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협정이 3개월 더 연장되면서 미국에 첨단기기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8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성장·기술주들을 추적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ChiNext) 지수는 5월 12일 미·중 간 첫 관세 휴전 협정 이후 약 2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CSI300지수 상승률(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차이넥스트 편입 종목 중 큰 수혜를 본 대표 종목은 ‘빅토리 자이언트 테크놀로지’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서버용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하는 곳으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50% 이상 급등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최근 3개월에 집중됐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매출의 15%를 취하는 조건으로 그간 제동을 걸었던 엔비디아의 H20 칩 중국 수출을 승인했다. ‘중지 이노라이트’도 올해 주가가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이 회사는 구글과 메타가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용 광트랜시버를 제조한다. 이 밖에 애플의 스마트폰, 테슬라의 전기차,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에버윈 프리시전’도 올해 주가가 50% 이상 올랐다.
BNP파리바증권의 제이슨 루이 아시아태평양 주식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반도체 같은 품목에 대한 미중 양측의 수출통제 완화가 일부 극단적인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AI 공급망 밖의 일부 기업들은 무역전쟁의 타격을 받고 있다. 휴전협정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는 3월 이후 30% 증가했다. 나이키, 컨버스, 반스의 신발을 제조하는 화리공업그룹(상하이 상장) 주가는 올해 30%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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