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수출 호조 속에서도 전북 익산에 만든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입주사 실적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사의 매출은 1조 5812억 원(2024년 기준)으로 목표 대비 10.54%에 그쳤고 수출 역시 319억 원으로 3.4%에 불과했다. 특히 호남 기업이 전체 입주사(130개사)의 70%가 넘어 지역 쏠림도 심각했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 발표한 종합 계획에 비해 각종 성과 지표들이 모두 심각한 미달을 보였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익산에 위치한 식품 전문 산업단지로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따른 보완 대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당초 농식품부는 2020년이 되면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매출 15조 원, 수출 3조 원, 2만 2000명의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목표 대비 10%, 수출도 3%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다. 종업원은 1825명으로 목표의 8.3%였다. 유치 기업·연구소 수도 작년 12월 기준 129개(목표 160개)에 그쳤다.
애초에 2014년에 부지 조성 완료를 추진했으나 3년이 지연된 2017년에야 완성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조성 후 8년간 분양도 미달해 현재 분양률은 76%에 불과하다.
입주기업들의 본사 소재지가 호남권에 치중된 것으로 나타나 전국 단위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10월 기준 입주사 130개 중 호남권은 92개로 비율로는 70.8%였다. 그 뒤로는 수도권 20개(15.4%), 충청권 9개(6.9%), 영남권 8개(6.2%) 순이었다.
이처럼 기대 이하의 저조한 실적에도 국가식품클러스터에 현재까지 들어간 예산은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총 5961억 원에 달한다. 초기 매해 40억 원으로 시작해 지난해는 311억 원이 들어가는 등 해마다 투입 예산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식품클러스터는 2016년까지 진행된 1단계 사업 후속 조치로 내년부터 2029년까지 63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2단계 사업에 나선다.
어 위원장은 “‘케데헌’ 열풍으로 우리 K푸드 수출이 역대급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그 첨병 역할을 해야 할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도 성과가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