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 한국인의 여행지가 가까운 아시아를 넘어 장거리로 확장되고 있다. 비행시간이 15시간을 훌쩍 넘는 유럽·북미·아프리카까지 예약이 급증하며 멀리 가더라도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12일 글로벌 예약 플랫폼 클룩(KLOOK)이 공개한 '2025 여름휴가 해외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여름휴가 기간 동안 패키지 강세 지역에서 자유여행 상품 예약이 눈에 띄게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어·공항 픽업·모빌리티 서비스 같은 개별 여행자 중심의 상품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단체 패키지 문화가 뿌리 깊은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예약 건수가 88% 폭등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일일 투어 549%, 공항 픽업 228%, 모빌리티 535% 등 모든 분야에서 큰 성장세가 나타났다.
스페인 역시 이동 동선이 복잡해 패키지 선호가 높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자유여행 수요가 급격히 확대됐다. 전체 예약은 85% 증가했고, 일일 투어 51%, 모빌리티 1390%, 액티비티 370% 등 카테고리 전반이 활기를 띠었다.
예약 상위 10개 국가는 일본, 베트남, 대만, 태국, 홍콩·마카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중국, 프랑스, 말레이시아 순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가까운 아시아권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장거리 여행지도 빠르게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포르투갈 240%, 캐나다 142%, 아프리카 137% 등 장거리 노선은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튀르키예(90%), 체코(87%), 이탈리아(78%), 오스트리아(54%)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한국인의 여행 목적지가 더욱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행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색 액티비티' 열풍도 두드러졌다. △베트남 호이안 호아이강 보트 랜턴 체험(174%) △치앙마이 타이 쿠킹 클래스(104%) △베트남 썬월드 바나힐 알파인 코스터(477%) △하와이 오아후섬 쿠알로아 랜치 UTV 랩터(369%) △필리핀 팡라오 대나무 산책(138%)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수요도 만만치 않았다. 테마파크 입장권 등 어트랙션 예약은 지난해보다 76% 늘었고 호텔 예약은 두 배로 뛰어 국내 여행지 역시 여름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은 "여행객들이 단순 관광을 넘어 다양한 체험과 자유로운 이동을 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유여행 중심의 수요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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