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자 시중은행이 원화 가치 하락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한국은행 등과 대책을 논의하고 예금과 같은 형태로 달러를 지나치게 쌓아놓지 않도록 유도하기 시작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9일 주요 시중은행 외환 담당 임원(부행장급)을 불러 외화 예금 판매 관행과 마케팅 상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당국은 달러 예금 유치 경쟁을 자제하는 대신 외화 예금을 원화로 전환할 때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 상승 기대감 속 가계·기업이 달러를 매집해 시장 유동성이 위축된 점도 고려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이달 16일 한국은행은 시중은행 자금·외환담당자들과 회의를 열어 외화 지급준비금(외화지준)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외화 지준 이자 지급 관련 금리 기준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환율 안정 대책의 하나로 외화지준에 올해 1∼6월(작년 12월∼올해 5월분 외화지준 대상) 한시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기관은 지급준비금 제도에 따라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의 일부를 예금자 보호나 통화량 조절 차원에서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인 한은에 다시 예치해야 한다. 해외 운용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외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시중은행들이 받은 한은 공문에 따르면 작년 12월분 적용 금리는 3.60%으로 결정됐다.
이달 7일에는 재정경제부도 최근 7대 은행 외환 마케팅 부서장을 불러 지나친 환율 우대를 통한 달러 예금 판매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환율 우대 경쟁이 개인의 단기 환투기를 자극하고 외환 수급 불균형을 악화시킨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들도 이에 맞춰 달러 유치 속도를 줄이고 원화 환전 우대에 방점을 두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고객이 광고 수익을 원화로 환전할 때 최대 90% 환율 우대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 플러스 자동입금 서비스’의 적용 기한을 3월 말까지 연장했다. KB국민은행도 크리에이터 고객을 대상으로 원화 환전 우대(최대 100%)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 수출기업에도 'KB 글로벌 셀러 우대서비스'를 통해 판매대금을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 원화 계좌로 환전할 경우 환율을 최대 80% 우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여행특화 외화예금 ‘위비트래블’의 달러 금리를 기존 1.0%에서 0.1%로 대폭 낮춰 달러 예치 유인을 줄였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환율 방어 정책 대응 차원에서 현재는 달러를 끌어들이기보다 시장으로 흐르게 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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