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현지화 노하우를 국내 콘텐츠 산업 인재들과 공유하며 K-콘텐츠의 세계화 전략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31일 홍릉인재캠퍼스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모두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자막으로 세상을 즐겁게’를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넷플릭스는 올해 6월부터 방송연상콘텐츠 제작 인력 양성을 위해 두 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2025 KOCCA x NETFLIX 프로덕션 아카데미’의 일환이다. 지난해부터는 한국문학번역원과 협력해 번역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에는 콘텐츠 산업 종사자와 예비 인재 약 70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현지화 사례가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수연 넷플릭스 시니어 로컬라이제이션 프로듀서와 신지희 로컬라이제이션 프로듀서, 황석희 번역가가 참여한 패널 토론에서 제주 방언을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공개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33개 언어 자막과 함께 각 나라별로 현지화된 제목과 소제목을 선보였다. 특히 극중 애순이가 해녀 엄마를 기다리며 쓴 시 ‘개점복’은 영어 자막에서도 운율과 리듬을 살린 시로 재창조됐다.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원작의 정서와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한 시도다. 황 번역가는 ‘창작과 번역 사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콘텐츠 현지화는 언어를 옮기는 작업이 아니라 문화를 번역하는 과정”이라며 창의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구현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넷플릭스는 청각장애인 등 다양한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접근성 강화 노력도 소개했다. 김하은 넷플릭스 랭귀지 매니저와 포용관광 플랫폼 '데프누리'의 임서희 대표는 청각장애인용 자막 리서치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넷플릭스는 음향 효과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 상태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는 자막을 제공했다. 임 대표는 “프로젝트 이후 넷플릭스의 자막은 단순히 소리를 글로 옮기는 단계를 넘어 감정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언어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마크 해리슨 넷플릭스 시니어 랭귀지 매니저는 ‘K-콘텐츠의 글로벌화’ 강연에서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조명했다. 오빠, 언니, 형 같은 한국어 단어가 영어권 사전에 등재되는 현상을 언급하며, K-콘텐츠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음식, 화장품, 음악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는 것도 콘텐츠를 통한 문화 전파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해리슨 시니어 매니저는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성공은 뛰어난 현지화와 접근성 확보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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