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성 비위 사태로 혼란에 빠진 당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11일 등판한다.
혁신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한다. 혁신당 의원들은 앞선 9일 세 차례에 걸친 의원총회를 통해 조 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단수 추천된 조 원장을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하면 조 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가 공식화된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찬반 의견이 있었지만 조 원장이 당의 주요 리더로서 어려움을 책임지고 헤쳐 나가는 게 본연의 역할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조 원장을 중심으로 모인 정당인만큼 그가 당의 내홍을 책임지고 수습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조 원장은 당초 11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등판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하지만 성 비위 사태로 당 전체가 흔들리면서 조기 등장이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이다.
당 안팎에서는 조 원장의 비대위 체제 전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지만 근본적인 혼란을 없앨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를 단다. 사건 피해자 측이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성 비위 사태의 온전한 수습은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피해자에 대한 신뢰 문제로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반대 의견을 낸 의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지방선거 전에 최대한 정치적 중량감을 키우려던 조 원장의 구상은 이미 생채기가 난 상황이다. 성 비위 문제를 공론화하며 당을 떠난 강미정 전 대변인의 탈당 이후 혁신당은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10일에는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핵심 창립멤버인 은우근 혁신당 상임고문마저 탈당을 선언했다. 은 상임고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성 비위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에 대해 매우 부당한 공격이 시작됐다. 극히 위험한 일”이라며 “조국혁신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당에 대해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했는지에 대한 철저하고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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