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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 논란 속 반걸음 진전…"이자서 배당소득으로 머니무브 기대"

■ 최고세율 30%·과표구간 신설

대주주 배당확대 유인 효과 전망

은행예금, 고배당주로 이동 관측

세율 25%서 후퇴는 기대 못미쳐

조특법상 3년 일몰제 적용 논란도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던 것은 국내 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낮은 배당성향을 해결할 묘책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과세 체계는 이자·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 원을 넘을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로 최고세율 49.5%를 부담해 지배주주들이 배당을 늘리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된 후로는 별도의 세율을 적용받아 배당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동안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 대가로 받았던 배당을 원금이 보장되는 이자와 구분했다는 점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에 대한 인식이 불로소득에서 자산 형성 수단으로 달라지면서 자산시장 구조가 바뀔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고세율 25%에서 30%로 후퇴하기는 했어도 대주주들에게 기존보다 상당한 세제 혜택이 적용되므로 배당 확대의 유인이 있을 것으로 봤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시장이 25% 최고세율을 예상했기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양도소득세(45%) 대비 낮아지기는 했으므로 시장에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은행 예금에 묶여 있는 자금이 고배당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정기예금 규모는 1089조 원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예금 규모 350조~430조 원 가운데 일부라도 배당소득을 노리고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 세율이 낮아지면 이자소득에서 배당소득으로의 자금 이동 수요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초 유력한 것으로 보였던 최고세율 25%에서 ‘5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30%로 후퇴한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에서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정한 것은 대주주 양도소득세(25%)와의 조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50억 원 초과 구간이 약 100명밖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배당정책을 결정하는 지배주주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으면 배당 확대라는 제도 도입 취지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조세 중립성 측면에서 과세표준 3억 원 초과 구간의 분리과세 세율을 자본이득세 세율 25%와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고세율 30%나 35%에 대한 충분한 근거도 없이 ‘초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혀 임의로 정한 셈이다.



최고세율을 30%로 정하는 과정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초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최고세율을 35%에서 25%로 인하한다고 발표해 금융주 등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이날 다시 하락하는 등 시장 변동성만 키웠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도 없는 소(小)소위원회에서 밀실 담합을 했다는 점이나 과표 구간을 신설해 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됐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세율 인하가 아니라 세율 간 일치로 대주주의 배당 유인을 최대로 끌어내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라며 “세율이 낮아져 시장에 효과는 있겠지만 배당 세금이 양도세보다 높다면 미리 배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초 당정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보다 완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3일 805.91까지 올랐던 코스피 금융업종지수는 이날 751.55로 장을 마감해 11거래일 만에 6.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증권(-9.26%), 보험(-8.38%) 등 업종지수도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져 시장 반응을 여실히 보여줬다.

여야가 소득세법이 아닌 조세특례제한법상 3년 일몰제로 도입한 것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연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업들이 의사 결정을 바꿀 정도로 적극 참여하기 어렵다. 2014년 배당 확대를 위해 도입했던 배당소득 증대 세제 역시 3년 한시법으로 도입돼 결국 기업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조특법이라도 3년 후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배당 확대 효과가 생기는 것이 확인되면 무리 없이 연장될 것이고 국민의 계속 적용 요구가 있으면 일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금융투자소득세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또한 증시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코스피지수가 4000에 이른 만큼 금투세 도입을 다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발언했다.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거론되면서 해외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각종 리스크를 각오하면서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데 세금 받을 생각부터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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