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슬리퍼, 루이비통 케이프, 헬렌카민스키 모자, 샤넬 목걸이….”
이달 5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개그우먼 이수지의 부캐 ‘제이미맘’이 또다시 명품으로 무장하고 등장하자 강남 맘카페에 비상이 걸렸다.
과거 제이미맘이 입었던 몽클레어 패딩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쏟아지며 ‘나락템’(한때 유행했지만 이미지가 추락한 아이템)으로 불린 데 이어, 이번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이 그 뒤를 이을 조짐이다.
제이미맘이 입은 옷이 곧 ‘대치맘 패션’의 상징이 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이제 못 입겠다”며 중고 거래에 내놓는 분위기다.
◇ 올겨울 ‘대치맘 패션’의 핵심, ‘조용한 럭셔리’
이번 제이미맘의 착장은 올겨울 ‘대치맘 패션’의 핵심을 압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고를 드러내지 않지만 소재와 실루엣만으로 명품임을 알 수 있는 ‘조용한 럭셔리’ 콘셉트다.
그의 착용 아이템은 에르메스 시프레 퍼 슬리퍼(170만원대), 루이비통 울·실크 후디드 랩 케이프 코트(약 700만원대), 헬렌카민스키 데이지 모자, 샤넬 코코크러쉬 목걸이 등이다. 모두 강남 대치동 일대 학부모들 사이에서 최근 ‘핫템’으로 꼽히는 브랜드다.
특히 제이미맘이 신은 에르메스 시프레 슬리퍼는 여름 시즌 ‘오란 샌들’에 이어 퍼(fur)가 더해진 겨울 한정판으로, 출시 직후 일부 매장에서 품절됐다. 헬렌카민스키의 데이지 모자 역시 케이프형 니트와 조화를 이루며 최근 대치동 스타벅스 일대에서 실제로 유행 중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몽클레어 팔아요"…제이미맘이 입으면 당근마켓에 올라온다?
영상이 공개되자 “이번에도 당근에 나오겠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제이미맘이 착용했던 몽클레어 패딩, 에르메스 오란, 고야드 가방 등은 유튜브 노출 직후 중고 거래 플랫폼에 대거 등장한 바 있다.
강남 맘카페에는 “이 옷 입고 대치동 가기 민망하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명품의 가치는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나만 가질 수 있다’는 심리적 거리감에서 나오는데, 캐릭터 콘텐츠로 반복 노출되면서 그 거리감이 희석된 결과다.
이수지는 한 예능 인터뷰에서 “몽클레어 담당자를 만나자마자 무릎을 꿇었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제이미맘이 등장할 때마다 명품 브랜드가 ‘희소성의 덫’에 걸린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 “지드래곤의 톰브라운, 제이미맘의 에르메스”
실제로 톰브라운은 과거 지드래곤이 착용하며 ‘완판 수트’로 불렸으나, 이후 일부 불량 청소년과 범죄 관련 인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이미지가 흔들렸다. ‘양아치 브랜드’라는 오명을 얻자 리셀가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명품 브랜드는 ‘평범한 사람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누구나 입을 수 있고, 더 나아가 희화화되는 순간 그 가치가 무너진다. 결국 제이미맘 현상은 ‘희소함이 곧 가치’였던 명품의 공식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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