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브랜드를 보유한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가 미국 생산을 늘리기 위해 4년간 130억달러(약 18조 6000억 원)를 투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생산을 늘리려 경쟁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내린 결정이다.
스텔란티스는 14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5종의 신차를 출시해 연간 생산량은 기존보다 50% 늘리고, 미시간·인디애나·일리노이·오하이오 등 미국 중서부 공장들에서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가동이 중단됐던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공장에는 6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지프 체로키와 컴패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7년 생산 개시가 목표다. 현재 두 모델은 멕시코에서 조립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CEO로 임명된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가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의 성장 가속화는 취임 첫날부터 최우선 과제였다"며 미국에서의 성공은 전 세계에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텔란티스는 핵심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 등으로 고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와 차 부품 관세로 스텔란티스 등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달 1일부터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대형 트럭에도 25% 추가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가 이번 투자로 미국 내 생산량을 늘려 관세 비용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올해 관세로 인한 영향이 약 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약 45%가 수입 차량이었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기업 PSA의 합병으로 탄생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크라이슬러·지프·피아트·푸조·닷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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