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9000만원을 넘겼다. 가구 연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 비율(PIR)은 10.6배로, 10년 6개월간 한 푼도 쓰지 않고 소득을 모두 모아야 서울 지역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KB국민은행에서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아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9173만원으로 집계됐다. KB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9000만원을 넘긴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수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불과 4년 전(2021년)에는 5000만원대였다. 이후 2023년 4분기 7813만원으로 700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3분기에는 8236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올 2분기까지 꾸준히 상승해왔다.
가구 연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 비율(PIR)은 10.6배로 나타났다. 올 2분기 KB국민은행을 통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7000만원이다. 직전 분기(9억1000만원) 대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에서 KB 담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한 가구 중위소득은 6174만원, 인천 지역에서 매입한 가구의 중위소득은 5007만원으로 조사됐다. PIR은 경기가 8.8배, 인천이 8.5배로 각각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로 심사 대상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는 한편, 실질 소득이 높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6·27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7월부터 스트레스 금리가 더 높아지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시행되면서 아파트 매수 가구가 고소득자 위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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