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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판타나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23 17:44:262014년 6월17일 브라질에서 열린 월드컵 H조 러시아와의 첫 경기. 후반 22분 0대0 상황에서 이근호 선수가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했다. 공은 러시아 골키퍼의 손에 잡히는 듯하더니 튕겨 올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첫 경기 선취골의 감동을 안겨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열린 판타나우는 면적이 22만㎢로 한반도와 비슷하다. 판타나우(Pantanal)라는 이름은 습지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판타노(pantano)에서 유래됐다.브라 -
[만파식적] 비피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22 18:04:49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말 영국 런던탑을 지키던 근위대장이 국왕 조지 6세에게 장문의 사죄문을 올렸다. 당시 독일군의 대공습으로 매일 밤 9시52분 정각에 거행하던 성문 폐쇄식이 7분이나 지연됐다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간청한 것이다. 1078년 런던탑이 세워진 후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이어졌던 의식이 몇 분이라도 늦어진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조지 6세는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면서 성문 폐쇄 지연이 -
[만파식적]싼샤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21 18:26:05중화민국 초대 총통 쑨원은 중국 대륙 중앙부를 관통하는 창장(양쯔강)을 관리해 홍수를 예방하고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치수(治水)의 실현이자 근대화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그는 혁명에서 공화국 건설까지의 구상을 밝힌 저서 ‘건국방략’에서 창장에 댐을 짓자고 처음 제안했다. 쑨원 사망 이후 중국 국민당 정부를 이끈 장제스도 이 주장에 동조해 댐 건설의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중국 본토를 공산화 -
[만파식적]마운틴 패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20 17:51:48지난 2002년 미국은 자원 개발 역사에서 뼈아픈 결정을 내린다. 자국에서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패스’를 폐쇄한 것이다. 중국이 저임금을 무기로 싼값에 희토류를 공급하면서 경쟁이 힘겹던 차에 정련시설에서 방사능 폐수가 유출되는 등 환경 문제까지 불거지자 문을 닫은 것이다. 경쟁자가 사라진 후 중국은 무섭게 시장을 장악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마운틴 패스는 1919년 뉴멕시코 -
[만파식적]바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19 17:55:041764년 프랑스 루이 15세가 주교인 몽모랑시 라발에게 이례적 지시를 내렸다. 왕실의 화려함을 높여줄 찻잔 등 유리제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주교는 파리에서 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작은 마을 바카라에 창유리·거울·유리잔 등을 만드는 유리공장을 세웠다.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바카라(Baccarat)’는 프랑스 왕실위원회에서 특별 주문한 테이블 세트를 시작으로 샤를 10세, 나폴레옹 3세 등에게 납품하며 명품회사 -
[만파식적]뱅크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16 19:34:432010년 10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한국에서는 한 대학강사가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새로 그려 넣어 논란이 빚어졌다. 이듬해 그가 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로 기소되자 영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한국 쥐에게 자유를’이라는 이름의 구명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의 주체는 영국의 그라피티(벽화) 작가인 뱅크시(Banksy)의 팬 사이트였다. 뱅크시는 자기 작품에 쥐를 자주 그려넣었고 대학강사는 그의 작품에서 영 -
[만파식적]레드스킨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15 18:14:07미국 프로풋볼(NFL)과 관련해 ‘레드스킨스(Redskins) 법칙’이라는 게 있다. 미식축구팀인 워싱턴 DC 레드스킨스가 미국 대선투표일 직전에 열린 홈경기에서 이기면 현직 대통령이 승리한다는 징크스다. 1940년 이후 19번 치러진 대선 중 17번이나 맞아떨어져 적중률은 89%를 넘는다. 2004년과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레드스킨스가 졌는데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각각 재선에 성공했다. ‘레드스킨스 법칙’ -
[만파식적]선벨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14 19:25:11미국의 ‘선벨트(Sunbelt)’는 태양이 비치는 지대라는 뜻을 가졌다. 북위 37도 이남의 따뜻한 지역으로 미국 남부의 총 15개 주에 걸쳐 있다.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에서 조지아·루이지애나·오클라호마·텍사스·뉴멕시코·애리조나를 거쳐 태평양 연안의 캘리포니아에 이른다. 1970년대까지 목화를 재배하고 수출용 벼농사를 지었던 농업지역이었다. 기후가 온화하고 공기가 맑은데다 풍부한 석유와 넓은 토지, -
[만파식적]중국 '여우사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13 17:07:292013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고지도자에 오르자마자 강력한 반부패운동을 벌인다. 부패한 고위직 공무원을 뜻하는 ‘호랑이’와 하위직 공무원을 일컫는 ‘파리’를 잡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이어 이듬해 7월에는 새 표적을 들고 나왔다. 해외로 도피한 부패 정치인과 경제사범이었다. 중국 공안은 이들의 본국송환 프로젝트를 벌이며 작전명을 ‘여우사냥(獵 狐)’이라고 붙였다. 과거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 -
[만파식적] 바시해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12 16:57:482006년 12월26일 대만 최남단 헝춘시에서 남서쪽으로 23㎞ 떨어진 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지는 대만과 필리핀 사이 공해인 바시해협 (Bashi Channel) 밑의 해저였다. 대만 기상국은 이 지진이 100년 만의 최대 규모라며 원자폭탄 6개와 맞먹는 위력을 지녔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인명 피해는 사망 2명, 부상 40여명으로 우려보다 적었다.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큰 혼란이 벌어졌다. 이튿날부터 대만· -
[만파식적]스와데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9 17:52:31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를 생각하면 물레질을 하며 흘러내리는 안경 너머로 책을 읽는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진에서 그의 소박한 삶을 보여주기 위해 물레라는 소품을 이용했을 수 있지만 그의 실제 삶도 물레를 떼어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간디는 1906년 영국의 벵골 분할령에 반대해 반영(反英) 운동의 일환으로 스와데시 운동을 시작했다. 스와데시는 산스크리트어로 ‘자기 것(swa)’과 ‘나라(desh)’를 -
[만파식적]웨이크 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8 17:20:391941년 12월7일 아침 일본군이 하와이 진주만 공격을 개시한 지 1시간 뒤 서태평양의 한 작은 섬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미군기지의 비행기 8대와 비행장이 파괴되고 미 해병대원 23명이 죽었다. 사흘 뒤에는 일본 함대가 상륙작전에 나섰다. 미군 해안포의 공격으로 일본 구축함이 격침돼 160여명의 승조원이 몰살됐다. 일본군은 2주일이 지나서야 이 섬을 점령했다. 미국 전사(戰史)는 이 전투를 미 민병수비대가 텍사스주에서 -
[만파식적]버드와이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7 17:37:34‘버드와이저의 아버지’ 아돌푸스 부시(1839~1913년)는 1857년 미국 세인트루이스로 건너온 체코계 이민자다. 맥주 유통업에 종사하던 그는 미국에서 릴리 안호이저를 만나 결혼한 후 장인인 에버하르트 안호이저가 운영하던 양조장 E 안호이저&컴퍼니의 판매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체코에서 즐겨 마시던 보헤미안 라거 맥주를 들여오면 대박을 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곧바로 1876년 친구인 칼 콘래드와 함께 체코의 체스케부데 -
[만파식적]게일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6 18:15:21지난 1920년대 초반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아일랜드의 토착어인 게일어(Gaelic) 배우기 열풍이 불었다. 당시 신문에는 아일랜드의 게일어 보존 활동과 문예부흥운동을 본받아야 한다는 기사가 많이 실렸다. 한자로 애란극(愛蘭劇)이라고 표기하는 아일랜드 연극도 활발하게 번역돼 소개됐다. 1921년 영국 지배를 벗어난 아일랜드를 모델로 삼아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는 의도에서다. 우리도 게일 -
[만파식적] 베르호얀스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5 18:47:16러시아의 시베리아 북동부 북극권에 있는 베르호얀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져 있다. 1892년 2월 섭씨 영하 67.8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면서 붙여진 별칭이다. 수도 모스크바에서 4,800㎞ 떨어진 이 지역은 고기압이 주로 형성돼 구름 없이 쾌청한 날이 많다. 하늘로 열이 빠져나가는 방사냉각 현상이 나타나 기온이 급강하한다. 일찌감치 10월이면 겨울로 접어들어 이듬해 4월까지 혹독한 추위가 계속되는데 4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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