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열린도서관은 어른과 어린이가 공존하고 건축물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건축물이다. 당초 이 건물이 들어선 부지는 아파트 건설을 위한 용도의 토지였다. 하지만 주민들이 지역 공공공간 조성을 요청해 부산 사상구에서 부지를 매입했다. 사상구는 이후 설문조사를 거쳐 도서관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주민 주도형 공공사업이다.
주례 1·2·3동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주례 도서관 부지는 주변에 지역주민이 쉽게 접근 가능한 생활녹지가 부족했다. 이에 대지 주변에 자생하는 숲을 보존해 자연으로 열린 테라스와 독서와 휴식을 위한 힐링공간을 연결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발주처의 열린 도서관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개방적 형태의 새로운 도서관 공간의 전형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깃들어져 있다.
기존의 도서관은 로비와 어린이 열람실, 일반 열람실 등이 분리돼 있어 어린이와 어른이 한 공간에 머무를 수 없는 폐쇄적인 공간 형태로 조성돼 있다. 바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 전체를 경계가 없는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어린이와 어른이 한 공간에서 조화롭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다. ‘카공족’이라는 문화현상이 확산하는 현실에서 카페의 같이 열린 공간 형태를 공공 도서관에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실현한 것이다.
주례열린도서관의 중앙 공간은 수직으로 시선을 연결해 어린이와 어른이 분리되지 않고 한 공간에 지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북카페, 패밀리룸, 어린이자료실 등 ‘스킵 플로어’ 형태의 열린 공간을 꾸려 친밀한 소통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공간을 잇는 주된 동선은 나무로 마감했고, 계단광장에는 램프 산책로를 연결했다. 열린 공간 형태의 도서관인 만큼 소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천장 흡음패널을 충분히 사용해 소음 문제도 해결했다. 도서관이 새로운 지역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체적인 건축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심사를 맡은 한 심사위원은 “경사지와 건축, 사람과 자연을 유기적으로 엮어낸 공공 건축의 모범적 사례”라며 “공간의 흐름, 재료의 감성, 그리고 공공성의 실현 등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dhy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