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동기구 전문가가 비만을 사회 불평등을 반영하는 '빈곤의 병'으로 규정하며 경고했다. 저소득층이 영양가 높은 식품에 접근하기 어려워 저렴한 고열량 식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비만을 촉발한다는 분석이다.
이달 16일(현지시간) 미국 더힐에 따르면 유엔 아동기구 영양 전문가 아프샨 칸은 기고를 통해 "비만은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선택 가능한 환경 자체의 문제"라며 "저소득층 가정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건강에 해로운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미얀마,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저소득 국가의 성인 여성 비만율은 11~25%에 달한다. 비만율 증가는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등 비전염성질환(NCD)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치료 비용이 국가 보건 예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칸은 "아동급식 프로그램, 영양가 있는 식품 접근성 개선 등 사회적 결정 요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평생 식이 질환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설탕 음료 과세, 신선 채소 보조금 지원, 아동 대상 가공식품 광고 제한 등의 정책 실행을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정책을 통한 식생활 환경 개선이 비만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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