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안을 수용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강경 노선을 유지해온 연정 파트너들이 이번 종전 논의에 반발해 이탈할 경우 네타냐후가 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9일 ‘평화 구상’을 발표하며 하마스에 72시간 내 인질 석방과 무장 해제, 가자지구 내 영향력 포기를 요구했다. 당시에는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전면 공격을 재개하겠다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하마스가 지난 3일 인질 석방 의사를 밝히며 상황이 급변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신호”로 평가하며 폭격 중단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국제사회도 이를 환영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곤경에 처했다. 에란 에치온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전 세계가 환영하는 가운데 네타냐후는 왜 반대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폭격 중단 요구 이후 한동안 공습을 이어가다 “모든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며 일단 1단계 철수안에 동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하마스의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지만 협상 시한이 며칠뿐임을 강조하며 무력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네타냐후의 미온적 태도를 국내 정치 불안과 연정 균열로 해석한다. 강경파 연정 파트너들의 이탈이 가시화되면 정권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시라 에프런 연구원은 “네타냐후가 종전 구상을 업적으로 내세울 수는 있겠지만 그의 연정 파트너들은 전혀 다른 결과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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