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코틀랜드 나인웰스병원 연구팀은 ePTFE라고 불리는 고분자물질(폴리머)을 소재로 자연스러운 혈액 흐름을 가능케 해주는 이식용 인공정맥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PTFE는 불소계 수지인 테프론(Teflon)을 팽창시킨 것으로 피부조직과의 적합성이 뛰어나고 재질이 말랑말랑해 성형 보형물에도 사용되는 물질이다.
현재 좁아진 혈관을 우회해 새로운 혈관으로 연결시켜 주는 바이패스(bypass) 수술에는 환자 자신의 정맥 일부를 적출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번 인공정맥이 상용화될 경우 한층 안전하고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에 시험적으로 일부 사용됐었던 합성혈관들이 이식수술 후 지방이 쌓여 2년도 안돼 혈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개발된 인공정맥은 시간이 흘러도 닳거나 막힐 위험이 없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실제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인공정맥은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시켰음은 물론 이식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좁아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혈액이 혈관을 통과할 때 나선형으로 회전한다는 사실에 착안, 인공정맥 내부에 나선형 홈을 형성한 것이 주효했다”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졌거나 막혔을 때 시행하는 바이패스 및 말초동맥질환(PAD) 치료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1년 내에 인공정맥의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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