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던 전 모씨는 이렇듯 계란 투척의 묘미는 살리면서도 볼썽사나운 쓰레기는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계란 놀이용품으로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행사용 투척 계란' 으로 명명된 이 아이템은 계란의 겉면에 축하 문구를 새겨 넣은 뒤 랩과 같은 비닐 팩으로 감싸 밀봉한 형태를 하고 있다. 바로 이 비닐 팩으로 인해 계란을 던져서 깨뜨리더라도 내용물이 밖으로 분출되지 않는다.
계란 투척자는 계란을 깨뜨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투척 대상이 되는 사람은 옷이 더렵혀질 염려가 전혀 없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것이다. 출원인은 특히 투척 계란을 졸업식은 물론 각종 명절이나 행사시에 사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로 정착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계란 투척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였다고는 해도 일견 계란 투척이 마치 재미있는 놀이인 것처럼 호도하는 듯 보이는 이 아이템에 대해 특허청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놀랍게도 실용신안 등록을 허락했다.
계란 투척의 폐해가 비단 그 분출물에 국한된 것이 아 니라는 점에서 이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칫 투척된 계란이 얼굴에 맞을 경우 신체적 상해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녀들을 둔 부모에게 반가운 사실이 있다면 실용신안 등록 후 2년이 지난 2002년경 출원인이 등록료를 납부하지 않아 이 아이템의 실용신안이 소멸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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