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보유하던 삼성물산 지분 약 4000억 원어치 전량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증여세만 2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180만8577주(지분율 1.06%)를 이 회장에게 증여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번 증여에 따라 이 회장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는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증여세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이 매겨지고,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적용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최대 20% 할증)이 붙어 과세 가액이 크게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실제 증여세 납부액이 20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이 기존과 마찬가지로 배당금,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 총수 일가는 이미 2021년부터 5년간 6회에 걸쳐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 중이며 마지막 납부는 내년 4월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약 25조 원 규모 주식 재산 상속 당시 홍 명예관장은 약 7조 원 규모의 지분을 승계받았다. 이어 이재용 회장은 6조4000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5조8000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5조24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각각 상속받은 바 있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일부 주식을 매각했지만, 이재용 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유지한 채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충당해 왔다. 홍 명예관장은 삼성물산 지분 외에도 삼성전자 보통주 1.66%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삼성전자 주식 1000만 주를 신탁 형태로 매각해 이재용 회장보다 낮은 지분율을 기록하게 됐다.
한편 이번 증여 계약이 체결된 지난달 28일은 이 회장의 장남 지호 씨가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해군 소위로 임관한 날이다. 임관식에는 홍 명예관장, 이 회장, 이서현 사장이 참석해 지호 씨의 임관을 함께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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