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신설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방통위는 조직 붕괴 직전이었다”고 지적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축출하기 위한 법”이라며 치열하게 맞섰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위원장도 “(정부는) 저를 잘라내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국회 과방위는 14일 방미통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에는 공석인 방미통위 위원장을 대신해 반상권 대변인이 위원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미디어통합위원회로 개편되는 과정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질의가 집중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는 지난 3년간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도구로 쓰였고 모든 국민이 더 이상 기존의 방통위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해체됐다”며 “조직 자체도 붕괴 직전이었다”고 직격했다. 이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 정책에 익숙하지 않은 실무자를 들여놓고 친 민주당, 친 언론노조 정책을 만들어 방송을 장악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돈다”며 “이 전 위원장을 축출하기 위해 정책 연속성 등을 희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번째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이 정치 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한 뒤 각종 사퇴 압박이 이어졌고 결국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체포된 것을 두고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집단은 상상하는 모든 것을 하고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한다”며 “저를 잘라내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범주지만 해임된 지 이틀 만에 수갑까지 채워 압송하는 것은 상상하지 못한 범주”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부는 비상식이 ‘뉴 노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나에게 수갑을 다시 채울 순 없겠지만 이 대통령에게 밉보이면 당신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 도중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전화번호를 공개해 여야가 다시 한 번 거세게 충돌했다. 김 의원이 “국회에서 공적인 질문을 했다고 문자 메시지로 사적 보복을 했다”며 박 의원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번호가 노출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개딸들이 분명히 좌표를 찍었을 것이다” “개인정보를 노출했다”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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