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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베이비컷'…긴축시대, 3년2개월만에 끝났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0.11 17:36:13한국은행이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중동 지역 리스크가 남아 있어 향후 금리 인하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3.5%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면서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가 38개월 만에 끝난 것이다. 금리 인하로만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외환시장 위험도 다소 완화돼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며 “실질금리가 높아 내수가 회복돼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낮아져 한은의 목표치(2%)를 하회했다. 반면 내수는 부진하다.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설비투자(-1.2%)와 건설투자(-1.7%) 모두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 7000억 원 증가해 전달(9조 3000억 원)에 비해 38.7% 감소했다. 서울 주간 아파트 값 상승률도 0.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3개월 뒤 적정 금리로 3.25%를 제시했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도 장용성 위원이 동결 의사를 밝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았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상당해 가계대출 증가와 서울의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며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내수부진 탓 '매파적 인하'…가계빚 부담에 내년 초에나 더 내릴듯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0.11 17:35:42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정도 올랐고 금리를 5%포인트 이상 높였다”며 “우리나라는 금리를 3% 올렸는데 미국처럼 0.5%포인트씩 확 내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금리를 3% 올렸다”며 “우리도 0.5%포인트 떨어지겠구나, 돈 빌려도 문제 없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영끌족(과잉대출자)’ 등을 향해 “기준금리 0.5% 시대는 다시 안 돌아온다”며 “‘갭투자’를 하려면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지 고려하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앞으로 금리가 빠른 속도로 내려갈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와 관련해 ‘매파적 인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10월 금통위 이전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을 본 데이터가 9월 한 달치뿐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의 경우 추석 연휴가 끼어 있었던 데다 통화 당국의 금리 인하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한은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금리 인하 시 상승하지 않겠느냐 이게 큰 걱정”이라며 “수도권 부동산 공급이 어떨지와 공사 비용 문제, 기저의 교육 문제가 복합적으로 관계돼 있어 정책 공조를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이 같은 ‘매파적 인하 기조’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다음 달 금통위의 방향성과 관련해 금통위원들의 3개월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을 소개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향후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 3.25% 유지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이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주택 거래량 변화와 부동산 시장의 기대 심리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또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향,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 등 공급 충격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은 적으며 내년 상반기에나 0.5%포인트가량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인하 폭은 0.25%포인트에 불과하고 내년 상반기에도 0.25%포인트씩 두 차례 정도만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물가 상승률이 (1%대로) 안정세를 보이면 실질금리가 높아지게 돼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을 조정해야만 한다”며 “물가 안정 기조가 정착되고 가계부채도 정부가 원하는 수준에서 통제된다면 내년 말에 기준금리가 2.5% 수준으로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총재 역시 “(향후 인하 속도는) 금융 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금융 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6조 2000억 원으로 전달(8조 2000억 원)보다 2조 원 감소했지만 언제든 다시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내년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 소비가 줄면서 민간소비는 0.2% 감소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 주담대는 2~3개월 전의 주택 거래량에 따라 후행하는 측면이 있어 7~8월 거래량을 기초로 보면 11월 주담대 증가 폭은 더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단기적으로 실수요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실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8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가계대출이 10조 원가량 늘어난 것을 예상했는지 그분들에게 물어봐 달라”며 “기준금리 인하를 실기했는지는 1년 정도 지나서 평가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으며 이 때문에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덜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나 내수 수준을 봤을 때 지난번 금통위 때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며 “한은이 실기를 했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
한은 베이비컷에…카드·저축銀 "자금조달 숨통" 보험 "수익악화"
경제·금융 은행 2024.10.11 17:29:06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는 소식에 금융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은 조달·금융 비용 하락 효과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금리 인하로 자본은 감소하는 반면 부채는 증가하는 보험 업계는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캐피털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로 핵심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낮아져 운영자금 확보에 드는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금리는 (카드사)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높은 금리에 조달했던 여전채를 낮은 금리로 바꿀 수 있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드·캐피털 업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 할부 금리도 낮아지는 등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득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최근에는 찾기 힘들었던 ‘무이자 할부’ 상품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며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여 마케팅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는 최소 수개월은 지나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 금리(AA+ 등급 3년물)는 이달 10일 3.38%로 1년 전인 지난해 10월(4.88%) 대비 1.5%포인트 떨어져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위기를 맞은 저축은행 업계도 기준금리 인하로 고금리 부담은 일단 덜었다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공급돼 영업 환경과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PF 사업의 금융 비용 하락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 역시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하는 부분이다.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에 속도가 붙어 PF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과 부실채권 등 리스크가 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보험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돼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자산이 늘어나는 것보다 부채가 더 많이 늘어 순자산가치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사 22곳 가운데 73%인 16곳의 킥스가 지난해 말 대비 하락했으며 손해보험사 19곳 중 12곳(63%)도 같은 기간 킥스 수치가 떨어졌다. 시중은행은 기존에 올려놨던 대출금리가 수익성 악화를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6%(하단 기준)로 올 6월(2.94%) 대비 올랐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20여 차례 대출금리를 올린 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를 높인 것을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는 통상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지지만 대출금리를 올린 만큼 NIM 하락 폭이 좁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이복현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확대 가능성…필요 시 모든 감독수단 활용"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10.11 15:18:4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 경제의 주요 부담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가 금리인하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 원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인 11일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이처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라며 "시장의 자금수요 확대 등을 고려하면 향후 시장금리 방향성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원장은 금리 인하에 따라 예상되는 부문별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금리 인하에 편승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경공매 등 부실사업장 정리를 적극 지도하겠다"며 "정상 및 재구조화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디케이트론, 금투업권 펀드 등을 통해 자금이 원활히 공급돼 주택공급 효과가 나타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경공매 대상 12조 원 중 1조 5000억 원 규모에 대해 정리가 완료됐다. 6조 7000억 원은 경공매 절차가 진행 중이고 3조 8000억 원에 대해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금리인하에도 내수 회복까지는 시차가 존재해 중소금융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으므로 연체율 관리계획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채권은행의 꼼꼼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상시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험산업에 대한 보험부채 평가 등 제도개선이 추진 중인 가운데 금리인하가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금리 시나리오별 종합영향 평가를 실시해 섬세하게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장기간 누적된 고금리 부담으로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컸던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영세·취약 차주 등이 이자 상환부담 경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여신 관행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당부했다. -
기준금리 내려도 주담대 또 올려…SC銀 우대금리 최대 0.25%P '뚝'
경제·금융 은행 2024.10.11 14:30:06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달 14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0.05~0.25%포인트 축소한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최종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이에 연동되는 시장금리가 내려간 영향으로 대출금리도 내려가지만 되레 대출금리가 오른 것이다. SC제일은행 측은 “기준금리 인하와는 무관한 금리 조정”이라며 “금융 당국이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가계빚 관리를 위한 선제적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 7~8월 사이 20여 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이 이달 4일부터 주담대(변동·혼합형) 금리를 0.2%포인트 올렸고 우리은행도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고 0.2%포인트 인상했다. -
이창용 "'매파적 인하' 해석 가능… 美처럼 0.5%P씩 못 내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0.11 12:28:0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한국이 미국처럼 0.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11월 이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5%에서 3.25%로 낮추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섰다. 이 총재는 이번 결정이 ‘매파적 인하’라는 점도 밝혔다. 그는 “금통위원 5명이 앞으로 3개월 후 전망에 대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냈다”며 “이게 조건부여서 상황이 바뀌면 변화할 것이지만 금융 안정에 대해 고려해야 해 ‘매파적 인하’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에선 장용성 위원만 3.5% 유지가 적절하다는 견해를 냈고 나머지 금통위원은 모두 인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미국처럼 0.5%포인트씩 금리를 지속 낮추긴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이상 올랐고 금리를 5%포인트 이상 높였다”며 “그러니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른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금리를 3% 올렸다”며 “우리도 0.5%p 떨어지겠구나, 돈 빌려도 문제없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피벗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지난 8월에는 주택 관련 심리를 추가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와 얘기해서 거시 안전성 정책을 강화한 다음에 하는 게 금리를 인하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한은이 실기하지 않았냐는 분들이 있는데 8월에 금리 인하를 안 했는데도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었던 걸 예상했는지 그분들에게 물어봐 달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DSR 적용 등 거시건전성 강화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했다. 그는 “어떤 대출이든 자기 능력에 맞게 돈을 빌리는 게 중요하다”며 “DSR 규제가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있으니 가계대출 상황을 보고 정부가 판단하겠다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근 은행권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는 데 대해서는 “엇박자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은행의 포트폴리오 70% 이상이 부동산에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해선 향후 외환 안정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외화표시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으로 신용위험 생기게 된다”며 “WGBI 지수에 편입하면서 외국인이 원화로 국채를 사면 투자자가 이러한 리스크를 지게 돼 변동환율제를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등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
가계대출 꺾였는데 정책대출 더 늘어…9월 2.2조↑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10.11 12:00:00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하자 9월 대출 증가폭이 5조 2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당국의 통제 밖에 있는 정책성 대출은 전달보다 되레 늘었다. 1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9월 가계대출은 5조 2000억 원 늘며 전달(9조 7000억 원)보다 46.4% 감소했다. 4월(4조 1000억 원)부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증가폭은 가계대출 급등 직전인 7월(5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조절됐다. 가계대출 증가폭을 키웠던 주택담보대출이 9월 6조 9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 6000억 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금융 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실시하고 ‘창구 지도’를 통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도 전월보다 1조 7000억 원이나 줄었다. 문제는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 대출 증가폭은 되레 커진 점이다. 정책상품 대출은 9월 2조 2000억 원 늘어나 전달보다 4000억 원 더 증가했다. 정책상품 대출은 차주가 일정 소득 요건만 맞추면 집행하도록 설계돼 당국이 독자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잦아든 은행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 조짐이 보이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9월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4000억 원 늘어났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견줘보면 수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은행권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 2금융권을 찾는 수요는 더 커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여전히 높아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 단행 등 금리·부동산 상황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세가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으므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가계부채 관리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상목 "한은 금통위 금리 인하 결정 환영"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0.11 11:14:4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금리 인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느냐”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 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완화 시작을 알리는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다. -
한은, 3년 2개월 만에 '피벗'… 기준금리 0.25%P 인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0.11 09:52:35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선 것이다. 한은은 11일 이창용 총재 주재로 열린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3.5%에서 3.25%까지 낮추기로 했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를 38개월 만에 전환한 것이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인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25%로 좁혀지게 됐다. 한은의 이날 피벗 결정은 예견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안정세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물가와 관련 “(한국이) 다른 어느 선진국보다 일찍 2% 물가 안정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둔화 추세가 뚜렷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의 ‘깜짝 성장’을 기록한 것과 달리 2분기에는 -0.2%의 역성장을 나타냈다. 한은은 이에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내수 침체와 투자 위축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며 ‘빅 컷’에 나선 점도 한은이 피벗 판단을 내리는 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피벗에 나선 만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외환시장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피벗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고려한 요인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이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에서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부동산을 자극하는 실수를 하면 안 된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한 바 있다. 은행권의 가계부채는 지난 8월 9조 원 넘게 급증했고 서울 아파트의 주간 상승률도 0.3%까지 오르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정부의 강화된 대출정책으로 가계부채 증가 폭과 부동산 가격은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가계부채는 5조 원대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고, 서울 아파트 가격도 0.1%대 상승으로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의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내수 경기가 침체가 뚜렷해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맞다”고 평가했다. -
"예금금리보다 높다" 기업 재테크 수단 된 ‘중소기업금융채’
경제·금융 은행 2024.10.10 17:58:39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가 기업들의 재테크 방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은행은 자금 조달 시 중금채 발행을 통한 이자비용이 일반 예금보다 높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일반 예적금을 확대하기 위해 개인금융을 강화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기업과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중금채 상품 ‘All4biz(올포비즈) 예금’은 연 최고 3.5%의 금리를 제공한다. 주요 시중은행의(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법인 대상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35~3.5% 안팎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다. 올 2분기 개인을 대상으로 한 1년 만기 중금채 금리는 3.57%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3.5%)보다 높았지만 몇 달 새 상황이 역전됐다. 하지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기업 고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중금채는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대출을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금리는 국고채보다 높은 수준에서 책정된다.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은행법상 채권을 정부가 보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일반 예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다. 채권 시장과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각각 판매된다. 시장에서는 기관이 매수하고 창구에서는 기업과 개인도 투자할 수 있다. 중금채 전체 판매 금액의 약 70%가 기업 고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반적인 시장금리 하락 속에 중금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덕에 기업은행의 중금채 발행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누적 중금채 발행액은 171조 73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0조 5230억 원)에 비해 6.98%(11조 213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총예금 중 중금채 비중은 55.1%에서 57.1%로 약 2%포인트 높아졌다. 정기예금 잔액은 줄어들고 있다. 올 2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8조 8128억 원으로 1년 전(20조 1541억 원)에 비해 6.65%(1조 3413억 원) 줄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조만간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 예적금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중금채 수요도 함께 늘었다”며 “0.1%포인트라도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중금채 인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중금채 의존도가 높아지면 이자비용 부담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금채는 통상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조달 방법이다. 실제 기업은행의 중금채 등 조달에 따른 이자비용은 올 2분기 말 4조 336억 원으로 1년 전(3조 4104억 원)보다 18.27%나 불었다. 같은 기간 예수금 이자비용이 3.42% 증가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특히 시장 조달보다 금리가 높은 창구 조달 비중이 확대된 것도 이자비용 부담에 영향을 줬다. 올 2분기 창구 조달 시 중금채 금리는 3.57%로 시장 조달(3.49%)보다 0.08%포인트 높았지만 창구 조달 비중은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56%) 대비 5% 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개인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조달 창구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기로 한 것도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경쟁력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개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개인금융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으로 고객군을 확장하고 디지털 부문에서 ‘뱅킹’을 넘어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9월 '빅컷' 공방 치열했었다…美 11월도 금리 논쟁 치열할 전망
국제 정치·사회 2024.10.10 10:22:02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했을 때 빅컷과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준의 빅컷 실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11월도 치열한 금리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9일(현지 시간)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25bp(bp=0.01%포인트) 인하를 선호했다고 언급했고 소수(a few) 다른 위원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9월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보유한 연준 인사 중 미셸 보먼 이사만이 스몰컷을 주장하며 빅컷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 회의에서 보먼 이사 외에 25bp 인하를 선호했던 위원이 복수로 있었던 것이다. 스몰컷을 주장한 위원들은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일부 위원은 노동시장의 냉각을 이유로 앞선 7월 회의에서 연준이 25bp를 인하하는 게 타당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시장 눈높이(2.3%)보다는 소폭 높았지만 전월(2.5%)보다는 낮아져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시장 전망치(3.2%)보다는 소폭 높은 3.3%로 나왔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5만 8000건으로 전망치인 23만 건을 크게 웃돌며 고용시장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표가 나온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86.4%로 더 올랐고 동결 가능성은 15%로 떨어졌다. 지표 발표 전만 해도 25bp 인상 가능성이 80.5%, 금리 동결 가능성이 19.5%로 나타났다.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점진적인 인하를 선호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에너지 관련 콘퍼런스에서 “통화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하면 전체적으로 과도한 수요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FOMC가 연방 기준금리 목표를 ‘정상’ 또는 ‘중립’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금리 인하 행보를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연준이 노동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두 차례 혹은 한 차례 금리를 더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명목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상승했으며 이는 이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및 고용 목표에 근접한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최상목 "韓 국채 제값받기 성공"…회사채·대출금리도 안정화 기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0.10 05:30:00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운영하는 ‘세계국채지수(WGBI)’는 편입 기준이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 있다. 세부적으로 국채 발행 잔액과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세 가지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국가인 한국이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 대상국’ 지위에 오른 뒤 세 차례나 지수 편입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을 정도다. 하지만 열매는 달다. WGBI는 주요 선진국 국채를 담아 주요 연기금 등이 벤치마크지수로 삼고 있어 추종 자금만 최대 3조 달러(약 4035조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편입까지가 어려울 뿐 WGBI에 속한 순간 뭉칫돈이 국채 시장으로 흘러 들어온다. 韓국채 '밸류업'…80조 뭉칫돈 들어온다 한국이 네 번째 도전 끝에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해 채권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WGBI에 들어가게 되면서 내년부터 약 80조 원 규모의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에 유입돼 정부 재정 운용과 외환시장, 금리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 시간) “한국을 내년 11월부터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가 제3자 외환 거래 허용과 거래 시간 연장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편입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회사인 FTSE 러셀은 미국과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 국채로 구성된 WGBI를 운용한다. 지수 비중은 미국(40.4%), 일본(10.2%), 중국(9.7%) 등의 순으로 한국은 2.2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GBI대로 채권에 투자하는 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약 2조 5000억~3조 달러(약 3362조 5000억~4035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0조 원대의 외국인 자금이 단계적으로 국내 국채 시장에 흘러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고 달러화 유입에 원·달러 환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국채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국고채 금리에 연동된 회사채와 금융채 금리도 연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2년 9월부터 WGBI의 문을 두드려왔다. 대통령실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제도 개선 및 소통 노력과 함께 건전재정 기조를 비롯한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가 이뤄낸 쾌거”라고 밝혔다. 이날 FTSE 러셀은 ‘선진 시장’으로 분류된 한국의 주식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당초 거론됐던 ‘관찰 대상국 지정’은 피했다. 글로벌 투자자 평가·신뢰 높아져…최상목 "韓 국채 제값받기 성공" 한국이 WGBI에 편입됐다는 건 그만큼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와 신뢰도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지수의 편입액만큼 우리나라 국채에 무조건 투자하겠다는 ‘약속’과도 같아 한국 경제와 국채 시장에 대한 신뢰와 확실성이 없으면 편입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우리 국채 시장이 명실상부하게 제값 받기에 성공했다”며 “이번 결정은 윤석열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 하에서 한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높은 국가 신인도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에서는 국채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제3자 외환 거래 허용과 외환 거래 시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외환시장 구조 개선 작업을 7월 완료했다. 6월에는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 통합 계좌를 개통하고 비과세 및 법인식별기호(LEI) 등과 관련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외신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 시간) 한국이 채권 시장 개혁을 통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WGBI 편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가 WGBI 편입을 위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제도 개선을 통해 글로벌 투자를 확대·장려하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편입비중 2.2%…안정적 자금 유입…금리 0.2~0.6%P 추가 인하 효과 WGBI 편입으로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금리 인하다. 우리나라의 편입 비중은 이달 기준 2.22%로 WGBI 편입 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다. 이 비중을 감안하면 최대 666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WGBI를 추종하는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WGBI 편입으로 500억~600억 달러의 국채 자금이 유입되면 0.2~0.6%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 국고채 금리는 회사채 금리는 물론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반이 되는 금융채(은행채) 금리와도 연동된다. 올 들어 3년물 국고채와 3년물 회사채(AA-), 고정형 주담대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움직임이 거의 같다. 2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인 3.55%에서 8월 2.92%로 떨어지자 3년물 회사채도 같은 기간 4.05%에서 3.41%로 떨어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역시 3.93%에서 3.49%로 하락했다. WGBI 편입으로 국고채 금리가 낮아지면 정부의 국채 조달 비용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회사채와 주담대 금리까지 줄줄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채금리가 떨어지면 당연히 회사채, 은행채 금리도 떨어지고 대출금리도 하락한다”며 “내수와 기업 투자를 진작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 역시 “금리가 안정돼 국민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WGBI 편입은 정부의 재정 운용 여력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WGBI 추종 자금은 단기적인 금리 수익을 위한 자본이 아닌 주로 장기적인 소극적 투자 자금이다. 유출입 변동성이 낮아 예측 가능성이 높다. 국채 수요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면서 미래의 예상치 못한 재정지출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 1년내 1200원대 안착 가능성"…금리 인하 앞둔 한은도 부담 덜어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부터 원·달러 환율이 5%가량 하락해 중장기적으로 1200원대 이하로 안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금리 인하에 따른 원화 약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외환 투자자들은 WGBI 편입을 구조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요인으로 보고 있다. WGBI를 통해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한국 국채를 사려면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WGBI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 규모 자체가 적지 않아 원화 쪽에는 당연히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1년 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 이하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WGBI 편입 이후 매월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12개월간 유입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약 4.8%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WGBI가 단기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이날 미국 뉴욕 차액결제현물환(NDF) 시장에서는 한국의 WGBI 편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 서울 외환시장 종가(1349.7원)보다 8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한은의 고민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은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환율 문제를 거론해왔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가는 원·달러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WGBI 편입으로 시장금리 수준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한은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부총재를 역임한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WGBI 편입은 굉장히 좋은 소식”이라며 “정부뿐 아니라 한은도 WGBI 편입을 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WGBI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 투자자 중 스와프 계약 등을 통해 환헤지(위험 회피)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와프 거래는 직접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원화를 빌리는 방식이라 실제 원화 수요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WGBI를 통해 신규 유입되는 외국인이 스와프 거래를 주로 활용할 경우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짚었다. 투자자만 100곳 만나…기재부 물밑 노력 빛 발해 한국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지난 9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한 배경에는 투자자만 100곳을 만난 기획재정부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편입 작업을 총괄한 곳은 기획재정부 국고국 산하의 국채과다. 곽상현 국채과장은 WGBI 편입과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과 신탁은행, 기관투자가 등에게 달라진 한국 국채 시장 환경을 설명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만 아홉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디오 컨퍼런스 콜은 횟수를 셀 수가 없을 정도로 진행했다. 국내 소재 외국계 투자은행(IB)의 해외 큰 손 고객들이 방한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세종에서 서울로 달려갔다. WGBI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투자자는 저인망식으로 훑었다. 전날 밤부터 편입 결정 발표가 난 이날 새벽 5시까지 잠을 설치며 긴장 속에 결과를 지켜봤다. 국제금융국도 사력을 다했다. ‘콧대’ 높은 FTSE 러셀 측이 이날 기존의 입장을 바꾼 배경에는 제3자 외환거래 허용, 외환거래 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구조 개선 작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유창연 국제금융과장이 이 작업을 주도했다. 세제실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힘을 보탰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올 7월 일본을 찾아 일본 신탁은행과 일본 공무원연금, 기관투자가들과 잇따라 미팅을 갖고 한국의 WGBI 편입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은 신탁은행들이 국채 투자 업무를 주관한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도 9월 추석 연휴 기간에 홍콩을 찾아 주요 글로벌 투자자를 만나 협력을 당부했다. -
[영상] 금리 인하는 올해 한 번만?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0.10 05:10:0010명 중 6명은 10월에, 4명은 11월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봤다고? 서울경제신문이 실시한 '서경 금통위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62.9%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57.1%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본 반면, 나머지는 11월로 미루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답했다. 금리 인하의 주요 근거로는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와 내수 침체 등이 꼽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한하는 '매파적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일부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보다 부동산 시장 안정 여부와 가계부채 동향을 충분히 확인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환율 1년내 1200원대 안착 가능성"…금리 인하 앞둔 한은도 부담 덜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0.09 17:49:38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부터 원·달러 환율이 5%가량 하락해 중장기적으로 1200원대 이하로 안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금리 인하에 따른 원화 약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외환 투자자들은 WGBI 편입을 구조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요인으로 보고 있다. WGBI를 통해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한국 국채를 사려면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WGBI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 규모 자체가 적지 않아 원화 쪽에는 당연히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1년 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 이하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WGBI 편입 이후 매월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12개월간 유입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약 4.8%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WGBI가 단기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이날 미국 뉴욕 차액결제현물환(NDF) 시장에서는 한국의 WGBI 편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 서울 외환시장 종가(1349.7원)보다 8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한은의 고민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은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환율 문제를 거론해왔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가는 원·달러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WGBI 편입으로 시장금리 수준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한은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부총재를 역임한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WGBI 편입은 굉장히 좋은 소식”이라며 “정부뿐 아니라 한은도 WGBI 편입을 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WGBI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 투자자 중 스와프 계약 등을 통해 환헤지(위험 회피)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와프 거래는 직접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원화를 빌리는 방식이라 실제 원화 수요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WGBI를 통해 신규 유입되는 외국인이 스와프 거래를 주로 활용할 경우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짚었다. -
신한은행, 대만서 4억달러 규모 커버드 본드 발행
경제·금융 은행 2024.10.07 14:08:17신한은행이 대만에서 자금을 조달해 국내 친환경 아파트 담보대출에 활용한다. 신한은행은 7일 대만 자본시장에서 4억 달러 규모의 포모사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공모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커버드본드는 금융사가 보유한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 채권이며 포모사 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금융사가 대만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번 채권 발행에는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소시에테제네랄 등 해외 증권사가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만 현지 주요 투자기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커버드본드 구조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 것이 이번 발행의 성공 요인”이라며 “당초 발행 규모를 1억 달러로 정했지만 투자자 수요가 높은 점을 감안해 4억 달러로 늘렸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단열 기능이 높은 유리 등 자재를 활용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친환경 아파트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 해외 자본시장의 변화에 주목해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며 “2020년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연계 외화 공모채권 발행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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