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반포동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 이달 청약에 돌입한다. 분양가가 시세 대비 절반 수준으로 책정돼 당첨만 되면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부자들 만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7일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되는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84㎡형 506가구로 전체 2091가구 중 일부다.
분양가는 59㎡형이 20억 원대, 84㎡형이 27억 원대로 책정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지난 9월 56억 원에 거래된 바 있어 84㎡형에 당첨될 경우 30억 원 안팎의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에 들어서며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직접 연결되는 초역세권 입지에다, 반포초·세화고 등 명문학군이 밀집해 있어 학부모 수요도 높다. 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센트럴시티, 서울성모병원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도 갖췄다.
하지만 ‘로또 청약’의 기쁨을 누리려면 현금 동원력이 필수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25억 원을 넘는 아파트는 잔금대출 한도가 최대 2억 원으로 묶였다. 이에 따라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계약금 약 5억 4000만 원, 중도금·잔금을 포함해 최소 25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입주 시점도 후분양 형태로 2026년 8월 예정이라 향후 10개월 안에 잔금을 모두 마련해야 한다. 대출을 받아도 세입자를 둘 수 없어 실거주 의무를 충족해야 하는 점도 자금 계획에 부담을 더한다.
청약 일정은 오는 10일 특별공급, 11일 1순위 청약, 12일 기타 지역 1순위, 13일 2순위 접수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는 19일 발표, 계약은 12월 1~4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로 가격은 낮지만 대출이 막혀 있어 현금 부자 외엔 접근이 어렵다”면서 “청약시장이 사실상 ‘자산가 전용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달에는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을 비롯해 성남 더샵 분당 티에르원, 광명 힐스테이트 광명11 등 수도권 주요 단지가 잇따라 청약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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