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물론 영화 제작사, 음악가, 심지어 슈퍼볼 경기 주최사에 이르기까지 탄소중화 운동을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실제로 이들은 현재 네브라스카의 풍력발전설비 건설, 아프리카에 대한 태양열 패널 공급, 인도의 망고나무 식수(植樹) 등과 같은 사업에 자금을 지원 중에 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기여(?)한 죄를 탕감받기 위해 돈을 내겠다면 기꺼이 받아 활용할 기업들은 지천에 널려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미국인 1인 당 연평균 10톤의 이산화탄소(CO2)를 만들어내는데, 환경기업들은 이를 약 100~200달러로 보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Expedia)와 트라벨로시티(Travelocity) 가 고객들에게 이산화탄소 중화 옵션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동서부 횡단 왕복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항공료에 더해 10~17달러의 탄소중화 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
여행사에 기부를 하는 것이 쓸데없는 돈 낭비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요점은 내가 기부한 돈이 친환경 프로젝트에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과연 어떠한 프로젝트가 적절한지에 대한 정보는 비영리환경단체인 클린에어쿨플래닛(CACP; cleanair-coolplanet.org)의 사이트에 나와 있다. CACP는 지난해 말 미국 내 탄소중화 프로젝트 참여기업 30개사에 대한 종합평가를 수행했는데, 대상기업 중 10점 만점에 5점 이상을 받은 기업은 8개뿐이었다.
유럽의 지구온난화 대책기구인 골드스탠다드재단(GSF)에서는 ‘공정무역(fair trade) 제품’, ‘100% 유기 농법’ 등의 인증마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우수한 탄소중화 프로젝트들을 인정하고 있다.
GSF의 마케팅 책임자인 재스민 하이먼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회사가 탄소중화 노력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능구렁이 기업들을 조심해야 한다”며 “온갖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탄소중화에 참여한다고 말하는 업체에게 돈을 지불하기 보다는 엄선된 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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