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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양도세 완화로 3400 시대 연 코스피…아직도 갈 길 멀어[선데이 머니카페]

구윤철 한마디에 불붙은 증시, 외국인 ‘바이 코리아'

밸류에이션 낮아…제도 개편 땐 3500·4000도 가능

시장 다음 관심은 배당소득세·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증시 랠리에도 카카오·네이버 등에선 여전히 마이너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협의'에서 주식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야말로 역사적인 한 주였습니다. 지난 15일, 코스피가 처음으로 3400 고지를 넘어서면서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죠. 단순히 지수가 한 칸 더 올라간 게 아니라, 오랫동안 붙들고 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코스피가 탈바꿈한 건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저평가됐던 국내 증시 매력도가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 협의’에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종목당 50억 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정부는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려 했지만, “코스피 5000 공약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한 발 물러섰습니다. 구 부총리는 “과세 정상화와 자본시장 활성화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기업과 국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투자자들에겐 힘이 됐습니다. 말뿐인 정책이 아니라 실행 의지가 있다는 확신을 준 거죠.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34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윤여철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업 정책이 실제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선 반영됐다”며 “저평가 개선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순매수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7조 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기관까지 가세하면서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가 지수를 밀어 올렸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16일까지 코스피는 11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18일에는 또 다른 기록이 나왔습니다. 종가 기준 3461.30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시장은 들썩였습니다. 불붙은 증시에 자금은 빠르게 유입됐습니다. 상장지수(ETF) 순자산은 240조 원을 돌파했고,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자산도 사상 처음 8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예탁금은 74조 원으로 불어나며 ‘상승장을 놓칠 수 없다’는 포모(FOMO) 심리를 반영했습니다. 박영수 VIP자산운용 부사장은 “오랫동안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아 온 기업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율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을 못 믿겠다’는 분위기였는데 올해는 확실히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뜨거운 장세를 모든 투자자가 똑같이 체감하는 건 아닙니다. 반도체, 조선, 원전 투자자들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네이버·2차전지에 묶여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 구간입니다. “코스피가 새 역사를 쓰고 있는데 내 계좌는 왜 이 모양이냐”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죠. 2021년 고점에 매수했던 이들은 주가가 절반 이상 빠진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3467.89까지 오르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3445.24로 장을 마무리, 다시 3445선으로 밀렸습니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849.64에서 863.11까지 올랐습니다. 코스닥지수가 86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입니다.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입니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6배, 주가수익비율(PER)은 15.98배로 2021년 고점 대비 각각 12%, 13% 낮습니다. 지수 자체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동성 장세를 넘어섰지만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되레 낮아진 것으로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때보다 지수가 더 높은데도 PBR과 PER이 낮다는 건 그만큼 이익과 자본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수가 더 높은데도 PBR과 PER 지표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과 자본이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라며 “과거 유동성 랠리와 달리 이번 상승장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된 장세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물론 온기가 모든 업종으로 퍼진 건 아닙니다. 반도체와 중공업은 힘차게 달리고 있지만, 에너지·통신·헬스케어 업종은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후퇴한 상태입니다. 코스닥 지수도 2021년 고점(1060)에는 크게 못 미치는 860선에 머물러 있습니다.

증시의 추가 레벨업을 위해서는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상당수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하회했던 만큼 3분기 실적 개선 여부가 당장 코스피 3500, 4000으로 가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재추진 등 구체적인 방안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조적 전환의 변수는 기업 실적”이라며 “2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 2700개 중 적자 기업은 1000개가 넘기 때문에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3400 시대, 문은 열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남아 있습니다. 저평가 해소가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제도 개편과 업종 전반의 확산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 말대로 기대에서 확신으로 바뀐 흐름이 이어진다면, ‘코스피 5000’ 고지도 더 이상 꿈만은 아닐 겁니다.

대주주 양도세 완화로 3400 시대 연 코스피…아직도 갈 길 멀어[선데이 머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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