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추진 중인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국가유산청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됐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피란수도 유산이 우선등재목록으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해 첫 신청에서 보류 결정을 받은 지 1년 만의 재도전 성공이다.
이번 선정으로 부산 피란수도 유산은 국내 14개 잠정목록 유산 중 ‘양주 회암사지유적’과 함께 단 2개뿐인 우선등재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피란수도 유산은 2023년 5월 국내 최초로 근대유산 분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
시는 지난해 보류 사유를 집중 보완해 재신청에 나섰다. 기존 9곳이던 구성유산에 영도다리와 복병산배수지 2곳을 추가해 총 11곳으로 확대했다.
구성유산은 경무대(임시수도대통령관저)와 임시중앙청(동아대 석당박물관),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 국립중앙관상대(부산기상관측소),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부산항 제1부두, 하야리아기지(부산시민공원), 유엔묘지(재한유엔기념공원), 우암동 소막 피란주거지, 영도다리, 복병산배수지다.
시는 부산연구원과 협력해 심화연구를 진행하고 구성유산 간 연계성을 강화했다. 특히 피란수도와 관련된 서사구성으로 유산들의 연결고리를 명확히 했다.
13일 회의에서는 이준승 행정부시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 부시장은 유네스코가 중시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함께 국제 연대 정신의 계승 등을 강조했다.
문화유산위원회는 피란수도 유산을 “20세기 중반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국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조성된 피란수도 사례를 증명하는 유산”으로 평가했다.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지닌 유산”이라는 점도 인정받았다.
시는 유네스코 예비평가 등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예비평가는 전문자문기구(ICOMOS)가 등재신청서의 완성도와 등재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세계유산 등재는 잠정목록 등재 후 우선등재목록 선정, 예비평가, 등재신청후보 선정, 현지실사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통상 5~7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시는 유산별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강화하고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관할 자치구, 관계기관과의 협력도 더욱 긴밀히 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피란수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형준 시장은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 유산은 국내 최초 근현대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피란민을 품어 대한민국을 지탱한 부산을 국제 연대와 평화의 상징으로 알릴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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