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트럼프 스톡커] 베네수 석유 노린 美공격, 금·은·기름값 다 뛴다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02>

트럼프, 마두로 정권에 "테러단체"…유조선도 '봉쇄령'

이지스함 등 전면 배치…선박 공격 '전쟁 범죄' 논란도

명분은 '펜타닐 단속'이나, '원유 자산 회수' 목적 더 커

코로나 이후 최저였던 국제 유가 뛰고, 금·은값 최고치

'베네수 석유 VIP' 中과 러는 美 비판…안전자산 요동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자축하며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군중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해당 선거는 부정 선거 의혹 속에 10%대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합성마약 ‘펜타닐’ 등의 유입을 빌미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나서면서 국제 유가는 물론, 금과 은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구로 정권에 대해 단순 마약 단속 이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실제 속셈은 베네수엘라 연안 지역의 에너지 패권 확보와 원유 자산 회수 쪽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마두로 정권이 중국, 러시아와 밀착한 행보를 보이는 만큼 이를 몰아내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평가다. 이지스함, 핵잠수함 등 미 해군 전력이 카리브해에 집중 배치돼 있어 당분간 국제 유가와 안전자산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마두로 정권에 ‘테러 단체’ 지정…선박 공격 ‘전쟁 범죄’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함대에 완전히 포위됐다”며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고 그들이 받게 될 충격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적대적인 정권이 우리의 석유, 토지, 기타 어떤 자산을 빼앗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즉시 미국으로 반환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훔친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이용해 정권 유지와 마약 테러리즘, 인신매매, 살인, 납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자산을 훔친 행위와 더불어 테러리즘, 마약 밀수, 인신매매 등 다른 많은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석유 수출은 마두로 정권의 최대 자금줄로 평가된다. 유조선 나포, 선박 공격뿐 아니라 사실상의 경제 제재까지 가해 베네수엘라 정권을 고사 상태로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하루에 약 100만 배럴을 생산한다. AP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석유 시장에는 참여할 수 없어 생산량 대부분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중국 정유사에 판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에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단속을 벌여 300만 정의 펜타닐을 압수했다”고 강조했다. 대량살상무기는 통상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이 해당하기에 펜타닐이 여기에 포함이 되는지를 두고 즉각 논란이 일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 8월 18일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이지스 구축함 3척과 공격용 잠수함 등을 포함한 해군 전력 배치를 명령했다. 같은 달 말에는 이를 ‘서던 스피어’ 작전으로 명명하고, 4000명 이상의 해군·해병대 인력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투입했다. 이후 9월 2일에는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첫 번째 미사일 공격을 가해 11명을 사살했다. 10월 24일에는 세계 최고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급까지 해당 지역에 배치시켰다. 지난달 2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즉시 퇴진하라”고 강요했으나,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듣지 않았다. 이달 1일에는 베네수엘라 영공까지 폐쇄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0일 부산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펜타닐 원료 단속에 대한 중국의 협력 약속을 받고 관련 관세를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 그 다음날에는 중국이 단속을 제대로 하면 나머지 10%의 펜타닐 관세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이 과정에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8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9월 2일 1차 미사일 공격 당시 “모두 죽이라”는 구두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명령으로 잔해에 매달려 있던 생존자 2명이 2차 공격을 받아 사살됐다는 내용이었다.이는 곧 미군이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은 곧바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지만, 미국 의회는 이 사건에 대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까지 가세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국방부에 관련 영상과 법적 근거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의회 지도부는 기밀 영상 브리핑에서 공격 장면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다. 브래들리 제독은 이 자리에서 헤그세스 장관에게 “전원 사살”과 같은 구두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16일 미 의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군의 마약 의심선박 2차 공격 전체 영상을 일반 대중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유조선 봉쇄령’에도 석유 수출 고집…미군, 유조선 나포하고 100명 넘게 사살


24일(현지 시간) 푸에르토리코 세이바에 위치한 옛 루즈벨트 로즈 해군 기지에서 미 해병대 소속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두로 정권은 미국 행정부의 유조선 봉쇄령에도 원유 수출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겸 석유부 장관은 17일 텔레그램에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성명을 공개하고 “우리는 에너지 주권 수호, 합법적 무역 약속 이행, 해상 운영 보호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원유 수출 작업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16일 한 행사에서 “미국 정부의 저속하고 오만한 협박에 우리는 겁먹지 않는다”며 “그들의 자백을 통해 드러난 석유 침탈 야욕을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베네수엘라를 향한 미군의 압박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군은 15일에도 콜롬비아 부근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 3척에 공격을 가해 8명을 숨지게 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군은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등 중남미 국가 근처 수역에서 26척의 선박을 파괴하고 104명 이상을 살해했다. 미국은 마약 운반선이 확실한 경우에만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사망자 가족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고 있다.

미군은 20일에도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센추리스’ 1척을 추가 나포했다. 이달 10일 제재 대상 유조선인 ‘스키퍼’를 나포한지 열흘 만의 성과다. NYT는 해당 선박이 미국 재무부가 공개적으로 관리하는 제재 대상 유조선 목록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21일 로이터·블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서 파나마 국기를 단 제재 대상 유조선 ‘벨라1’ 1척도 추가로 추적하고 있다. 벨라1은 2021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중국으로 수송한 바 있고, 이란산 원유도 옮긴 이력이 있다.

15일 트리니다드토바고 외교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군이 우리 공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 나라가 미군의 최전방 기지 노릇을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친미(親美) 성향의 캄라 퍼사드비세사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는 새로 설치하는 레이더 용도에 대해 “지역 범죄 퇴치”라고 해명했으나, 외교가에서는 미군을 간접 지원하기 위한 시설로 받아들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베네수엘라는 가장 가까운 해안선 기준으로 11㎞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이웃 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18일에는 미국 남부사령관 후보자로 특수작전과 중동 지역 경험이 풍부한 프랜시스 L 도너번 해병대 중장을 지명했다. 미국 남부사령부는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중남미, 카리브해, 파나마운하 해역 등의 작전을 맡는 통합사령부다. 상원에서 임명안 인준이 이뤄지면 도너번 중장은 대장으로 진급해 남부사령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직전 남부사령관이었던 앨빈 홀시 해군 대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12일 돌연 퇴역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그가 마약 운반선 격침 작전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헤그세스 장관과 마찰을 빚은 게 아니냐고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에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이른바 ‘황금 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강경하게 나오길 원한다면 그것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로이터통신은 24일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군사적 선택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선 제재 집행을 통한 경제적 압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최저치였던 국제 유가, 베네수엘라 악재에 연일 상승…금·은도 사상 최고치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미국 하원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을 지시하지 못하게 하는 결의안를 표결에 붙였다가 처리에 실패하기도 했다. 선박 타격 중단 결의안은 찬성 210표와 반대 216표,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한 의회의 사전 승인 의무화안은 찬성 211표와 반대 213표로 부결됐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3석, 공석이 2석으로 구성됐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안보 불안은 하향 안정세에 있던 국제 유가를 재차 끌어올리고 있다. 16일까지만 해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각각 배럴당 58.92달러, 55.27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수요가 급감했던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휴전·종전 추진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중동의 석유 증산 소식이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유조선 봉쇄령을 내린 직후인 17일부터 급격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WTI는 17일 1.21% 오르며 5거래일 만에 처음 반등했다. 이후 18일(0.38%)부터 19일(0.91%), 22일(2.64%), 23일(0.64%)까지 5개일 연속 오름세를 탔다. 모두 베네수엘라 문제가 가격 변동에 최대 요인이 됐다.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에는 0.05% 내리며 숨고르기를 했지만, 하락폭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작았다.

베네수엘라 사태로 요동을 치는 자산은 석유뿐이 아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격도 다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22일에는 금 가격이 트로리온스당 4400달러를 넘어서며 10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 4381달러를 넘어섰다. 은 현물 가격도 같은 날 트로이온스당 69달러 위로 치솟아 이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 현물·선물 가격은 23일에도 트로이온스당 4500달러까지 뛰어 올라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은 현물 가격도 23일 트로이온스당 72달러를 돌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금값과 은값이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1979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금과 은 가격 상승률은 각각 70%, 150%가량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이 된 마두로 대통령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베네수엘라 좌파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권의 기틀을 다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13년 재임 중 사망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로 취임한 이래 12년 이상 장기 독재 가도를 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여당은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04년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명으로 늘리면서 늘어난 12명 모두를 친정부 인사로 채워 사법부까지 사실상 정권 아래 뒀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올 5월 25일 총선·지방선거에서 부정 선거 의혹 속에 82.6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기권한 국민들이 속출하면서 투표율은 10%대 그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에서도 석연찮은 과정으로 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제쳤다. 주요 여론조사 기관의 출구조사에서는 우루티아 후보의 승리를 점쳤지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가 끝나기도 전에 마두로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다. 사법부 역시 ‘개표 결과에 문제는 없다’며 마두로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부정 선거로 독재하며 노벨평화상 수상도 막아…‘베네수 원유 VIP’ 중국과 러시아는 ‘마두로 편’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그녀는 이달 노벨평화상을 받으러 노르웨이 오슬로로 가는 과정에서 마두로 정권의 방해로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고초를 겪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는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과정을 거쳐 베네수엘라를 겨우 빠져나왔다. 그녀는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여하기 위해 소형 어선을 타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척추 골절상까지 입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차도에게 출국 금지령을 내리고 나라를 벗어날 경우 도주범으로 규정하겠다고 협박했다. 마차도는 결국 시상식 하루 뒤인 지난 11일 새벽 노르웨이에 도착했고, 오슬로에서 각종 기자회견,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마두로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을 옹호하는 입장을 연일 내 눈길을 끌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7일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치켜세우며 “중국은 모든 일방적 괴롭힘(bullying)에 반대하며 각국의 주권, 민족 존엄 수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대형 원유 운반선(VLCC) 2척을 중국으로 출항하도록 허가하기도 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80%를 사들이는 VIP 고객이다.

UN 안전보장이사회도 23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 고조와 관련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우리 이웃과 미국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초국가적 테러와 범죄 집단에서 온다”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반면 쑨레이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표는 “일방적 강압 행위이고 주권과 항행의 자유 원칙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봉쇄와 유조선 나포는 국제법의 핵심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앞으로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무력 행위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남미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7일 “말의 힘은 총의 힘을 능가할 수 있다”며 양국 대화를 촉구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같은 날 “베네수엘라에서의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UN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모두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들이다.

또 다른 좌파 국가인 쿠바는 베네수엘라 긴장으로 아예 국가 존망 위기에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서 쿠바가 에너지 대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값싸게 공급받아 경제를 운용하는 나라다. 쿠바가 수입하는 원유의 약 40%가 베네수엘라산이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긴장이 쉽게 가시지 않을 분위기로 흐르면서 국제 유가와 금·은 가격의 변동성도 당분간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적으로 위기에 몰릴 때마다 사용하는 외부 카드의 성격도 짙기에 그렇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강력한 힘을 보이는 것이 내년 11월 3일 중간선거에 보탬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