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코스피 ‘불장’과 함께 거래 회전율이 30% 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내 손바뀜이 짧아지며 단타성 매매가 급증한 것이다. “지금 못 사면 손해”라는 ‘포모(FOMO)’ 심리가 시장을 뒤덮자 기관투자가들까지 단기 차익성 거래에 뛰어드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0.52포인트(0.01%) 오른 3748.89로 장을 마쳤다. 전날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소폭 경신했고 장중 한때 3794.87로 3800선 턱밑까지 다가갔다.
이달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회전율은 0.76으로, 지난달 0.58 대비 31.0% 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 주식의 평균 보유 기간이 9월 1.72일에서 10월 1.32일로 단축됐다는 뜻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속도가 그만큼 빨라졌다는 의미다. 일평균 회전율은 거래가 활발했던 6월과 7월 각각 0.89%, 0.77%를 기록했다가, 박스권에 있던 8월과 9월에는 각 0.50%, 0.58%로 둔화세를 보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번 단타 장세의 중심에 개인이 아니라 기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의 수급은 이달 들어 1547억 원 순매도로 뚜렷한 방향성이 실종된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총 6조 309억 원을 순매수하고 개인은 6조 1633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뚜렷한 포지션을 취했다.
특히 연기금을 중심으로 올 초 국내 증시에서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기관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서는 차익 실현과 단기 매매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올해 기관의 순매수·순매도 일수를 비교해보면 2월(12일·8일), 3월(14일·6일), 4월(15일·7일)까지 순매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9월(12일·10일)과 10월(3일·5일)에는 순매수·순매도 일수가 거의 비슷했다. 반면 외국인은 9월(16일·6일), 10월(7일·1일)로 순매수일이 월등히 많았고 개인은 9월(5일·17일), 10월(2일·6일)로 순매도가 압도적이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기관은 투자 성과 평가가 코스피200이나 섹터 지수 등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돼 있어, 활황 장에서는 매수를 안 할 수 없지만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이 커 장기 보유하기도 어렵다”며 “국내외 포트폴리오 비중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회전율은 7월 1.67, 8월 1.49, 9월 1.78에서 이달 1.50으로 오히려 단타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코스닥은 시가총액이 낮아 주가 상승 폭이 더 크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거래가 더 활발히 이뤄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장이 전개되면서 이례적으로 코스피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훈풍이 2차전지·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으로 옮겨붙을 경우 코스닥 시장도 단타 거래가 크게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27.04%, 12.59% 뛰었고 하나머티리얼즈와 테크윙도 8.25%, 6.00% 급등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실한 실적 모멘텀(상승 여력)을 확보한 반도체 업종과, 공매도 쇼트커버링이 집중된 2차전지가 최근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기대감 속에서 2차전지주 강세가 지속되고 바이오 종목들도 주목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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