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올해부터 이행하기로 한 연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시점을 미루기로 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대미 펀드 투자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기존 방침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2026년 상반기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도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환율 구두 개입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 재무부 측에 ‘외환시장 변동성과 불안이 커지면 대미 투자 이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금처럼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무리해 투자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는 연 2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에 대해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한국이) 납입 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돼 있다.
다만 재경부는 대미 투자 시점을 보류한다는 방침이 내부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미 투자를 위한 제도적 요건이 완비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한미전략투자기금 설치 등을 규정한 대미투자특별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투자처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대미투자특별법 등 제도가 갖춰지는 것이 먼저”라며 “이후 미국 측이나 우리가 투자처를 제안하는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상반기는 지나야 투자가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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