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DF1·DF2 사업권 입찰이 유례없는 눈치싸움 끝에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의 사실상 ‘나눠 갖기’로 막을 내렸다. 기존 사업자 중 신라면세점은 신청서를 내지 않았고, 신세계면세점은 신청서를 내놓고 가격제안서는 제출하지 않는 등 업계의 치열한 수싸움이 빚어낸 결과다.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인천공항 DF1·DF2 사업권 입찰에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 두 곳만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입찰은 '1사 1사업권' 원칙이 적용되기에 제안서를 낸 두 업체가 각각 하나씩의 사업권을 나눠 갖는 그림이 사실상 확정됐다. 두 기업 중 어느 곳이 DF1·DF2 중 하나를 가져가게 될지는 향후 심사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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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입찰 현장은 마감 직전까지 긴박한 수 싸움이 이어졌다. 당초 국내 면세 ‘빅4’가 모두 참여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기존 DF1 사업권자인 신라면세점이 연간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임대료 부담과 수익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더 큰 변수는 신청서 마감 이후에 터졌다.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신세계면세점이 마감 시한인 오후 5시까지 가격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이다. 신청서를 내놓고도 제안서를 포기하는 ‘노쇼(No-Show)’ 방식을 통해 막판에 실리를 챙기는 회군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던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외국계 업체들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롯데와 현대는 경쟁자들이 스스로 물러난 사이 인천공항에 사실상 입성하게 됐다. 롯데는 지난 입찰 탈락의 설움을 씻고 1위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으며 현대는 공항 내 입지를 넓히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시장 환경 및 제안요청서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DF1·DF2 구역에 대한 제안서를 최종 제출했다"며 "향후 진행될 프레젠테이션 등 남은 입찰 절차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인천공항에 진출하는 것이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발을 뺀 것은 그만큼 공항 면세점의 사업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업권은 두 개인데 제안서를 낸 업체도 두 개뿐이라 사실상 경쟁이 사라진 ‘나눠 갖기’ 입찰이 됐다”며 “신세계와 신라의 포기는 현재 면세 시장이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인천공항은 두 업체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거쳐 관세청에 적격 사업자를 통보할 예정이며, 최종 낙찰자는 내달 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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