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시장에 도입되면 우리 금융사들도 JP모건, 씨티와 맞붙을 수 있는 환경이 열릴 것입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22일 금융결제원이 개최한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산업에서, 특히 뱅킹 비즈니스에서 정말 획기적인 전환을 가지고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미나는 ‘페이볼루션(Payvolution), 경계를 허무는 지급결제의 진화’를 주제로 금융결제원과 한국지급결제학회, 디지털금융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의 기술적 본질을 ‘인공지능(AI)과 닮은 시스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은 AI처럼 조건이 충족되면 스스로 일을 수행하는 기술”이라며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거래·지급이 이뤄지도록 코드를 삽입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사람이 처리하는 금융 백오피스 업무나 자금 정산 과정이 자동화될 수 있다”며 “AI가 산업의 효율성을 높였듯 스테이블코인도 금융에서 비용 절감과 속도 혁신을 이끌고 절감된 비용은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주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사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금융업무를 넘어 정보기술(IT) 기업으로도 진화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결국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IT 시스템 업그레이드라고도 볼 수 있다”며 “금융사가 단순히 대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IT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런 변화가 현실화되면 한국 금융사들도 글로벌 경쟁무대에서 진검승부를 벌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각국에서 쓰이는 ‘디지털 월렛’을 연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태국·베트남·싱가포르 등에서는 월급을 월렛으로 받고, 공과금과 세금 납부, 친구 간 송금까지 모두 월렛 안에서 이뤄진다"며 “각국에 흩어진 거대한 월렛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열쇠가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강조했다.
외국환거래법의 정비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제도화의 전제조건은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규제의 정비”라며 “현행 규정이 20~30년 전 금융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글로벌 상거래 흐름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로스보더(국경 간) 결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이 가장 먼저 입증될 것”이라며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실생활과 기업 시스템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김시홍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 최홍 NICE평가정보 본부장, 오규인 비바리퍼블리카 부사장이 차례로 강연했다.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지급결제’를 주제로 강연한 김 전문위원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지급수단화에 주목하며 “글로벌 송금 및 B2C·B2B 활용성, 결제 비용 절감 및 정산 효율 등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현재의 지급결제시스템·서비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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