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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파타파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6 17:36:57중독성이 강한 노래는 대개 따라부르기 쉽고 멜로디가 반복된다. 자기도 모르게 가볍게 몸을 흔들고 싶은 리듬도 겹쳐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리엄 마케바가 1967년에 불러 인기를 끈 ‘파타파타’가 딱 그런 노래다. 아프리카에서 쓰는 젬베 비슷한 북이 묘한 감흥을 일으키며 일정한 리듬을 맞춰주면 마케바는 과하지 않은 몸짓과 함께 파타파타를 흥얼거린다. 노래를 듣다 보면 몸은 저절로 리듬을 찾아가고 입은 곧바로 파 -
[만파식적]쿠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3 18:36:14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부 도시 쿠싱에서 거대한 파이프라인을 배경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해외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라며 “송유관 사업 공사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역설했다. 캐나다 서부에서 미국 네브래스카를 거쳐 쿠싱으로 이어지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당시 정가 -
[만파식적] 사우디 펀드 PIF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2 18:04:212018년 9월17일 오전 미국 증시에서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갑자기 2%나 급락하며 요동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원군’이었던 한 글로벌 큰손이 테슬라의 라이벌 업체인 루시드 모터스에 1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한 달 전 야심 차게 테슬라 상장폐지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 업체를 지원해 테슬라를 흔든 큰손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 -
[만파식적]빨간머리 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1 17:32:43‘빨간 머리 앤’은 나이 든 오누이가 남자아이를 입양하려다 실수로 여자아이를 입양하면서 벌어지는 고아 소녀의 성장기다. 캐나다 작가 루시 M 몽고메리(1874~1942)는 1905년 집필을 시작해 1906년 1월 소설을 완성했지만 출판사로부터 다섯번이나 거절당했다. 여섯번째로 원고를 보낸 출판사에서 출간을 결정하며 1908년 4월 빨간 머리의 말괄량이 소녀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소설 속 무대인 캐나다 남동부 프린스에드워드섬과 -
[만파식적]니먼 마커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0 18:56:281926년 말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수 고객들에게 감사 표시를 할 흥미로운 방법을 찾아낸다. 평범한 카드 대신 16쪽으로 된 카탈로그를 만들었다. 매장에서 쉽사리 접하지 못했던 상품들을 소책자에 담자 고객들은 반색했다. 매년 말 이 우편물이 배달되면 훔쳐 가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였다. 1950년대 책자는 더 진화했다. 비행기와 잠수함 등 초고가의 희귀한 구매목록을 담은 ‘판타지 기프트’도 -
[만파식적] 샤를드골 항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19 18:01:522011년 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 민주화의 바람이 리비아로 옮겨붙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는 시민군을 조직해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장악했다. 이에 미국·영국·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서방 다국적군이 거들고 나섰다. 프랑스의 라팔 전폭기들이 지중해 북동부 해상 항공모함에서 이륙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결국 리비아의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시민군에게 -
[만파식적]바운티호 반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16 18:20:10남태평양 타히티섬 원주민의 주식은 빵나무다. 빵나무 열매를 얇게 잘라서 굽거나 쪄 먹는데 구울 때 빵 냄새가 난다고 해서 빵나무가 됐다. 영국 정부는 빵나무를 카리브해 제도에서 재배해 흑인 노예들에게 먹일 생각을 했다. 1787년 영국에서 출항한 바운티호의 임무는 타히티에서 빵나무 묘목을 가져가 자메이카에 옮겨심는 것이었다. 10개월의 항해 끝에 도착한 타히티는 말 그대로 지상낙원이었다. 5개월 뒤 묘목 준비가 마 -
[만파식적]플로라 홀랜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15 22:50:08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의 스히폴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가면 알스메이르라는 도시가 나온다. 인구가 3만명가량인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꽃 생산지다. 원래 베고니아 같은 관엽식물 재배지였으나 9세기 말부터 장미를 시작으로 다양한 꽃이 생산되고 있다. 꽃의 도시답게 알스메이르에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화훼경매장이 있다. 대지면적 100만㎡를 자랑하는 ‘플로라 홀랜드’다. 이곳에는 갓 딴 꽃처럼 화 -
[만파식적]머디 워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13 18:09:232011년 6월, 35세의 젊은이가 만든 공매도 투자기관이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벌목업체 시노 포레스트의 회계장부를 파헤친다. 당시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의 호황을 만끽하기 위해 너도나도 시노의 주식을 사들였고 회사의 시가 총액은 60억달러까지 치솟아 있었다. 하지만 이 청년은 시노의 대규모 가공 매출을 알아내 보고서로 폭로한다. 시노의 주가는 며칠 만에 80% 가까이 폭락했고 헤지펀드의 신화로 불린 -
[만파식적]태양의 서커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12 17:30:00캐나다 퀘벡시 인근 마을에서 입으로 불을 뿜는 묘기를 선보이던 청년 기 랄리베르테는 22세 때인 1982년 동료 곡예사들과 함께 ‘하이힐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한 곡예사들은 저글링이나 마술을 하면서 거리를 돌아다녔고 이들의 화려한 묘기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1984년 랄리베르테는 캐나다 발견 450주년을 기념할 공연이 필요했던 퀘벡시 정부를 설득해 정식 무대에 서게 된다. 기존 서커스의 단 -
[만파식적] 밀라노 두오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9 18:58:55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19세기 초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를 점령한 후 프랑스 지배를 받는 공화국 형태로 운영했다. 롬바르디아, 베네치아, 모데나 공국, 그리고 교황령과 사르데냐 왕국 일부 등이 영토였고 수도는 밀라노였다. 그는 1804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뒤 이듬해 이탈리아 점령 지역도 왕국으로 바꾸고 이탈리아 왕의 자리에도 올랐다. 그가 이탈리아 국왕 대관식을 치른 곳은 밀라노의 -
[만파식적] 중국 황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8 17:31:391979년 7월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이 안후이성 황산시를 방문했다. 문화대혁명으로 실각했다가 복권된 지 2년 만이었다. 그는 5박6일 동안 머물며 근교 황산(黃山)을 등반했다. 75세의 고령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정상에 오른 덩샤오핑은 하산 후 지역 당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지시했다. “뛰어난 풍광을 가진 황산을 남녀노소 누구나 보고 즐기게 하라.” 이에 따라 1980년대 초부터 황산 개발이 본격화했다.당시 황산에는 -
[만파식적]엘리자베스2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7 17:37:48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전 군인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여왕은 “당신들의 용기는 진정하고 지속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당신들의 행동이 전쟁을 수행하거나 평화를 가져오는 데 있어 최고의 전통 속에 있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당시 여왕의 메시지를 접하고 과거 엘리자베스 1세의 명연설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엘리자베스 1세는 1588년 스페인 무적함 -
[만파식적]벌지 전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6 18:44:491944년 가을 2차 세계대전은 연합군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독일군을 압박하며 동쪽으로 진격하던 연합군의 유일한 고민은 보급이었다. 보급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벌인 마켓가든 작전이 실패로 끝나자 연합군의 진격은 잠시 멈췄다. 아돌프 히틀러는 시간을 벌었지만 불리한 전세는 여전했다. “연합군이 약한 지역은 아르덴입니다.” 참모가 던진 이 한마디에 히틀러는 무릎을 쳤다. 양쪽 합쳐 10 -
[만파식적] 뮐루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5 18:12:09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인 프랑스 알자스 지방. 이 지역에는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밀밭이 펼쳐진 아기자기한 도시가 있다. 바로 ‘물방앗간’이라는 뜻의 뮐루즈다. 화이트와인의 명산지답게 뮐루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레위니옹 광장의 테라스에서 화사하면서도 독특한 주변 건축물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다 보면 이국적 정취에 빠지게 된다.낭만의 도시이지만 이곳에는 유럽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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