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정권이 무너지면서 일본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총리 지명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정권 교체의 열쇠는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다마키 국민민주당 대표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야권 총리 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자민당은 공명당과의 결별로 중의원 내 의석이 과반(233석)에 못 미치는 196석에 불과하다. 반면 야3당의 의석 수는 210석이다. ‘야당 연합으로 정권을 교체하자’는 구상이 나온 배경이다.
이 구상의 성패를 좌우할 인물은 다마키 대표다. 국민민주당은 중의원 의석이 27석에 불과하지만 자민당과 야당 연합 양측 모두에게 ‘캐스팅보트’를 쥔 존재가 됐다. 하지만 다마키 대표는 입헌민주당에 안보·원전 정책 수정을 요구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고 원전 재가동을 지지하는 반면 입헌민주당은 안보 관련법의 위헌 부분 폐지를 요구하고 원전 축소를 강령에 명시하고 있다. 다마키 대표는 회동 직후 “3당이 연합해도 과반이 안 돼 결국 소수 여당이 베이스가 되고 내가 총리가 돼도 엄중한 상황이 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입헌민주당과 여전히 안보·원전 정책에서 거리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21일 임시국회 전 간사장급에서 신중하게 또 만나 논의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겨뒀다.
한편 ‘총리 지명’이 불발될 위기에 놓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도 이날 야권 3당 대표와 개별 회담을 갖고 협조를 요청했다. 공명당과의 결별로 과반 확보가 어려워진 자민당은 야권 연합을 흔들어 정국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전날 자민당의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은 국민민주당 간사장과 만나 연정 가능성을 타진했다. 다마키 대표가 자민당의 손을 잡을 경우 다카이치 총재는 무난하게 총리 자리에 오르고 안정적 권력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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