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맥주 3캔 안팎의 음주 습관이 출혈성 뇌졸중(뇌출혈) 발생 시기를 평균 10년 이상 앞당긴다는 연구가 나왔다. 단순히 발병 시점을 앞당기는 데 그치지 않고, 뇌출혈의 크기·심각도·뇌 미세혈관 손상까지 모두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들이 “금주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팀은 뇌출혈로 입원한 환자 1600여명의 음주량, CT·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신경학회(AAN) 학술지 ‘Neurology(신경학)’에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알코올 14g(355㎖ 맥주 1캔)을 ‘한 잔’으로 정의하고, 하루 3잔 이상을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을 과음자로 분류했다. 연구 대상자 중 과음 기준 충족자는 7%(104명)였다.
과음자 그룹에서는 출혈성 뇌졸중 첫 발병 시점이 평균 64세로 나타났는데, 비과음 그룹(평균 75세)보다 11년 빨랐다.
또 과음자들은 뇌출혈 크기가 평균 70% 더 컸고, 뇌 속 깊은 공간까지 출혈이 번질 확률이 약 2배 높았으며, 뇌 백질 손상 등 미세혈관질환 징후가 나타날 확률도 3배 이상 더 높았다.
입원 당시 과음자들은 혈소판 수치가 더 낮고 혈압이 더 높은 경향도 확인됐는데, 이는 출혈의 심각도와 회복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연구를 이끈 에딥 구롤 박사는 “과음은 뇌 혈관의 장기적 손상을 가속하고 결국 더 이른 나이에, 더 큰 규모의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고위험군은 금주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음주량을 일주일 3잔 이하로 낮추는 것만으로도 모든 형태의 뇌졸중 예방과 심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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