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액면가 기준 주가가 가장 비싸 ‘진짜 황제주’로 불렸던 크래프톤이 머지않아 왕좌를 뺏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가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은 크래프톤과 달리 SK스퀘어·에이피알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거침없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상장사 가운데 환산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은 크래프톤(1435만 원)이다. 환산 주가는 종목마다 제각각인 액면가를 모두 5000원이라고 가정하고 환산한 주가다. 실제 기업가치와 관련이 크지 않지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가를 착시 효과 없이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든 참고 지표다.
크래프톤은 액면가가 100원이기 때문에 21일 주가 28만 7000원을 기준으로 50배를 적용하는 식이다. 액면가가 100원인 국내 전체 상장종목 가운데 주가가 가장 비싸다는 의미다. 크래프톤에 이어 2~5위를 차지한 SK스퀘어(1280만 원), NAVER(1272만 5000원), 에이피알(1157만 5000원), 삼성물산(1022만 5000원) 등도 액면가가 100원이다. 액면가가 5000원인 효성중공업은 환산 주가와 실제 주가가 동일하다.
2021년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은 한때 주가가 58만 원까지 오르면서 환산 주가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네이버와 경쟁하면서 순위가 오르내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1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가가 뒷걸음질을 치면서 환산 주가가 올해 1월 1582만 5000원 대비 9.3% 하락했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크래프톤 목표주가는 점차 낮아졌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을 통한 개별 경쟁력을 오랜 기간 증명하지 못했다”며 “게임 업종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신작을 통한 폭발적인 외형 성장과 영업 레버리지를 보기 어렵다”고 했다.
크래프톤을 맹추격 중인 SK스퀘어·네이버·에이피알·삼성물산 등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두나무와의 합병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고 삼성물산도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지주사다. 뷰티 대장주인 에이피알과 방산 전문 기업인 엠앤씨솔루션은 올해 환산 주가가 각각 350%, 320%씩 상승했다.
SK스퀘어는 핵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 상승과 함께 적극적인 주주 환원을 추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9월 이후로만 주가가 73% 올랐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으나 지속적인 주주 환원,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 주가 가치 제고를 지속하는 만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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