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한 전 총리는 내란 혐의로 기소된 관련자 중 가장 먼저 선고를 앞두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이번 12·3 비상계엄은 45년 전 내란보다도 국격 훼손과 국민적 상실감이 더 크고 수십 년간 쌓아온 민주화의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중대 범죄”라며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로 국가와 국민 전체가 피해자”라고 밝혔다.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21일이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막지 않아 내란 실행을 방조했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수사 과정에서는 허위로 증언했다고 봤다. 아울러 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국무회의 소집과 정족수 확보 과정에 관여했고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고도 재가 보류나 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제동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계엄 선포 뒤 국무위원 부서가 누락된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한 전 총리가 선포문 표지에 서명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윤 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문서를 완성·보관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후 김 전 장관이 체포되자 해당 문서를 폐기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제시했다. 특검은 이 모든 과정이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사후적으로 꾸미려는 시도이자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용 서류 손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중형을 구형한 뒤 특검은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독단적 권한 행사를 견제할 사실상 유일한 지위에 있었음에도 그 책임을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최후 진술에서 “대통령이 계엄을 하겠다고 하는 순간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고 땅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계엄을 막지는 못했지만 계엄에 찬성하거나 이를 돕기 위해 한 일은 결단코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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