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부터는 서울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본인의 신용카드로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 해소를 위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표준(EMV)’ 규격의 오픈루프 기반 교통 결제 시스템 도입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오픈루프는 별도의 교통카드나 티켓을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로 교통요금을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교통카드를 현금으로 구입·충전해야 하며 신용카드를 이용한 구입·충전은 불가능해 불편이 상당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교통 접근성을 국제표준 수준으로 개선하기로 하고 2023년부터 교통 운송 기관, 해외 카드사, 정부 부처 등과 관련 이슈를 협의해왔다.
서울시는 관련 예산 등을 감안해 오픈루프 기반 교통 결제 시스템을 단계별로 도입하기로 했다. 오픈루프 결제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기준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뿐 아니라 EMV 규격과 환승 할인 적용을 위한 새로운 정산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우선 올해 말까지 지하철 신형 교통카드 발매기(키오스크)에서 해외 신용카드로도 교통카드 구매·충전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연내에는 아이폰을 이용하는 외국인을 위해 ‘티머니 애플페이’에서 해외 카드로도 충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버스 단말기에 EMV 인증 모듈을 설치하는 한편 결제 서버를 구축할 방침이다. 2027년까지 지하철 1~8호선을 EMV 단말기로 교체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마을버스, 민자 철도 및 수도권 통합 환승 기관으로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여러 해외 신용카드 매입사 외에 비자·마스터 등 브랜드사와도 협의해 운송 사업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 통합 환승제에 참여하는 경기도·인천시 및 산하 19개 운송 기관과도 협의해 각 기관의 단말기 교체 주기, 정산 시스템 구조, 네트워크 연동 방식 등을 고려한 공동 표준을 수립할 방침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서울은 이제 세계인이 찾는 관광도시인 만큼 교통 결제 환경 또한 국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단계적 오픈루프 전환으로 외국인 교통 편의를 높이고 스마트 서울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636만 명에 이어 올해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관광객이 매년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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