트리온제약을 편출할 가능성을 점쳤다. MSCI는 2·5·8·11월 분기마다 편출입 종목을 선정하는데 지난해 11월부터는 정기 변경 때마다 구성 종목 수가 감소해왔다. 편입 종목 수는 지난해 11월에는 1개 종목이, 올해 2월에는 4개, 5월에는 1개 종목이 줄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을 밑도는 수익률을 보여온 여파였다. MSCI는 시가총액과 유동성 크기를 고려해 종목을 선정한다. 올 8월에는 LS일렉트릭을 새로 편입하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편출해 겨우 종목 수 감소를 면했다. 구성 종목의 수가 줄어들면 한국이 속해 있는 MSCI 신흥국지수에서 비중이 감소하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9월 11.95%에서 올해 같은 달 11.67%로 줄었다. 한국의 국가별 비중 순위도 2019년 2위에서 3위로, 올해 4위로 추락했다. 한편 MSCI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재분류에 대해서는 매년 6월 결과를 발표한다. MSCI는 2008년 한국을 선진국지수 편입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다음 해인 2009년에는 역외외환시장부재, 외국인투자가의 등록의무 등 조건을 지적하며 편입 유보 결정을 내렸다. 2014년 6월에는 지적 사항에 대한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관찰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현재 한국은 경제나 시장 규모 면에서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만족한 상태다. 하지만 MSCI는 올 6월 평가에서 투자자등록제도 개선, 영문 공시 및 외환시장 개방, 배당 제도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보수적인 진단을 내렸다. 앞서 금융 당국은 올 상반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문 공시를 활성화하고 배당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MSCI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이번 평가와 마찬가지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韓국채 '밸류업'…80조 뭉칫돈 들어온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0.09 17:12:37한국이 네 번째 도전 끝에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해 채권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WGBI에 들어가게 되면서 내년부터 약 80조 원 규모의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에 유입돼 정부 재정 운용과 외환시장, 금리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 시간) “한국을 내년 11월부터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가 제3자 외환 거래 허용과 거래 시간 연장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편입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회사인 FTSE 러셀은 미국과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 국채로 구성된 WGBI를 운용한다. 지수 비중은 미국(40.4%), 일본(10.2%), 중국(9.7%) 등의 순으로 한국은 2.2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GBI대로 채권에 투자하는 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약 2조 5000억~3조 달러(약 3362조 5000억~4035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0조 원대의 외국인 자금이 단계적으로 국내 국채 시장에 흘러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고 달러화 유입에 원·달러 환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국채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국고채 금리에 연동된 회사채와 금융채 금리도 연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2년 9월부터 WGBI의 문을 두드려왔다. 대통령실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제도 개선 및 소통 노력과 함께 건전재정 기조를 비롯한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가 이뤄낸 쾌거”라고 밝혔다. 이날 FTSE 러셀은 ‘선진 시장’으로 분류된 한국의 주식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당초 거론됐던 ‘관찰 대상국 지정’은 피했다. -
[투자의 창] 밸류업 지수 '투자욕구 자극'이 핵심
증권 국내증시 2024.10.08 17:43:10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 지 약 7개월 만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거래소는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 평가, 자본 효율성 등을 두루 살피며 상장사 100곳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으로 엄선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아울러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도 곧 시장에 내놓아 국내 증시에 고질적인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상장기업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실제 다수의 자산 운용사들은 올 11월을 목표로 관련 상품들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상품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존의 국내 대표지수와 비교해 특별히 다른 점이 크게 없다는 평도 있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방법론과 괴리가 크다는 목소리도 들려 온다. 배당 성향과 수익률이 제시되지 않은 점과 기업가치 평가 정상화 독려 차원에서 중요 지표로 여겨지던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저평가 기업들이 배제된 점이 아쉽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밸류업 지수 편입 기준에는 시장에서 그동안 고민했던 요소들이 대부분 반영이 됐다고 생각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 엇갈린 평가는 앞으로 거래소가 지수를 운용하면서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다. PBR, 자기자본이익율(ROE), 주주환원 등의 적용 수준은 금번 지수 내 포함된 기업들과 앞으로 포함될 수 있는 기업들의 향후 상대적 성과 수준에 의해 계속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기업은 지수 편입 유지에 성공하고 열위한 기업은 편출되고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우수한 기업들이 들어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기업들로부터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대한 의지를 이끌어 내고 투자자들에게 해당 지수에 대한 투자 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 밸류업 지수 흥행 여부는 결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참여도에 달렸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지난 7월 언급한 주주환원촉진 세제 시행 방안과 같이 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관련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ESG평가에서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기업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기업평가 방식에서 밸류업 지수가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연기금 등 대표 기관투자가들이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모부동산집합투자기구에 대한 조세특례법 적용처럼 밸류업 지수 펀드에도 9.9%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거나 전용 투자 계좌를 지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ETF와 달리 기초 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모펀드를 적극 활용한다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물론 향후 편입이 유망한 기업들까지 선제적으로 투자해 더 나은 투자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만큼 공모펀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소각 안하고 자금 조달용으로 쓴다…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두 배 증가
증권 국내증시 2024.10.08 06:02:41올 들어 상장사가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과 자사주 공시 강화 등으로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자 이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교환사채 발행이 급부상한 것이다. 정부의 자사주 대책 시행이 연기된 만큼 추가적인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한 교환사채 규모는 58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2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 1~3분기 발행된 교환사채 가운데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5.7%로 지난해 연간 기준 비중 29.9%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교환사채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과거 교환사채 발행은 주로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이뤄졌으나 올 들어 자사주 활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1328억 원)와 농심(1385억 원) 등 주요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자화전자(375억 원), 씨에스윈드(446억 원)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같은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건 주주 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사주 공시 강화에 나서면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보다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교환사채는 대부분 표면이자율이 0%라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를 발행하지만 교환사채는 이미 발행돼 있는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도 희석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들도 사실상 이자 수익이 없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투자하고 있다. 다만 기업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 환원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설비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유통되면 주가 하락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정부의 자사주 제도 개선 개선안 입법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 등 처리 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며 자사주 처분 시 주식 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교환사채는 대다수가 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만기에 자사주를 지급하기에 지분율 하락 우려가 없어 발행이 늘고 있다”며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 자사주 공시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
[사설] “이사 충실 의무 주주 포함”…투자 발목 잡는 과도 개입 없어야
오피니언 사설 2024.10.08 00:05:00정부 일각과 야당에서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시키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 같은 입법을 추진할 경우 기업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법 개정 논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월과 8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이 밸류업의 걸림돌”이라고 언급하면서 본격화했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반대로 기울어져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중립적 입장이어서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4일 증시 부양 관련 토론회를 열고 금융투자세 시행 문제에서 여권에 ‘유예’ 등으로 양보하는 대신 상법 개정을 얻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민병덕 의원 등이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행 상법 382조는 ‘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수정해 주주를 충실 의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연방 의회에서 제정된 모범회사법은 이사의 의무 부담 대상을 주주가 아닌 ‘회사’로 한정했다. 캘리포니아·델라웨어 등 극소수 주는 자체 주법으로 주주를 이사의 의무 부담 대상에 포함했지만 나머지 대다수 주들은 모범회사법을 따르고 있다. 독일·일본·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가 아닌 회사로 규정했다. 세계적 추세와 달리 우리 정부의 일부 부처와 야당은 국내 증시 부양, 소액 주주 보호를 내세워 상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이뤄지면 기업 경영진은 단기 손실을 주장하는 일부 주주들로부터 배임죄 소송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그 결과 대규모 자본을 장기간 쏟아붓는 초격차 기술 개발, 인프라 투자, 인수·합병 등이 어렵게 돼 ‘기업 가치 훼손-증시 추락-주주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글로벌 정글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 발목을 잡는 과도한 개입이 없도록 상법 개정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진정한 증시 부양과 투자자 보호는 연구·투자 규제를 풀어 기업의 본원적 가치를 높이는 것임을 되새겨야 한다. -
소각 대신 자금 조달로…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두 배 증가
증권 국내증시 2024.10.07 17:29:57올 들어 상장사가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과 자사주 공시 강화 등으로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자 이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교환사채 발행이 급부상한 것이다. 정부의 자사주 대책 시행이 연기된 만큼 추가적인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한 교환사채 규모는 58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2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 1~3분기 발행된 교환사채 가운데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5.7%로 지난해 연간 기준 비중 29.9%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교환사채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과거 교환사채 발행은 주로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이뤄졌으나 올 들어 자사주 활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1328억 원)와 농심(1385억 원) 등 주요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자화전자(375억 원), 씨에스윈드(446억 원)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같은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건 주주 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사주 공시 강화에 나서면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보다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교환사채는 대부분 표면이자율이 0%라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를 발행하지만 교환사채는 이미 발행돼 있는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도 희석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들도 사실상 이자 수익이 없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투자하고 있다. 다만 기업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 환원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설비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유통되면 주가 하락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정부의 자사주 제도 개선 개선안 입법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 등 처리 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며 자사주 처분 시 주식 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교환사채는 대다수가 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만기에 자사주를 지급하기에 지분율 하락 우려가 없어 발행이 늘고 있다”며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 자사주 공시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
금투협회장, 아일랜드서 전세계에 '밸류업·디딤펀드' 소개한다
증권 정책 2024.10.07 10:24:27서유석(사진) 금융투자협회장이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국제자산운용협회(IIFA) 연차총회에 참석해 주요국에 한국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과 디딤펀드 도입 현황 등을 소개한다. 7일 금투협은 서 회장이 이날부터 11일까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제37차 IIFA 연차총회에 참석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의 자본시장 상황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밸류업 정책,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장클래스 거래 제도 도입, 장기 연금투자를 위한 자산배분펀드 디딤펀드 출시 등의 노력을 해외 관계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IFA는 아시아·미주·유럽·아프리카를 아우르는 39개국 41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자산운용 업계 대표 단체다. 1987년 창립 이래 회원국 간 펀드 관련 정책 공조, 정보 공유, 업계 의견 대변 등 글로벌 펀드 산업 발전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금투협은 IIFA와 국제증권업협회(ICSA)의 정회원이다. 서 회장은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ICSA 연차총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금투협은 이번 행사에 주요국 펀드 산업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미국 대선과 금리 인상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펀드 규제 동향, 지속 가능성과 책임 투자, 인구 변화에 따른 투자 행태 변화, 자산운용의 디지털화 등의 주제에 대한 발표·토론도 계획돼 있다. 이번 연차총회에서는 차기 이사회와 사무국 선출, 주요 워킹 그룹 위원회 구성, 차기 연차총회 개최지 결정 등에 대한 투표도 진행될 예정이다. -
흥국증권 “SK, 밸류업에 동참해야”…목표가 하향
증권 국내증시 2024.10.07 09:05:55흥국증권은 SK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올해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되 목표주가는 종전 21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낮췄다. 박종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7일 “일부 자회사를 제외한 전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실적 모멘텀은 지속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SK텔레콤(017670), SK스퀘어의 외형 증가에도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SK네트워크 등은 외형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감소한 31조 6000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4.5% 줄어든 1조 7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SK이노베이션의 정제마진 하락과 배터리 부문 영업손실, SK E&S의 마진 축소 등 영향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에도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로 매력은 높다”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보다 구체적 계획과 함께 리밸런싱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모형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이번주 추천주] 밸류업 지수에서 빠졌지만…'주주가치 제고' KB금융 주목
증권 증권일반 2024.10.06 17:21:4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연이어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다수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000660)를 추천주로 제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있어서 여전히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들은 이밖에 미국의 생물보안법의 수혜가 예상되는 제약업종도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SK하이닉스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6일 모건스텐리가 목표가를 절반 이상 낮추면서 15만 원대까지 추락했지만, 마이크론의 호실적 발표로 단숨에 17만 원선까지 회복했다. HBM 공급 과잉 우려가 누그러들자 시장은 안도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의 수요가 “엄청나다”고 발언한 것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D램 3사(삼성전자·마이크론)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이번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18년 3분기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도 추천주로 꼽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2021년 이후 ‘2차전지주 랠리’를 불러왔듯이 생물보안법이 ‘바이오주 랠리’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법안이 제정될 때 산업의 판도가 바뀐다”며 “특히 셀트리온은 짐펜트라가 미국에서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등재되면서 향후 매출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은 이르면 연말 내 초당적 지지로 상원을 통과해 대통령 서명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 ISC(095340)를 투자 유망 업종에 새로 이름 올렸다. ISC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신경망처리장치(NPU) 반도체 테스트 소켓을 출시했다. NPU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전력 효율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 주문형반도체(ASIC) 도입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하나증권은 KB금융(105560)과 HK이노엔(195940)을 추천주로 꼽았다. KB금융은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빠졌지만, 시장은 지수 편입보다는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이달 중 밸류업 공시를 할 계획이다. HK이노엔의 경우 핵심 제품인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 등의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
거래소,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 개최…밸류업지수 활용 논의
증권 증권일반 2024.10.06 13:53:54한국거래소가 내달 4∼5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4’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상장기업, 정부 당국 등이 참여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도전과제와 기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컨퍼런스는 밸류업 프로그램, 한국증시 제도개선, ETP(상장지수상품) 시장 발전방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파생상품시장의 미래 등 5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먼저 4일 예정된 밸류업 프로그램 세션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연계한 ETP 활용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밸류업 기업 홍보 부스 운영, 기관투자자와의 1:1 미팅 등도 진행된다. 한국증시 제도개선 세션에서는 국내 주식시장 매력도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ETP 시장 발전 방향 세션에서는 국내 ETP 발행사와 시장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5일 ESG 공시 세션에서는 한국 자본시장의 ESG 공시 현황과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하며 파생상품시장의 미래 세션에서는 국내외 파생상품시장의 트렌드를 공유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본격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의 모멘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유관기관, 상장기업, 정부 당국 등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신청은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
코스닥 종목 75% 이상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
증권 국내증시 2024.10.06 11:09:54코스닥 상장 10개 중 7개가 넘는 종목이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11.2% 하락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추진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코스닥 종목 1673개 중 75.4%인 1263개가 지난해 말 종가 대비 하락했다. 이 가운데 수익률이 마이너스 10%대인 종목이 278개에 달했고 20%대가 무려 310개, 30%대가 233개에 육박했다. 주가가 50% 넘게 떨어진 종목도 115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엠에프엠코리아(323230)(-93.9%), CNH(023460)(-87.8%), 현대사료(016790)(-80.7%), 클리노믹스(352770)(-75.5%), 엑스플러스(373200)(-71.2%) 등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로 전락했다. 국내 증시가 고꾸라지는 사이 글로벌 증시는 우상향했다. 같은 기간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41.40%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24.3%), 일본 닛케이225지수(15.4%) 등도 올랐다.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 지수는 20.5% 상승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1.26% 올랐다.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지수는 코스피(-3.2%), 브라질 BOVESPA(-1.7%), 프랑스 CAC40(-0.02%) 등에 불과했다. 5개 중 2개를 한국이 차지한 셈이다. 특히 주요 국가들 중 코스닥(-11.2%)보다 수익률이 낮은 지수는 러시아 RTS 지수(-14.8%)뿐이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코스닥150 내에 양호한 성장성을 가진 중소형주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우량 중소형주의 비중이 줄고 있다”며 “공교롭게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방식은 2017년부터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퀄리타스반도체(432720)(-69.5%), 큐라티스(348080)(-59.3%), 에이텀(355690)(-55.1%), 그린리소스(402490)(-51.9%), 아이엠(101390)(-45.9%), 파두(440110)(-30.3%) 등 지난해 기술 특례로 상장한 종목도 상당수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업 저평가와 별개로 주요국 시장에 비해 상장사는 많지만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에는 소극적인 고질적 관행들이 코스닥 지수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으로도 거론된다. -
와타나베 부인을 생각하며 [양석준의 마켓인사이드]
증권 국내증시 2024.10.05 08:30:00와타나베 부인은 누구인가. 금리가 낮은 엔화를 금리가 높은 외화로 교환해 외화예금이나 해외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일본 거주자들을 풍자하는 용어다. 특히 2022년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는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한 데 반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오래 유지했기 때문에 거주자인 와타나베 부인뿐만 아니라 비거주자인 글로벌 투자자까지 나서서 엔화를 차입해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소위 엔 캐리트레이드에 몰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엔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의 청산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했다.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행태는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역사적으로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일본 금리가 급락하면서 더 이상 자국 내에서는 금융수익을 확보하기가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초저금리가 고착화된 것은 버블 경제의 붕괴로 성장 동력이 사라진 데 따른 것이며 자연스럽게 해외투자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행태가 장기화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등극했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엔화가 오히려 강세로 반전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사실 와타나베 부인으로서는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일본으로 자금을 환수하려는 동기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엔화 강세를 조장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이는 근본적으로 일본이 전통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국으로서 그동안 해외투자의 결과 어마어마한 대외금융자산이 축적된 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경상수지 흑자의 대부분이 무역수지에서 소득수지로 전환되기까지 했다. 무역수지는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흑자폭이 꾸준히 감소되다가 대략 2010년 전후 적자로 돌아섰다. 그 자리에 막대한 대외투자로 인한 배당과 이자소득이 들어섰고 이를 메꾸고도 남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와타나베 부인이 국제수지 구조 변화에 일조를 한 셈이다. 이제 우리나라 상황을 보자. 그 어느 때보다 해외증권투자가 붐이다. 소위 ‘국장’에 대한 불신이 개인 주식투자자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강화된 여건에서 해외 직간접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국민연금 등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투자가 불가피해졌다. 대외금융자산의 축적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 결과를 나타내는 대외금융자산이 외국인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결과인 대외금융부채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현재 순(net) 대외금융자산이 외환보유액의 두 배나 되고 5년 후에는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불과 수 년 전만해도 외환보유액을 제외하면 국제투자포지션이 순부채 상태를 면치 못했는데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글로벌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도 일본처럼 경상수지를 소득수지 흑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까지 한다. 우리나라가 수출주도경제인 점을 생각하면 무역수지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다행히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고 당초 전망을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지고 있다. 돌이켜 보면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무역수지가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다행히 대외투자자금의 배당과 이자소득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모양새를 닮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여건이 앞으로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동안의 환율 상승은 미국 경제의 호조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 가치가 독보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은 맞지만 우리나라 거주자들의 해외투자가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최근 미 연준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하면서 환율 상승이 일부 되돌려지고 있으나 그간의 해외투자 추세는 국제금융시장에 큰 불안요인이 없는 한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그럼 만약에 국제금융시장에 큰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 해외투자자금이 어떻게 움직일까. 일본처럼 통화가 강세로 전환되지는 못할지라도 해외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환류될 수 있을까. 사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해외투자자금의 상당 규모가 환류되기는 했었다. 그에 비추어 본다면 그때보다 개인의 해외투자 비중이 확대된 지금 환류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일본과 비교해볼 때 자본시장 발전 정도가 차이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돌아 온 와타나베 부인은 밸류업을 이루어낸 일본 주식시장에서 투자대안을 찾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지금과 같은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디스카운트가 지속된다면 과연 국내로 돌아온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으로 자산을 재배분하는 데 혹여 주저하지나 않을지. 조속히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밸류업이 실현되기를 열망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
[동십자각]밸류 없는 '밸류업 지수' 안되려면
증권 정책 2024.10.04 18:45:13“그동안 지수가 없어서 밸류업이 안 됐나요?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믿고 투자를 하죠.” 얼마 전 만난 한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코리아밸류업지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개선한다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밸류업지수까지 내놓았지만 수익률이 신통찮으면 결국 요란한 빈 수레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밸류업지수에는 시가 총액, 수익성, 주주 환원, 자본 효율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코스피·코스닥 내 100개 기업이 편입됐다. 하지만 출발부터 삐거덕거리는 모습이다. 밸류업지수의 배당수익률(2.2%)은 코스피200(2.3%)보다 낮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6배로 코스피200(2배)보다 높다. 배당 등 주주 환원 의지가 높은 기업을 선별해 자금 유입,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대형주 위주의 기존 지수와 종목 구성에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선정 기준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SK하이닉스(000660)가 15%의 최대 비중으로 편입되고 주주 환원에 인색한 엔씨소프트(036570)나 DB하이텍(000990),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밸류업 역행 비판을 받은 두산밥캣(241560)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종 간 비중을 맞추기 위해 산업군별 상대평가를 한 탓에 밸류업에 적극적인 금융 대장주인 KB금융(105560)·하나금융지주(086790)는 빠진 반면 대주주의 도덕성 논란이 있는 다우키움그룹 내 2개사(다우데이타(032190)·키움증권(039490))은 금융업종에 포함된 점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시장의 혹평 속에 급기야 거래소는 당초 계획과 달리 연내 특별 구성 종목을 변경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존에 편입됐다 석 달 만에 빠지는 기업도 생기게 된다는 뜻이다. 어떤 이유를 들어 이들 기업을 납득시킬지도 의문이다. 개인들은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곳에 기꺼이 투자한다. 지수 구성이 객관적 기준으로 투명하게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지수가 우상향할 때 개인도 기업도 이 지수를 신뢰할 수 있다. 그간 수많은 관제 펀드들이 반짝 관심 후 부진한 성과로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밸류업지수가 밸류다운, 밸류 없는 지수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편입되고 싶은 지수, 투자하고 싶은 지수를 만들면 된다. 일관된 기준과 끊임없는 정책적 관심,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유인이 조성될 때 진정한 밸류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
콜마비앤에이치, '코리아 밸류업 지수' 선정
산업 중기·벤처 2024.10.04 14:35:06콜마비앤에이치가 한국거래소 선정 ‘코리아 밸류업 지수’ 필수소비재 부문에서 코스닥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선정된 코스피 67개사, 코스닥 33개사 중 필수 소비재 분야에서는 자사가 코스닥 기업 중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4일 밝혔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연 1회, 100개 종목을 선정하는 지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2년 간 시장 위축에도 견조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주주환원 정책에서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음에도 배당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며 주주 친화적 경영을 이어갔다. 자본효율성 측면에선 지난 3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아울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해 에너지 사용량 감축 및 재생에너지 사용, 친환경 제품/서비스 개발, 수자원 관리 및 지역 생태계 보호 등을 진행 중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출산장려, 양성평등 정책을 강화하는 등 ESG 경영 원칙을 준수하며 친환경 경영 실천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이번 코리아 밸류업 지수 선정은 콜마비앤에이치가 업계의 대표주자로서 보여준 성과와 주주 친화적 경영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제품과 경영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해 글로벌 건기식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 증시 밸류업 걸림돌 금투세…巨野 폐지·유예 빨리 결론내라
오피니언 사설 2024.10.04 00:05:00더불어민주당이 4일 의원총회를 열고 금융투자소득세를 예정대로 시행할지 또는 유예하거나 폐지할지를 결정한다. 연 5000만 원 이상의 주식 투자 이익에 대해 22~27.5%의 세율로 과세하는 금투세는 2020년 법 통과 이후 두 차례 유예된 뒤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자금의 해외 이탈 등 부작용이 예상돼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 폐지 방침을 정한 지 오래다. 민주당 내부에는 시행·유예·폐지론 등 세 갈래 의견들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당론 결정을 위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우리나라는 ‘지금은 하면(금투세를 시행하면) 안 돼’ 이런 정서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예를 시사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폐기를 주장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2일 장중 한때 주가가 5만 원대까지 내려갈 정도여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배터리 제조사들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의 공세에 밀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다만 한국 증시가 대만이나 일본에 비해 저평가를 받는 데는 산업 경쟁력 외에도 정책 불확실성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세가 시행 예정 시점 3개월을 앞두고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은 증시 불확실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 초보다 주가가 낮은 주요국으로는 한국 외에는 전쟁 중인 러시아와 정치 리스크로 페소화 가치가 폭락한 멕시코 등이 있을 뿐이다. 정부가 증시 밸류업을 위해 투자자 보호 강화, 지수 개발 등을 추진하며 동분서주했으나 효과가 거의 없다. 정치권은 금투세라도 빨리 결정을 지어 시장의 불안정성을 줄여줘야 한다.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와 유예 가운데 신속히 결론을 내려야 증시 불확실성을 더 키웠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금투세 시행 시기만 또 늦출 경우 혼란이 되풀이된다. 이참에 기존 금투세 법안을 폐기하고 자본시장 활성화와 세제 개편 방안을 원점에서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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