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100조 원을 달성한 삼성자산운용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소버린(주권적)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AI 산업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코스피 5000 시대를 여는 핵심 동력으로 지목하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내놓았다.
삼성자산운용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AI 인프라와 반도체 등 AI 관련 업종 내 대표 기업에 고루 투자하는 ‘KODEX 코리아소버린AI’ ETF가 오는 21일 신규 상장한다고 밝혔다.
KODEX 코리아소버린AI ETF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KRX 코리아 소버린 AI’ 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지수는 네이버(NAVER), LG CNS, SK텔레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 직접 연계된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집중 투자형 상품으로 이중 네이버 비중이 22% 이상으로 가장 높다.
삼성자산운용은 해당 ETF가 AI 산업의 전 주기를 아우른다고 강조했다. 연산 능력인 ‘AI 반도체’부터 데이터 센터와 전력망 등 ‘AI 인프라’, 모델과 플랫폼을 의미하는 ‘AI 소프트웨어’ 그리고 마지막 전력 공급 안정화 단계인 ‘AI 에너지’로 이어지는 산업 가치사슬(밸류체인) 전체를 균형 있게 담았다.
국가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앞서 10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 관련 컨소시엄에 4500억 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 지원과 250억 원의 인재 연구비, 628억 원의 데이터 확보 예산 등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상품 설명 발표를 맡은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3팀 팀장은 “정부 지원이 본격화하면 컨소시엄 참여 기업과 비참여 기업의 경쟁력 격차가 커질 것”이라면서 “소버린 AI ETF는 이러한 변화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국가 주도의 소버린 AI는 이미 시작된 세계적 흐름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이끌 핵심 섹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맞춤형 AI 시장의 성장성에 발 빠르게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KODEX 코리아소버린AI를 통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는 최근 국내외 증시 화두인 ‘AI 버블’과 관련한 이야기도 오갔다. 오승훈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과 안재민 NH투자증권 기업분석부 부서장, 정주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 등이 참석해 정부의 AI 전략, 산업 변화, 투자 기회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오 센터장은 "AI 사이클은 단기 테마가 아니라 구조적 트렌드로 봐야 한다”며 “특히나 한국은 전체 시가총액 중 정보통신(IT) 업종 비중이 약 42%고 전력·기계까지 포함하면 48% 수준으로 세계에서도 드물게 AI 노출도가 높은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안 부사장 역시 “정부가 단순한 연구개발(R&D)를 넘어 AI 산업 생태계 전반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AI 미래수석비서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주요 자리에 AI 전문가를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말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과기정통부의 관련 예산이 지난해 18조 원에서 올해 21조 원, 내년 24조 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AI 주권 확보가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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