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문화를 진흥하기 위해 건축 사업뿐만 아니라 전시 기획 및 교육을 통한 문화적 접근도 중요하다. 이 같은 점에서 이유에스플러스(EUS+)가 진행한 공간 워크숍과 8년간의 활동은 문화 기획적 면모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건축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온 EUS+는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총 5회에 걸쳐 은둔 고립 청년들을 위해 ‘공간여행기: 교차하는 궤도’라는 주제로 건축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다.
프로그램의 핵심 철학은 ‘공간’과 ‘우주’의 은유를 통해 고립된 삶과 외부 세계 사이의 안전한 연결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방(우주선)에서 출발해 미술관(우주)이라는 공공 공간으로, 그리고 타인과의 연결(궤도의 교차)로 나아가는 여정을 경험했다. 공간을 ‘나만의 우주’로 확장해 참여자 스스로 자신의 공간과 감각을 재인식하고, 그것을 미술관이라는 낯선 공공 공간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나 자신의 표현과 타인과의 교류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시각 중심 활동으로 설계했고 ‘고립’을 직접 다루기보다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 틈을 설계했다. 또 같은 경험을 가진 보조강사가 참여자 곁에 머물며 친밀히 소통하며 연결감을 느끼도록 했고, 공유와 발표 역시 강요하지 않고 선택 가능한 방식으로 조직됐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공간 체험이나 미술 활동을 넘어 참여자가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타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얻도록 기획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청년들은 미술관에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거닐고 머무는 모습이 관찰됐으며 이는 ‘공공 공간’에 대한 심리적 거리 줄이기 목표에 부합한다. 이 워크숍은 전국 각지 미술관 등에서 같은 과정으로 고립 은둔 청년들의 마음 문을 여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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