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현직 지도자인 92세의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여덟 번째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날 치러진 카메룬 대통령 선거에서 비야 대통령이 43년 간의 권력 장악을 연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는 76세의 이사 치로마가 출마, 비야의 장기 집권 종식을 요구하며 야당과 시민단체 연합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수십 년간의 경기 침체로 비야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전문가들은 1982년부터 집권해 온 비야가 정부에 대한 확고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야당이 9명의 후보로 분열돼 있다는 점을 들어 비야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비야는 2008년 임기 제한을 폐지했고 오랫동안 분할 통치 전술을 구사해왔다.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최다 득표자에게 승리를 부여하기 때문에 야당이 집권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설상가상으로 총 12명이 겨루는 이번 대선에서 야권 유력 후보인 모리스 카모의 출마가 무산되고 야권이 심각하게 분열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재선을 확신하듯 비야는 선거 유세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위대함과 희망"이라는 슬로건 아래 비야는 북부 도시 마루아에서 단 한 차례의 선거 유세만을 진행했다. 대신 엄격하게 통제되는 국영 매체와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의존해 선거 활동을 펼쳤다. 심지어는 선거 기간이었던 지난달 21일 유럽으로 장기간 외유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개인 여행 목적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도 외무 장관을 대신 보냈다.
43년간 장기 집권한 비야 대통령은 고령에 따른 건강 상태와 통치 능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그의 딸 브렌다가 틱톡에 아버지를 지지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2018년 현지 기자 컨소시엄의 경제범죄 조사에 따르면 비야 대통령은 당시까지 재임 중 약 4년 6개월을 주로 스위스에서 해외 체류했으며 이로 인한 비용은 약 6500만 달러(약 9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권자 등록을 마친 카메룬 국민은 800만 명 이상이며 최종 투표 결과는 15일 이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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