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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서 립싱크 하지 마라”…또 불거진 '뮤지컬 관람 예절' 살펴보니

기사와 무관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뮤지컬 ‘위키드’가 국내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다시 한 번 흥행 신화를 썼다. 같은 시기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의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 뮤지컬계는 관람 문화를 둘러싼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뮤지컬 ‘위키드’의 국내 누적 관객 수가 100만1000명을 넘어섰다.

‘위키드’는 2012년 내한 공연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인 뒤 2013∼2014년, 2016년, 2021년에는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으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순회공연 팀이 내한해 지난 7월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총 840회 공연이 진행됐다.

초록색 피부를 가진 엘파바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위키드’는 2003년 미국 초연 이후 전 세계 7000만 명이 관람하고 6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브로드웨이 대표 흥행작이다.

지난 6월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는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K뮤지컬 최초로 한국인 창작진에게 토니상 트로피를 안겼다. 작가 박천휴와 작곡가 윌 애런슨이 공동으로 극본상과 음악상을 수상했다. 2016년 서울 초연 이후 뉴욕·도쿄 등지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이어온 이 작품은 헬퍼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기술, 감정의 경계를 탐구하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SNS 갈무리




이처럼 국내외에서 뮤지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한국 공연장 안 분위기는 점점 더 경직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관객이 “공연 중 립싱크 하지 마라. 배우가 공연하는 무대지, 관객이 따라 부르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쓴 글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너무 좋아하면 립싱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즐기러 간 자리에 왜 이렇게 예민하냐"는 의견과 "립싱크는 공연 흐름을 방해한다", "좁은 좌석에선 시야에 걸려 거슬린다"는 반응이 맞섰다.

한편 이 논쟁은 오래된 문제인 '시체관극' 문화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시체관극'이란 공연 중 숨소리 하나조차 내지 않은 채 '시체처럼' 가만히 있는 관람 태도를 뜻한다. 박수나 호응이 자연스러운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조용히 관람해야 한다'는 압박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시체관극을 직접 겪었다는 경험담이 잇따랐다. 한 청각장애인은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공연을 보다가 ‘기계 소리가 시끄럽다며 나가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고, 다른 관객은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몸을 살짝 움직였더니 핀잔을 들었다”고 호소했다. 일부는 “손목시계 초침 소리나 숨소리조차 거슬린다고 짜증내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뮤지컬 팬들의 과도한 매너 강박이 아니라 고가의 티켓 구조가 만든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뮤지컬 티켓 가격은 평균 8만 원~18만 원 안팎으로, 관객 입장에서는 한 번의 관람이 '작은 투자'에 가깝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뮤지컬은 여전히 공연시장 매출의 32%를 차지했지만 고가 티켓 논란으로 성장세는 둔화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뮤지컬 공연 회차는 전년 대비 4.9% 증가했음에도 관람권 예매 수는 소폭 감소했다. 전체 관람권 판매액은 1.3% 증가한 4651억 원을 기록했지만, 역대 최대를 찍은 2023년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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