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코니아 바이오 세라믹스 개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7월 수상자 한국과학기술원 김대준 박사
저온열화현상 규명 학설정리 큰 역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복합기능세라믹연구센터 김대준 책임연구원은 각종 세라믹스 중 가장 뛰어난 물성을 지닌 지르코니아(ZrO2)가 인체 내에서 장기간 유지 시 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온열화 현상을 규명함으로써 지난 15년간 제기되었던 여러 학설을 정리하는 업적을 거두었다.
지르코니아(ZrO2)는 세라믹스 중 강도와 인성이 가장 높은 재료지만‘저온열화’즉, 지르코니아의 정방정 결정상이 인체 내부 조건이나 100∼300℃에서 장시간 방치 시에 자연적으로 단사정 결정상으로 바뀌면서 강도가 급격히 약해지는 현상 때문에 응력지지 고강도 재료로 응용이 어려웠다. 지난 15년간 저온열화 매커니즘에 대한 여러 학설이 제기되었지만 이러한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신소재 개발로 의료용구 등 상용화
김 박사는 지르코니아 저온열화가 지르코니아 결정 내부에 산소 공공의 확산에 의해 응력을 받고 있는 결정이 이완되는 현상으로 규명하고, 이를 세라믹분야 세계 최고권위 학술지인 미국세라믹학회지에 게재함으로써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김 박사는 저온열화를 겪지 않으면서도 고강도·고인성을 갖는 원천기반 신소재를 개발해 한국 및 미국에서 특허화하고 이를 치과용 임플란트(Implant) 상부구조물로 응용, 지난 4년간 성공리에 임상적용을 마치고 기업화에 성공했다.
이 신소재는 현재 인공고관절의 골두로 응용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무릎관절용 보철물, 인공뼈, 치과용 세라믹 임플란트, 세라믹 단일치아 및 브릿지 등의 응력지지용 경조직대체 바이오 세라믹스뿐만 아니라 라식수술용 미세각막 절단기 등의 의료용구로도 응용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공업적으로는 다공성이면서도 고강도를 요구하는 고온가스 필터나 난분해성 수처리 필터 재료와 방탄용 재료로의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치관재료 대체원료로 수입대체 큰 효과
김 박사는 또한 바이오세라믹스연구로 알루미나 세라믹 분말을 테이프로 제조하여 이를 심미성이 우수한 세라믹 단일치관 및 세라믹 3-unit 브릿지로 성형하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한국, 미국, 일본 특허를 취득했다.
그리고 EU국가 특허도 출원 중에 있다. 세라믹 테이프 방식은 세라믹 치관을 정확하고 쉽게 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미성도 확보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신기술로 현재 제품화를 위한 기술이전 단계에 있다.
이 방식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치관재료용 고가 귀금속인 금, 백금, 팔라디움을 저렴한 알루미나 분말로 원료를 대체함에 따라 수입대체 및 제조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심사위원들은 환경친화성 수계 세라믹 테이프 제조에 관한 연구가 머지않아 세라믹 테이프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연간 약 6,000억 원에 이르는 국내 각종 전자 세라믹 부품들의 생산공정을 청정생산공정으로 전환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수진기자<popsci@sedailly.com>
지르코니아(ZrO2)
지르코니아(Zirconia쪾사진 아래)는 지르코늄 금속산화물로서 세라믹 중에서 강도와 인성이 가장 뛰어나다. 지르코니아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큐빅지르코니아는 다이아몬드와 유사해 보석으로 쓰인다.
지르코니아는 75년 호주의 가비 등이 네이처지에 게재한‘세라믹 스틸’이라는 논문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연구대상이 됐다. 80년대 중반 절정에 이른 지르코니아 관련 연구는 저온열화현상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저온열화현상은 저온에서 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지르코니아가 상온에서는 강도와 인성이 높지만 저온상태에 오랫동안 놓아두면 강도가 10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 지르코니아의 정방정 결정상(2개면의 길이는 같으나 1개면은 틀린 6면체)이 자발적으로 단사정 결정상(부피가 커지면서 균열이 일어나는 6면체)으로 전이함에 따라 강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게를 받치는 고강도 재료로서는 부적합하게 된다. 저온열화의 특징은 공기 중에서보다 물 속에서 더 빨리 일어나고 그보다 수증기압에서는 더 심하게 일어나며 저온열화를 유발하는 정방정에서 단사정으로 전이가 지르코니아 표면에서 시작해서 내부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각종 저온열화 기구에 대한 학설이 제기됐지만 어느 것도 저온열화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이러한 지르코니아 저온열화 기구의 이해 부족은 97년 미국의 FDA가 인공대퇴골에 응용된 지르코니아 골두가 포장이 열린 채 방치된 경우 스팀소독을 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지난해에는 프랑스업체가 제조한 지르코니아 골두의 인체내에서 파절 위험성에 의한 리콜을 공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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