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올겨울 전국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1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했던 수준으로 유행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한 소아·청소년층에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고위험군의 예방접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전주보다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절기는 초등학생 연령층인 7~12세에서 발생률이 특히 높다”고 밝혔다.
의원급 의료기관 300곳의 표본감시 결과, 올해 43주 차(10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집계됐다. 전주(7.9명)보다 증가했고 1년 전 같은 기간(3.9명)과 비교하면 3.5배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7~12세(31.6명), 1~6세(25.8명), 0세(16.4명), 13~18세(15.8명) 순으로 높았다. 65세 이상 고령층도 6.9명으로 나타났다.
주요 유행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9월 말 인플루엔자 시즌 시작을 선언하며 예년보다 약 한 달 빠르게 유행이 시작됐다. 홍콩은 8월 말부터 바이러스 검출률이 유행 기준을 초과해 10월 현재(11.84%) 유행이 진행 중이며 태국과 중국도 환자 발생이 예년보다 많은 상황이다.
질병청은 “우리나라의 유행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어, 올해는 독감이 일찍 시작돼 늦게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백선경 질병관리연구기획담당관은 “과거 10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절기는 지난 절기와 비슷한 규모로 유행이 시작됐으며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65세 이상 어르신 약 658만 명(60.5%), 어린이 약 189만 명(40.5%)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올겨울에도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고위험군은 본격적인 유행 전 반드시 접종을 완료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교·어린이집 등에서는 예방접종 안내와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 교육을 강화하고, 직장에서는 아플 땐 쉴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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