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주요 정유사들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축소하라고 비공개로 요청했다. 이에 기업들이 수입 규모 조정에 나선 가운데 인도 최대 정유사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는 “정부 지침에 따라 수입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국영 석유 기업에 해상운송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중국해양석유그룹(CNOOC) 등은 해상 거래를 중심으로 수입 물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22일 미 재무부는 러시아 대형 석유 기업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면서 미국 내 자산동결 및 거래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인도와 중국은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저가에 들여와 상당한 이익을 남겼지만 미국이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자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액은 각각 약 55억 유로와 36억 유로로 전 세계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제재의 영향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번 조치가 일정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러시아 경제의 안정에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푸틴 대통령)가 그렇게 느낀다니 기쁘고 좋은 일”이라며 “6개월 뒤에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응수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러시아 동결 자산 1400억 유로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U 정상들은 12월 정상회의에서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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