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당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들에서 막판 신고가 계약이 속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한도 축소와 ‘갭투자 금지’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며 패닉바잉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전용면적 59.82㎡는 이달 15일 15억5000만원(22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발표 직전인 6월 25일에 같은 면적이 14억2000만원(26층)에 팔리며 처음으로 14억원대에 진입했는데 추가 대책이 발표된 당일 1억3000만원 높은 가격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 단지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는 "매수자가 규제지역 발효 직전에 6억원을 대출받기 위해 급하게 체결한 계약"이라고 밝혔다.
서울 광진구 자양9차현대홈타운 전용 82.56㎡는 같은날 18억원(4층)에 거래되며 종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면적·층이 올해 6월 20일 15억원에 거래된 것과 견줘 약 4개월 새 3억원이나 올랐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자이 전용 59.99㎡도 같은날 15억5000만원(10층)에 팔려 이 단지 같은 면적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97㎡는 같은날 18억7000만원(15층)에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19억원(21층)도 찍는 계약이 성사되면서 하루 새 역대 최고 가격이 두 번이나 바뀌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과천시에서는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946㎡가 같은날 21억9000만원(19층)으로 최고점을 새로 찍었다.
역시 이번 대책에서 규제지역에 포함된 경기 성남시의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 84.99㎡는 같은날 19억8000만원(9층)에 팔려 같은 면적 종전 최고가인 지난달 2일 18억2000만원(2층) 대비 1억6000만원 오르며 역대 최고가에 손바뀜했다.
이후에도 서초구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는 18일 43억원, 마포구 마포자이 84㎡는 25억3000만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파크뷰 84㎡는 25억9000만원에 각각 계약이 성사됐다.
앞서 정부는 이달 15일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일괄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10·15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날인 16일부터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처분조건부 1주택 포함)의 경우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됐다. 유주택자는 아예 대출이 금지됐다.
또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 6·27대책의 6억원 한도가 유지되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대출액이 줄었다.
이에 따라 내 집 마련에 마음이 급한 실수요자들이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매도자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밀리면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오는 20일부터는 이번 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37개 지역이 토허구역으로 같이 묶여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다.
이 때문에 주말까지 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갭투자자들의 매수 문의와 계약 등 움직임이 활발했으며 일부 중개업소는 일요일에도 영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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