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1년 전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입국한 중국인은 52만 539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45만 1496명)보다 16.4%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입국자 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8월(61만 3177명)보다는 적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국내 관광·유통업계에서 핵심 고객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국인 방한 관광객 3명 중 1명은 중국인이었으며 같은 달 중국인 관광객 수는 60만 5000명으로 지난 1월(36만 4000명)의 1.7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57만 8000명)보다 많았다.
추석 연휴 기간 주요 관광지인 명동 등은 중국의 국경절·중추절 황금연휴(10월 1~8일)를 맞아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명동역 주변에서는 중국 간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사은품 증정 행사가 열렸고 여러 노점에서는 중국인 아르바이트 직원이 계산을 도맡았다. 상인들은 “가게 직원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라며 “항상 중국어 가능한 직원을 배치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부 시범 사업도 진행되면서 방한 관광객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관광상륙허가제’ 시범 시행에 따라 크루즈 선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더불어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한시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제도 시행 초기여서 실제 무비자 입국 신청 인원은 많지 않다. 제도 시행 첫날인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방한을 신청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329명이며, 이 중 국경절 연휴 기간(1~8일) 방문 예정자는 135명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여행 계획은 보통 수개월 전에 세우기 때문에 제도 시행 초기에는 입국 관광객 증가가 더디다”며 “중국 정부도 무비자 시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은 사은품 증정 등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면세점은 중국인 선호 제품 중심 할인 행사를 운영 중이다. CJ올리브영은 명동·홍대·강남 매장에 재고를 확보해 글로벌 관광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편의점 GS25와 CU는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를 지원하고 중국인 선호 상품을 전면 배치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에 대한 반중(反中) 시위 가능성도 우려된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이달 초 재한 중국인의 안전을 요청하며 반중 시위 가능성을 언급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찰청과 연계해 상황반을 운영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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